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시민게시판

시민게시판

보안과 관련되어, 홈페이지에 접속하신 후 화면 이동 없이 30분이 경과되면 자동으로 로그아웃되오니 작업시간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게시판 글쓰기를 하실 때, 세션 종료로 작성하신 글이 모두 삭제될 수 있으니 반드시 다른 곳에서 먼저 글을 작성하신 후 복사하여 붙여넣기 해서 글쓰기를 완료하시기 바랍니다.

  • 이 게시판은 자유롭게 의견을 게시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며, 자율과 책임이 공존하는 사이버 문화 정착을 위하여 실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통합민원신청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 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상업성 광고,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정치적 목적이나 성향, 반복적 게시물, 개인정보 등은 관리자에 의해 통보   유출은 법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으며, 불법 유해 정보를 게시하거나 배포하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벌칙(징역 또는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포 개시장에 관한 제언

내용
얼마전 구포개시장 앞 노상에서 벌어진 학대 사건에서 충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어차피 도축될 동물인데 그게 무슨 문제이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이게 그리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개를 고통을 주어 도축하고 식용으로 삼는 시장이 공공연히 존재한다는것의 문제점을 살펴보려합니다.

인간이 아닌 동물종이라 하여도 그 종이 인간과 유사한 신경생물학적 구조로 고통을 느끼거나, 그 종이 많은 경우에 인간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는게 가능하고 그러한 유대관계가 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생성되고 있다면, 그 종에 속하는 동물이 관습적으로 고통받고, 그 고통에도 불구하고 식용으로 도축이 되는 일 등이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와 신뢰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가족과 같은 동반자 관계와 식용으로 삼는 관계가 한 사회 내에서 공존하기는 어려우며 그 공존이 계속될 경우 사회가 감당해야 할 정서적 갈등과 고통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생태학적 습성과 뇌신경계 구조상 인간과 유사하게 고통을 느끼며, 친밀함이라는 감정의 형성이 가능하고 유대관계를 맺는게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그 중 일부 종은 인간에 의해 가축화되어 식용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를 근거로 개가 무엇이 특별해서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하느냐는 주장을 하며 개도 식용으로 삼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형식적인 '평등'의 논리입니다.

하지만 형식적 평등은 윤리적 문제에 있어 해결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미미합니다. 그렇기에 개식용의 문제는 단순히 형식적 논리를 관철해서 답을 도출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 간에도 역사적으로 이루어져온 관계의 형성과 현재 이루어지는 변화에 따라 개인의 윤리적 지위는 차등적이기도 하고, 시대가 흐름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여되던 높은 윤리적 지위가 점차 확대되어 가기도 합니다. '민족적 구성원'이라는 친밀한 유대감정에 따라, 국적을 기준으로 개인간에 다른 대우를 법적으로 규정하기도 하고, '사회적 차별의 역사'에 따라 차별 받아온 집단에게 다른 대우를 보장해주기도 합니다. 사회윤리적 판단이 오직 형식적 평등의 논리에 따라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사람과 동물의 관계에 있어서도 유사합니다. 개에게는 형식적 평등 논리에서 벗어나 윤리적 지위를 보장해주어야 할 역사적 생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개와 인간의 관계 형성은 생물학적 유전자에 새겨질 정도로 긴 시간을 걸쳐 형성되어온 습성입니다. 근대적인 반려견 문화는 서구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왔다고도 볼 수 있으나, 종간의 유대감정의 신경생물학적 토대는 인간이 문명을 이루기 이전부터 형성되어온 오래된 구조입니다. 개는 그 어느 다른 종보다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인지와 관찰능력이 뛰어납니다. 심지어 침팬지보다도 이 부분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보입니다. 인간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진화해온 종이기에 유전적 배경부터가 달라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개와 맺는 유대와 정서는 인간에게 그 의미가 큽니다. 이것은 본능적인 부분입니다. 이러한 정서를 거스르면서까지 형식논리를 관철하여 개를 식용으로 삼는 것을 공공연하게 행하는 것은 감당해야할 사회정서적 부담이 크고, 그렇게 해야할 사회적 가치도 없습니다.

또한 육식이 동물의 고통과 죽음을 필수적 대가로 이루어지는 것인 한 먹을 수 있는 종을 더 늘리고 확산하기보다 그 범위를 제한하여 유지하는 것이 고통의 총량을 늘리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더 윤리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인간 사회는 윤리적으로 존중받아야할 범위를 점차 늘려온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귀족남자에서 모든 남자, 그리고 모든 남자와 여자, 인종의 벽도 넘어왔으며 장애와 비장애의 벽도 넘어 윤리성의 범위를 넓히려 노력해왔습니다. 인간 아닌 동물에게도, 그 일부일지라도 이러한 역사를 계속해가는 것이 진정한 '발전'이고 '문명'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구포개시장이 폐장될 수 있는 정책적 노력(법규제정, 보상정책, 동물관리 등)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성남시의 모란시장에 대한 정책이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의견 들어주시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