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등불 아래, 이색 문화가 꽃핀다 제22회 부산 차이나타운 문화축제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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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역 광장과 인근 차이나타운 거리 일대는 평소와는 다른 풍경으로 채워졌다. 매년 가을, 부산 동구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지역 축제인 부산 차이나타운 문화축제가 어느덧 스물 두번째를 맞이하며, 다시금 그 화려한 막을 올린 것이다.
가장 먼저 시선을 자로잡은 것은 차이나타운 입구에 설치된 붉은 등룽과 청룡 조형물이었다. 차이나타운 거리 위로 줄지어 매달린 등은 축제의 흥겨운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고조시켰고, 거리 곳곳에는 만두, 양꼬치, 짜장면 등 다양한 중화요리를 판매하는 부스들이 늘어서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경험이었다.
이날 방문객들은 스탬프 투어 부스에서 지도를 수령하고, 주요 지점을 돌아다니며 도장을 모으는 소소한 재미도 누릴 수 있었다. 체험을 완료하면 작은 선물도 받을 수 있었는데 많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축제의 중심 무대는 단연 부산역 광장. 그곳에서는 10월 19일,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가 선보이는 쿠킹쇼가 펼쳐졌다. 무려 중식 경력 51년의 대가인 그는 '해물짬뽕'과 '바나나빠쓰'의 중식 요리를 직접 시연했는데 이는 단순한 요리 시연을 넘어 하나의 공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연 도중 관객관의 유쾌한 소통이 이어졌고, 완성된 요리는 직접 시식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져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흑백요리사'로도 유명한 여 셰프의 등장만으로 관람객들의 기대는 한껏 높았으며, 실제로 관객석은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차지한 시민들로 가득 찼다.
차이나타운 중심 거리와 부산화교중고등학교 운동장에서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공연이 열렸다. 특히 교내 무대에서 진행된 불쇼 퍼포먼스는 남녀노소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출연자의 익살스러운 제스처와 곡예는 웃음과 박수를 자아냈고, 불을 삼키는 장면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한쪽에서는 야외 마사지 체험존이 마련되어 많은 어르신들과 시민들이 간단한 어깨 마사지 서비스를 받으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고, 전통 복장을 입은 모델들이 작은 런웨이를 구성해 이국적인 풍경을 펼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식 문화 뿐 아니라 한국 전통무용 및 비보잉, 지역 동아리들의 공연과 더불어 폐막식에서는 동구민 노래자랑과 함께 가수 진해성의 축하공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번 제22회 부산 차이나타운 문화축제는 단순한 관광형 축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과 상인, 그리고 방문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 밀착형 축제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냈다. 다회용기 사용, 지역 상인 중심 운영, 지역 학교 참여 등 지속가능성과 지역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한 점도 돋보였다.
중국과 한국, 두 문화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체험한 하루는 단순히 눈과 입이 즐거운 것을 넘어 문화의 다양성과 지역 공동체의 협업이 만들어내는 힘을 체감하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앞으로도 매년 가을, 이 거리에 다시 찾아올 이유가 하나 더 생긴 듯 하다.
- 작성자
- 김동우
- 작성일자
- 2025-10-1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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