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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203호 기획연재

한 땀 한 땀 담긴 정성 따라 펼쳐지는 우리 옷의 멋

부산 백년가게_②이윤순한복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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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순한복 직원들 모습(왼쪽 세번째부터 권정혜 센텀점 대표, 권성희 실장, 이윤순 원장)
 

가장 최근에 한복을 입어 본 것이 언제인가? 지난 추석, 결혼식 또 어떤 이는 어린 시절 이후 입어본 적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옷이지만 점점 멀어져가는 한복을 3대째 만들며 한복 문화를 이끄는 곳이 있다. `이윤순 한복'이다. 지난 1969년 `밀양상회'로 시작,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복 제작의 길을 걸으며 `부산 백년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글·최원준 시인/사진제공·이윤순 한복


1969년 시작, 3대째 가업 이어
"우리 옷은 한 벌 짓기까지 수십여 공정이 필요합니다. 숙련된 기술자들이 직접 한 땀 한 땀 지어야 하기에 지난한 시간과 정성이 응축되어야만 제대로 된 옷, 아름다운 색과 선이 살아있는 전통 한복이 탄생합니다." `이윤순 한복' 대표인 이윤순 원장의 말이다.


`이윤순 한복.' 1969년부터 한복을 짓기 시작했으니 이제 햇수로는 54년째에 접어든다. 이윤순 원장의 어머니 이응숙(94) 여사가 부산진시장에서 `밀양상회'로 업을 시작해 이윤순 원장이 1997년에 대를 이어받았다. 현재는 `이윤순 한복'이란 브랜드로 3대인 권정혜 센텀점 대표(46)와 권성희 실장이 2010년부터 할머니와 어머니의 뒤를 따르고 있다.


`이윤순 한복'은 우리 한복 문화를 이끌어 간다는 자부심 하나로 부산에서 한복을 짓고 있는 3대 가업의 전통 한복점이다. 그 정점에 서 있는 이윤순 원장. 그에게 어머니는 큰 스승이자 뛰어넘어야 할 산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어머니 일을 도우며 한복과의 동행을 시작했다. 어머니 어깨너머로 배워 온전히 한복을 직접 짓기 시작한 지만도 벌써 30여 년의 세월이다. 이 원장은 어머니를 따라 자연스레 한복의 매력에 스며들며 한복을 지었고, 그 이후로 한복 짓는 일이 한 번도 싫고 귀찮았던 적이 없었단다. 오로지 `어떻게 하면 좋은 한복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한복 만드는 일'에 대한 사명감, 자부심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고객이 만족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세월이었다고.


한복 제작은 복잡다단한 작업의 연속이다. 잘 직조된 원단을 고르고, 염색하고, 가공이 끝나면 고객 기호에 맞춰 디자인한 후, 저고리·치마 등 각각 의상별 재단과 바느질 등 수십 가지의 기술이 세밀하게 어우러지며 한 벌의 한복이 완성된다. 이 때문에 그 성취감은 어느 것하고도 비교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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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순한복 매장 모습.


전통·현대 연결하는 조화로운 한복 지향
3대를 이어 내려오며 서로 간의 특징과 성과가 있을 터이다.

"할머니 때는 일상복으로써의 한복에 주안점 두어 저렴하게 많이 보급하고자 노력했다면, 어머니는 디자인에 중점을 두어 한복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예식이나 특별한 날 입는 복식 제작에 주력했습니다. 좋은 날의 가치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권정혜 센텀점 대표의 말이다.


3대에 들어서서는 한복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은 유지하되 현대인의 젊은 감각이나 실루엣 등 세밀한 부분을 한복에 적용하고 있다. 전통의 선과 색의 아름다움과 현대의 패션 감각 그리고 활동성을 함께 지향하는,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조화로운 한복'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추구하는 한복 디자인이 다르다 보니, 수시로 한복 디자인 회의를 하면서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다.


`백 년의 가게'로의 길인 `현대화, 세계화'의 생각을 묻자, 이 원장은 "딸 세대에서는 우리 한복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의상이 될 것"이라며 그 이유로 한류를 꼽았다. 현재 한류 문화가 세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고, 또 한복도 그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란다.


둘째 딸 권성희 실장도 말을 보탠다.
"BTS나 에이핑크 등이 세계 무대에서 한복을 입고 공연해 큰 인기를 끌었잖아요. 정통 한복은 아니지만, 한복에서 찾을 수 있는 멋과 현대적 감각을 세계인에게 선보임으로써 우리 한복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죠. 한복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복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활동성과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을 개발·보급해야 합니다."


권 실장은 "일본인들은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혼례나 중요한 자리에서 입는 고급의상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재일 교포들도 집안에 혼례가 있으면 한복을 맞추러 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도 "외국인은 우리 옷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데,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복에 대한 인식이 너무 박합니다. 결국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전통의 옷이니 다들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강조해 말한다.


현재 `이윤순 한복'은 3대에 걸쳐 만들어온 한복으로 새롭고 다양한 창작활동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 미술 등 다양한 예술가 그룹과 협업하거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복 드레스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우리 옷의 전통성을 기반으로 한복의 미래 또한 오롯이 담아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입고 싶은 아름다운 옷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현시대의 경향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윤순 한복 사람들. 이들이 만들어 나가는 우리 옷, 한복의 100년 후 미래는 어떨지 자못 기대된다.


※이윤순 한복(yoonsoon.com)
-양정점:부산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949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2-01-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20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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