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부산은’ 부산에 바치는 예술가 헌사
부산의 책
생동감 넘치는 부산의 속살 묘사… 감성적 문체·사진 조화 돋보여
- 내용
- 소설가 정길연과 부산의 사진가 문진우가 부산의 속살을 짙은 감성으로 담아낸 ‘나의 살던 부산은’을 펴냈다.
내게 ‘부산’은 무엇인가? 이 질문의 답을 찾아 길을 떠난 순례의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길을 떠난 순례자는 소설가 정길연, 그의 순례길에는 고향 부산을 지키고 있는 한 사진가가 동행했다. 사진가 문진우다. 두 사람이 공동작업으로 펴낸 ‘나의 살던 부산은’(휴먼 앤 북스)은 디아스포라의 숙명을 짊어진 두 예술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자 기착지에 대한 애정의 기록이며, 고향 부산에 바치는 헌사이다.
낯선 도시에서의 생활에 진력이 나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소설가 정길연은 문득 자신의 근간을 더듬어 보고픈 충동에 휩싸인다. 그래서 자신의 유년과 젊음을 채워준 부산으로 추억의 순례길에 올랐다. ‘나의 살던 부산은’은 부산의 골목골목 거리거리마다 아로새겨진 삶의 흔적들과 정길연의 오랜 추억에서 길어 올린 감성으로 채운 에세이집이다. 여기에다 부산의 중견 사진작가 문진우의 사진을 더해 부산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펼쳐 보이며 부산의 진경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이 책의 매력은 글과 사진의 빼어남이 결코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의 아름다운 풍광들, 오랜 역사와 수많은 이들의 삶의 향기가 묻어나오는 공간, 삶의 건강함과 노곤함을 고루 간직한 골목과 거리들을 걸으며, 소설가는 자신의 오늘을 만들어준 유년과 젊음의 기록들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정길연의 풍부한 감성이 묻어나는 문장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감성을 위무한다.
문진우의 사진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의 사진이 보여주는 아름답고 일상적인 부산의 풍광들은,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광복동, 용두산공원, 태종대, 감천항, 영광도서, 갑산의원, 구포다리, 해운대, 청사포, 광안리, UN묘지 등 소설가의 유년을 채워주었던 부산의 속살이 세밀하게 드러난다. 이 책은 한 소설가의 에세이집이자,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 부산을 감성적으로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의 추억과 맞물리면서 도시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가득한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02-6327-3535)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1-09-0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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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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