근대화의 상징이랄 수 있는 철도의 개통으로 말미암아 각기 남쪽과 서쪽의 종착역이라는 점에서 부산과 인천, 두 도시의 공통분모는 그 깊이를 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도시야말로 우리나라 근대화의 명암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그 시대 부산과 인천, 두 도시에 거주하던 사람들에게 근대화의 물결은 어떠한 모습으로 비춰졌을까요. 나아가 부산사람의 눈에 비친 인천의 모습은 또 부산과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유사했을까요.
이제 만나보게 될 부산사람 B씨와 그의 아내는 1930년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4일의 여정으로 인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7월 16일, 부산역을 출발해 경성을 거쳐 인천에 도착한 이들 부부는 7월 17일부터 18일, 만 이틀에 걸쳐 근대도시 인천의 풍광을 둘러보게 되는데, 청·일 및 각국 조계지와 더불어 인천항 일대를 둘러보는 여정이 그것입니다.
1930년 현재 부산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B씨가 그의 아내와 동행하는 이번 여행은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1930년대 근대도시 인천의 모습과 더불어 그의 고향 부산의 근대화된 모습을 반추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