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간판, 어떻게 꾸밀까?
시민 대토론회 “부산의 도시 거리 어떤가?”
- 내용
최근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가 도시 개발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지자체들이 선진국처럼 거리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도 도시 경관을 아름답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한 가지로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공원을 만들고, 도시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 보다 더욱 간단하고,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쓰면 마을 거리가 아름답고 정리된 분위기로 바뀝니다. 바로 ‘간판 정비’입니다.
부산엔 간판이 많습니다. 의식 하지 못하실 수 있습니다만, 부산은 간판의 천국이라해도 좋을 정돕니다. 3만~4만 정도가 아닙니다. 무려 41만개랍니다.
부산시가 41만개의 간판을 바꾸기 위해 팔을 걷어 올렸습니다. 내년부터 2014년까지 총 간판의 90% 가량인 36만개 간판을 예쁘고, 깔끔하게 바꾼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품격 있는 간판교체 집중 추진 3개년 계획’ 이라는 프로젝트입니다.
간판 조성사업으로 말끔해진 광복로 거리. 부산시는 지난 2004년 광복로 일대를 아름다운 간판거리 조성사업 시범거리로 지정해 사업을 펼쳤습니다.이에 부산시는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3시,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부산의 도시 거리 어떤가?”를 주제로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18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의 간판 개선을 주제로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이날 토론회에는 부산의 석학들과 전문가, 시민 3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우신구 부산대 건축학부 교수가 부산의 간판 문화에 대해 주제 발제를 시작으로 부산의 리더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토론에는 하선규 부산 YWCA 부회장, 강동진 경성대 교수, 김승남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 박광철 동의대 교수, 김형찬 부산시 도시경관과 과장이 나섰습니다.
간판정비, 거리재생 프로젝트로 발전해야
토론회에 참가한 패널들(왼쪽부터 하선규 부산 YWCA 부회장, 강동진 경성대 교수, 김승남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 박광철 동의대 교수, 김형찬 부산시 도시경관과 과장)토론회 패널들은 먼저 부산시가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하선규 부산 YWCA 부회장은 “부산시는 이번 정비사업을 단순한 간판정비사업으로 여겨선 안됩니다. 각 거리의 특성과 지역적 여건을 충분히 반영해 총괄적인 거리재생 프로젝트로 만들어야 합니다.”고 조언했습니다.
강동진 경성대 교수도 “부산시는 간판을 바꾼다는 생각에서 도시를 가꾼다는 문제로 인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규제보다는 유도와 선도 정책으로 시민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고 말했습니다.
김승남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은 좀 더 과격한 의견을 던집니다.
“간판을 바꾼다고 도시가 아름다워 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산 랜드마크들이 모인 센텀시티에 우리가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있습니까? 길을 살리는 것은 부산의 문화를 살리는 것이고, 길이 좋아지면 자연히 길거리의 간판도 좋아 질 겁니다.”
광복로 간판 거리 조성사업에 참가한 박광철 동의대 교수는 옥외 간판디자인의 인지효과 연구 결과를 보여 주며 “획일화 된 재미없는 간판을 만들어선 안 된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살린 간판을 꾸며야 한다.”며 참고할 만한 외국의 독특한 간판들을 선보였습니다.
김형찬 부산시 도시경관과 과장은 “연간 8만개의 간판이 사라지고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 부산시가 개입해 간판을 만드는 겁니다. 불법간판을 교체하고 각종 시범거리를 운영해 매년 12만개를 다시 만들겠습니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간판에 외국어 사용 자제해야”
“사업 진행은 여유를 가져야”이날 토론회에는 방청하러 온 시민들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황복원 씨는 “부산 간판에는 외국어가 난무하고 있다. 왜 아름다운 한글을 버리고 굳이 외국어를 쓰는가?”라며 따끔한 일침을 날렸습니다.
또, 남택준 옥외광고 협회장이 부산의 간판제작업체를 대표해 “간판 개선사업을 너무 서두르면 안된다. 통일감 속에서 개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디자인 작업에 공을 들여야 한다. 아울러 시민들의 인식변화에도 힘을 써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마치며…
간판 문화 개선에 대한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토론에서 나왔듯이 부산시는 간판을 규제·철거하기 보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부산시는 간판 문화 개선을 주도하면서 광고주와 제작업자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펼쳐야 할 겁니다. 주민들의 여론수렴과 의견반영은 물론이구요. 부산시는 이제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토론에서 나온 의견들이 싹을 틔워 점점 커져 나간다면 도시경관이 아름다운 부산, 아름다운 도시 문화를 가진 곳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선진국이 부러워할 아름다운 간판을 가진 도시로의 성장을 기대해 봅니다.
- 작성자
- 조현경
- 작성일자
- 2011-11-2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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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01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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