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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극단 올 첫 무대 ‘다른 피’

부산문화회관, 다음달 2~8일 ‘해무’ 작가 김민정 원작
의문의 살인사건 얽힌 갈등 통해 ‘위안부 문제’ 진지하게 고민

내용

시사성 있는 작품과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에 대중성까지 인정받고 있는 부산시립극단이 올 첫 작품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가을 '연극집단 반'에서 초연해 큰 화제를 이끌었던 '이혈-21세기 살인자'를 연출자 박장렬(한국연극협회 서울지회장)과 함께 '다른 피'라는 이름으로 다음달 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부산문화회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피'는 인기 만화가 강준이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위안부 사건에 대한 성찰로 가해자의 피와 피해자의 피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충격으로  서서히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다이내믹하면서도 섬세히 그려놓은 작품이다.

부산시립극단의 '다른 피' 출연배우들.

복수에 관한 만화를 그리고 자살하는 현실의 강준과, 위안부에게 망언을 늘어놓거나 친일적 언행을 일삼은 사람들을 살인하는 만화 속 강준…. 뒤죽박죽으로 얽힌 상황 속에서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강준은 마지막 이성을 차려 살인극을 저지르는 만화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정작 본인은 자살하고 만다.

이 연극에서 보여주는 인물에 대한 갈등과 묘사는 '블랙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연출기법을 보여준다. 눈앞에 드러나 있는 리얼리즘, 그 뒤에 숨겨진 또다른 리얼리즘을 앞으로 내세워 관객에게 선택과 판단을 떠넘기고 있다.

이 작품은 영화 ' 해무'의 원작자 김민정의 작품이다. '해무'와 마찬가지로 ' 다른 피'는 참혹한 과거로부터 시작된 인간의 본질적 고통과 시대적 부조리를 무대에서 꺼내보려는 시도를 담았다. 작가는 강준이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주목하길 원한다. 치유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세대를 넘어온 역사적 상처가 주인공을 '괴물'로 만들었다. 그것이 혈육의 문제이든, 돈의 문제이든, 권력과 명예의 문제이든 인과관계에 엮여 서로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비리나 욕심은 파멸로 끝을 맺지만, 때론 그것을 덮어버리고자 하는 더 큰 비리에 의해 역사속에 묻혀지기도 한다.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이유'다.

예고살인을 통하여 작품의 초반 분위기를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이끌어 나가는 대담한 기법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스스로 무너뜨리고자 하는 시도는 작가의 탄탄한 내공을 바탕으로 한 시도이다. 또한 위안부 문제와 연쇄살인을 접목시킨 과감한 구성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배경음악의 아름다운 선율과 배우들의 호흡을 맞춘 수준 높은 연기는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방불케 한다.

부산시립극단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연극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진지한 고민을 한번쯤 하게 만드는 작품을 올리는 것이 시립극단의 존재 이유라 여기며 작품 준비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다.

▶ 관람료 균일 1만원, 문의 부산시립극단 607-3148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5-02-2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68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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