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사진 속에 담긴 오래된 미래를 복기하다
지게 진 아이·엿 파는 노인 등 일상 풍경 담은 30여점 전시
부산근대역사관 12월 18일까지 '사진으로 보는 근대풍경'전
- 내용
부산근대역사관이 지난달 25일부터 열고 있는 특별사진전 '사진으로 보는 근대 풍경'전은 기존에 공개된 근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과 닮은 듯 다르다.
근대를 배경으로 삼은 기존의 사진과 닮은 점은 사진의 배경이 근대라는 시공간으로 한정지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사진이 보여주는 풍경이 '근대'라는 시대정신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이번 사진전은 근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일상의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거시사에 경도됐던 기존의 역사적 관심이 미시사로 옮겨가고 있는 최근의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사진이 보여주는 근대의 풍경에서 가장 돋보이는 이는 '사람'이다. '지게를 지고 해맑게 웃는 아이', '엿을 파는 노인', '장례 행렬의 상여'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를 살았던 생생한 우리 삶의 모습들이다.
▲거문고를 연주하는 기생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사진은 1900년 근대적 제도인 우편법 개정에 의해 발행된 '사진엽서'의 이미지들이다. 사진엽서는 소식을 전할뿐 만아니라 엽서의 사진에 관심을 두고 수집 열풍이 일면서 엽서의 기능보다는 오히려 사진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개항과 함께 문호를 개방하고, 이후 일본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의 근대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엽서는 당시 서양인들과 일본인들에게 호기심 가득한 관광 상품이었다.
▲엿을 파는 노인.
이번 사진전은 사진엽서 중 조선의 풍속과 관련된 사진들을 '놀이', '의례', '생업', '여성'으로 구분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100년 전의 민속놀이·혼례·상례·회갑연·시장 풍경 등 다양한 일상을 살펴 볼 수 있다. 이들 사진은 서양인들에 의해 촬영된 것들이 많으며, 초기 엽서 사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엽서의 사진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촬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촬영자의 의도로 연출된 것도 있다.
전시가 개막되면서 한 세대 전의 풍경을 감상하려는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전시기간 12월 18일까지.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 휴관.
문의 (051-253-3846)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6-11-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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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752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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