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산어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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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에 나서면 가게나 포장마차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는 어묵들이 눈길을 끈다. 출출할 때 꼬지에 꽃힌 어묵 한두개에 뜨끈한 국물 한컵 마시면 그런대로 요기를 할 수 있으니 국민간식 1순위가 바로 어묵이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주부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어묵이다. 무 넣고 국을 끓여도 고 각종 야채와 함께 조림을 해도 되고 볶음밥이나 잡채에도 고기 대신 활용할 수 있는 식자재가 바로 어묵이기 때문이다.
마트의 어묵코너에 진열된 어묵들의 상호는 거의가 '부산어묵' 이다. 회사는 다른데 상호는 동일하다. 뒷면을 뒤집어 제조원을 읽어보면 안산이나 성남으로 표시되어 있다. 부산에서 만든 것이 아닌데도 부산어묵이다. 이제 부산어묵은 부산에서 만든 어묵이란 의미보다는 하나의 식품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것 같다.
부산에 살지만 진짜 부산어묵을 먹어볼 기회가 많지 않다. 부평시장의 어묵이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너무 멀기도 하고 솔직히 대기업에서 만든 어묵도 그렇고 그런데 재래시장에서 만든 어묵이 뭐 그리 별 수 있을까 하는 편견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전 '6시 내고향' 이란 텔레비젼 프로에서 부평시장을 소개하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일본관광객이 어묵을 먹어보고는 '오이시이' 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어묵의 본고장인 일본인이 맛있다고 하니 나도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자갈치역에서 내려 부평시장을 찾아갔다. 오래전 기억 속의 깡통시장이 아니었다. 시장 안은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눈에 띈다. 어묵가게였다. 방송 때문인지 가게는 사람들로 붐볐다.
시장 안을 돌아보니 어묵가게들이 몇군데 더 있었다. 한 아주머니가 '여기 어묵들은 방부제를 쓰지 않아 맛있다'며 만원어치를 사길래 나도 만원어치를 샀다.
집에 돌아와서 어묵탕을 끓여보았다. 생각보다는 어묵이 좋았다. 살집이 두툼하고 깨끗한데다가 국물도 뽀얗게 우러 나왔다. 짜지도 않고 느끼한 기름 냄새도 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먹고 난 뒤 속이 불편하지 않다는데 많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부평시장 어묵 입소문이 그냥 난 입소문이 아닌 것 같았다. 이것이 바로 진짜 부산 어묵의 참맛이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교통비가 들더라도 어묵만은 부평시장에 가서 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3-01-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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