끽다래(喫茶來), 다성 <금당 최규용>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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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지만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차를 즐겼다.
그 예가 바로 ‘차례’라는 말 속에 들어있다.
차례는 원래 ‘다례(茶禮)’라고 하여 문자 그대로 다(茶)를 마실 때의 모든 예의범절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다례라 하면 옛날 궁중의 다례나 불교의 다례 등을 뜻하는 말이고, 차례는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뜻하고 있다.
차례를 영남이나 호남 지방에서는 ‘차사(茶祀)’라고 부르기도 한다.
▲ 부산 서구 서대신동 구덕문화공원 주차장에 자리한 금당 최규용을 기리는 다비.
‘차’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금당 최규용(1903~2002) 선생이다.
최규용은 1903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 부속 고공토목학과를 졸업한 뒤에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차를 접하면서 차에 깊이 빠져들다가 차 연구가가 된 사람이다.
▲ 금당 최규용 다비 뒷면엔 그의 공덕과 활약상을 새겨 두었다.
부산 서구 송도에 터를 잡으면서 1978년 금다회와 1988년 한국육우다경연구회를 창립하여 많은 제자들을 길렀고 금당다화, 다문화기행 등 차에 관계된 많은 책을 펴냈다.
최규용은 젊은 시절 중국 상해에 근무한 연고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기 이전부터 중국 차 문화계 인사들과 널리 교류하면서 한·중 차 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고 한·중·일 국제 차 문화 단체를 일으키는데도 큰 업적을 남겼다.
▲ 차로 널리 쓰이는 녹차.
“차 한 잔 하러 오세요!”라는 뜻의 ‘끽다래(喫茶來)’란 경구를 만들어 국제 공인을 받았고 1989년 중국 다문화 단체로부터 ‘다성(茶聖)’이라는 칭호를 받아 동양 최고의 다인으로 추대됐다.
중국 정부는 항주 다인촌에 최규용이 즐겨 쓰던 경구인 끽다래와 선생의 모습을 새긴 공덕비를 새워 추앙해 오고 있다.
▲ 햇살과 비바람에 푸르게 자라는 녹차.
또한 최규용은 우리나라의 다성이라 일컫는 초의선사의 출생지와 동다송 등 다서를 저술했던 일지암 터를 찾아내 복원에 도움을 줘서 이 시대 차 문화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최규용은 “올곧은 행동과 검소한 마음가짐을 함축한 정행검덕(精行檢德)이야말로 다도하는 이의 참모습”이란 말을 늘 강조했다.
100세로 타계할 때까지 올곧고 검소하게 살면서 부지런히 후학들을 가르쳤고 열정적으로 일하며 차 문화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
2002년 4월 5일 최규용이 타계했을 때에 유해를 화장하자 영롱한 사리 36과가 나오기도 했다.
최규용 선생을 기리는 끽다래비는 후학들에 의해 부산 서구 서대신동 구덕문화공원을 비롯해 합천 해인사 지족암, 삼광사 뜰, 중국 항주 등에 세워져 있다.
커피, 탄산음료 등 자극적인 맛과 향에 길들여진 요즘 사람에게 차는 눈길이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윽하고 은근한 차의 맛에 매료되면 다시 찾게 된다.
차에는 찻잎의 채취 시기나 가공방법에 따라 작설차, 납전차, 납후차, 우전차, 전차, 말차(抹茶)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발효시키지 않은 녹차, 반쯤 발효시킨 우롱차, 완전 발효시킨 홍차로 나눈다.
녹차에는 성인병의 주범인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압상승을 억제하는 카테킨과 모세혈관의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플라보노이드 등 10여 가지의 인체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다.
노화, 고혈압 및 동맥경화, 당뇨 등의 현대병 예방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자주 마시면 좋다.
차 한 잔으로 평균수명 백세 시대에 건강을 챙기고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잠시나마 운치를 느껴보면 어떨까!
- 작성자
- 이옥출
- 작성일자
- 2021-09-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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