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산길 사이로 바다 절경이
- 내용
향긋한 솔향·비릿한 바다 내음 조용한 해안길 걷다 보면 바다 유혹
주변 아파트 들어서 발길 부쩍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지혜 배웠으면…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바다 쪽으로 너른 앞마당 같은 암반이 길게 펼쳐진 곳에 이기대가 있다. 푸른 파도가 끝없이 밀려와서 흰 거품을 얹어놓고 가는 곳, 뒤를 돌아보면 야트막히 산을 등지고 선 솔숲의 풍경이 와락 안겨든다. 이기대는 이렇게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서 난 조용한 산책길과 사이사이 기이하게 들어선 바위절벽의 풍광은 2004년 2월 이기대 주변으로 순환도로가 생기면서부터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모아들이고 있다. 순환도로를 따라서 생긴 정식명칭은 이기대도시자연공원. 이름 그대로 용호동 시내를 한 바퀴 빙 둘러싸고 도는 드라이브 코스는 좌우로 바다와 산이 갈라지고 또 어우러지면서 부산만의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그래서일까. 향긋한 솔 내음에 취해 때로는 비릿한 바다 내음을 찾아서 모여드는 사람들 중엔 삼삼오오 등산객들이 있는가 하면 낚싯대를 둘러맨 아저씨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뿐만 아니라 부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이기대와 이기대 주변의 자연 풍광은 그러나 곳곳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 때문에 조금씩 몸살을 앓고 있다. 부산의 여느 해안선이 그렇듯이 높이에 높이를 더해가는 아파트 단지들은 단순히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놓는 정도가 아니라 그 안에 사는 고유한 생태까지 뒤바꿔놓고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또 하나의 보금자리를 우리는 잃게 될지도 모른다.
- 작성자
- 글/김언·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05-04-0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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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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