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어머니의 시, 그림에 담다
허병찬 ‘어머니의 시, 기다림’전
- 내용
허병찬 개인전 '어머니의 시, 기다림' 전이 오는 17일까지 맥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조금 독특하다. 작가가 그의 어머니와 함께 만든 전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어머니'의 존재가 작품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작가는 올해 여든 살인 어머니가 간간이 써온 시를 그림으로 그렸다. 시와 그림, 어머니와 아들이 시 속에서 발견한 삶의 점점이 회화작업으로 재탄생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허병찬 '어머니의 시'.올해 팔순인 작가의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시를 썼다. 시어는 서툴고 소박했지만, 팔순 노모의 시에는 시대의 굴곡을 헤쳐온 한 여자가 담아낸 삶의 기록이었고 신앙고백이었다. 한때 여학생이었던 어머니, 손자로서의 어머니, 딸이었던 어머니였던 시절에 대한 회상과 그 자신 어머니가 된 후 자식들을 향한 애끊는 사랑으로 절절이 몸부림친 한 여자의 일생이 오롯하게 녹아있었다. 마침 그림을 그리던 아들은 어머니의 시편에 담긴 심연과 마주하고 붓을 들었다, 어머니의 시가 보여준 한 여자의 삶을 그림으로 그리게 됐다. 그 결과물이 이번 전시다.
허병찬 작가는 "어머니의 시에는 내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낯선 어머니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져 있었다. 어머니의 시 작품을 통해 새삼 깨달은 것은 어머니의 삶과 나의 삶이 맏닿아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그림은 팔순의 여성이 읊조린 노래가 밑그림이 됐고, 그 아들은 한 여자의 생에 색을 입히는 작업이었는지 모르겠다.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5-12-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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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70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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