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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량이 그리 보기 싫었나

내용
나는 자식이 발달장애 2급이라서 장애인보호자 자격으로 ‘주차가능’장애인표식을 단 차(뉴 EF소나타 2000년식)를 몰고있다.

5월 5일(월요일)에 장애인 아들과 함께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국제 모터쇼를 구경갔다.
오후 1시경에 벡스코에 도착하여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니 교통정리를 하던 해병전우회원이 주차장이 만차라며 주차장 입구를 막았다. 나는 장애인차라서 장애인주처장에 들어가겠다고 했더니 이 개념없이 설치는 해병전우회 완장 아저씨가 상소리를 하면서 내 차를 막았다. 그 상소리를 해석하면 이렇다.
"장애인차도 안돼, 시키면시키는대로 할거지. 무슨 말이 많아."

내가 어찌 군복과 완장을 찬 자들을 이길 수 있겠는가. 도리없이 주차장을 지나쳐 앞으로 나가다 차도 오른편에 차들이 주차된 걸 보고 나도 그 차들 뒤에 주차를 시켰다. 그 자리는 광고탑 바로 앞이어서 다른 차들의 주행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곳이었다. 내 차 앞에는 그랜저승용차와 외제차들이 빈틈없이 주차되어 있었다.
나중에 모터쇼를 구경하고 나와보니 차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주차했던 자리에는 낯선 승용차가 있었다.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는 혹시 주차위반으로 견인당했는가 싶어 견인고지서를 찾으려고 주차했던 자리 근처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고지서를 붙인 건지 아니면 붙였는데 제대로 부착이 안돼 바람에 날려가벼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은 타고 온 차가 안보이니 불안해서 상동행동을 하고 고함을 지르고 울기까지 했다. 나는 그런 애를 겨우 달래가며 택시를 잡아타고 해운대구청의 견인사업소로 갔다. 견인사업소에 가니 내 차가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아들의 치료를 위해 도움이 되는 곳은 전국적으로 안 가본 데가 없다.
사설 클리닉은 물론 특수교육과가 있는 대학과 서울의 종합병원, 두뇌 자극이 될만한 박람회장과 지방의 축제 등,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아직까지 주차 딱지를 받지는 안했다.
그 중에는 내가 급한 마음에 주차 위반이 될만한 자리에 주차했던 경우가 있었다. 그래도 장애인표식이 붙어있는 차를 끌고가든지 주차위반스티커를 붙이는 무자비한 주차위반 단속은 없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 주차위반으로 견인을 당했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라서 벡스코에서 열리는 모터쇼의 관람객은 주차장을 꽉 채우고 넘쳐날 정도로 많았다. 그 무뇌아적 사고 수즌으로 교통정리를 하는 그 해병전우회원을 탓할 생각은 없다.
내가 주차위반을 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나 같이 주차규정도 모르는 바보에게 장애인차도 견인대상이 된다고 똑같이 알려준 견인사업소장(황성현) 과 해운대구청 담당 직원의 말대로 주차위반차량은 차종을 가리지 않고 단속하는 게 거룩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완서하는 길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점은 앞 뒤에 다른 차(고급차)는 그냥 놔둔 채 꼭 장애인차량, 그것도 ‘주차가능’ 표식이 붙은 차를 기어이 견인해가는 악질적 단속을 하지 않으면 안될 다급한 사정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것이다.
주차위반이 될 자리에 외제차, 고급차, 장애인차가 있으면 다른 차는 놔두고 장애인차량을 반드시 견인해오라는 지시를 누가 했는지 알고 싶다. 부산시장인지, 해운대구청장이, 아니면 해운대견인사업소장(황성현)이 그렇게 지시했는지 답변을 듣고 싶다.
주차된 내 차 옆에는 광고탑을 고정시키는 철사가 달려있었는데, 견인하기 위해 내 차 앞에 주차된 그랜저 승용차가 다칠까 조심하면서 그 철사마저도 끊어내고 견인해야 할 정도로 그렇게 장애인차량이 꼴보기 싫었나.
. 나는 아들의 치료비로 월마다 60만원이 나간다. 이는 내게는 큰 돈이다. 내 차도 장애인보호자에게 주어지는 LPG 차량이다.
그런데 내 보다 돈 많은 분들이 타시는 외제차와 고급차는 봐주면서 장애인차량을 굳이 견인해가니 어찌 화가 나지 않겠는가.
내가 아는 장애인보호자들은 절대로 함부로 차량을 주차시키지 않는다. 차량의 흐름에 방해가 되거나 사람들의 원성을 들을 자리에는 주차하지 않는다.
장애 1, 2급으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려면 잘난 사람들한테 무조건 고개를 숙여야 하고 구경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펴야 되고, 심지어는 장애인이 이사오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의 삶을 지탱시켜야 하는 장애인보호자들은 마치 죄인아닌 죄인처럼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에 다른 사람에게 페를 끼칠 행동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견인사업소에 가서 견인되어온 차를 보니 모두가 고만고만 한 끌고오기에 만만한 차들이었다. 40여 대의 차중 장애인차는 내 차 뿐이었다.
나는 전에 사람들이 외제차와 고급차는 절대 견인해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설마 그렇게 하겠느나고 의구심을 가졌었다. 나는 이제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견인 건수가 많으면 사업소의 이익이 많아지고 구청에 들어오는 세수도 늘어날 것이다. 해운대구청과 시립견인사업소는 장애인차량까지 무리해서 견인해야 할 정도로 그렇게 배가 고프신지 묻고 싶다.
전국의 각 지방을 돌아다녀도 이렇게 몰상식하게, 무자비한 견인을 하는 데는 없었다.
울며 고함지르는 애를 달래가며 견인사업소까지 찾아가서 차를 몰고 나오면서, 또 한번의 자기위로를 했다.
모든 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체념하려고 애썼지만 가슴 한 구석에서는 장애인아버지가 당해야 하는 신산한 삶에 대한 비감함이 치밀어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