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나무가 물 먹는 소리(?) 들어 본 적 있는가? 대지의 양분을 쑥쑥 빨아 당기는 요즘이 가장 잘 들리는 시기란다.
물론 맨 귀로는 들을 수 없다. 그럼 어떻게? 일단 대연수목전시원에 가서 숲 해설사들에게 이렇게 외쳐보자.
"나무 느끼러 왔어요"
봄빛이 완연한 대연수목전시원 한켠에서는 청진기를 든 어린이들이 느티나무 주위를 둘러쌌다.
"친구들, 이 나무는 일년 중 지금이 가장 많이 자라는 시기 입니다.
나무 줄기 아랫부분에 청진기를 가만히 대보세요.
무슨 소리가 들리나요?" 숲 해설가의 설명에 진지한 표정의 어린이들이 숨을 죽이고 나무 소리를 듣는다
"꼬르륵 거려요" "수욱수욱 소리가 나요" 신기한 듯 목청을 높인다.
수수꽃다리 주변에서는 확대경으로 나무 관찰하기 체험이 한창이다. "집에 가서 엄마에게 알려 주세요.
라일락의 우리말 이름이 수수꽃다리에요" 어린이들은 열심히 설명을 들으며 돋보기를 꽃과 잎에 가져다 댄다.
바람에 향긋한 꽃 냄새가 퍼지자" 사탕 냄새가 난다"며 신기해 했다.
대연수목전시관은 매주 수요일 오전 숲 해설사들과 함께하는 ''실기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평일 오전이라 어린이집이나 학생들의 단체 수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반인들도 각종 체험이 가능하다.
일요일을 제외한 날은 오전10시부터 오후4시까지 숲 해설사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원하는 체험이나 정보를 이들에게 부탁하면 상황에 맞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부터 대연수목전시관에서 숲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미경(43)씨는 ''오감 체험''을 추천했다.
눈을 감고 다른 감각을 이용하면, 나무를 더 잘 알게 된다는 것. "눈을 감고 나무 냄새를 맡고 잎사귀도 만져보고, 바람 소리도 들으면 나무를 재발견 하실 겁니다. 여기서 오감 체험법을 배우면, 다른 곳에서도 혼자 할 수 있어 더 좋죠."
"대연수목전시원"을 "수목원"으로 오인해서 찾은 방문객들은 종종 실망하기도 한다.
전시원은 인공적으로 600여종의 수목을 심어 말 그대로 "전시"해 놓은 곳이다.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도심 속의 쉼터와 자연 학습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연체험 학습을 비롯해, 여름에는 여름방학 나무 교실도 운영한다.(051-888-6870)
부산일보 송지연 기자
2009.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