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 물건에 담은 세상을 보는 7개의 시선
‘사물을 보는 7개의 눈:7 ways to view objects’
소울아트스페이스 10주년 기념전
고명근 황주리 하상림 김수강 등 국내 유명 작가 7인 작품전
- 내용
소울아트스페이스 개관 10주년 기념 '사물을 보는 7개의 눈:7 ways to view objects'전은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다. 지난 2일 개막해 내년 1월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화단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 작가 일곱 명이 참가한다. 고명근, 구성연, 김수강, 윤병락, 이진이, 하상림, 황주리가 이들.
갤러리 1, 2층을 채우고 있는 작품들은 수건, 주전자, 사탕 같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소품들이다. 비범한 일곱 명의 작가의 시선은 일상적 오브제 속에 담긴 현대인의 삶의 풍경을 놓치지 않았다. 일상적 오브제가 '시선'이라는 층을 관통하면서, 삶의 풍경을 담아내는 훌륭한 오브제로 변신하는 마법을 보여준다.
보여지는 것보다 보는 행위자체가 미술의 핵심임을 작품에 드러내며 자신만의 풍경을 투명한 용기 안에 담아내는 고명근은 건축, 사진, 조각이 결합된 3차원의 작품을 보여준다. 유학시절 뉴욕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낡은 건물에 매료되어 그 모습들을 필름에 담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수집한 수십만 장의 사진 중 작업에 쓰일 이미지를 선정해 OHP필름에 출력한 뒤 인쇄된 이미지를 여러 장씩 겹쳐 플렉시글라스(plexiglass)에 압착시키고, 각 모서리를 인두로 접합하여 구조물로 만들었다.
녹아서 사라지는 사탕으로 만들어진 색색의 꽃들 속에 바니타스의 메시지를 투영하는 구성연은 민화의 모란도에서 모티브를 얻어 '사탕'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설탕을 녹여 이파리를 만들고, 사탕을 깨고 다듬으며 수작업으로 완성된 작가의 사탕꽃 또한 결국에는 서서히 녹으면서 허물어져 버릴 것이다. '이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피어있는 순간이 더 눈부시고 귀할 수 있다'는 작가의 철학이 오롯이 묻어난다.
김수강은 수건, 주전자같은 오브제를 통해 그 너머를 상상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검 바이크로멧이라는 수공예적 사진기법을 통해 특유의 질감을 가진 오브젝트로 드러내는 작가는 일회성이 짙은 물건 혹은 자신의 일상에 녹아있는 작고 소소한 도구들을 사진 속에 담아낸다. 타월과 식기들, 김치가 담긴 유리병, 재활용하여 구겨진 종이가방, 그리고 색색의 보자기들은 삶속에서 스쳐가는 찰나의 풍경이지만 작가의 세심한 관찰과 느린 시선을 통해 작품으로 살아났다.
치열한 관찰과 극사실주의적 표현을 통해 마치 사진과도 같은 사과를 정교하게 부감법으로 그려내며 따뜻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윤병락, 일상의 풍경 속에 숨겨진 사물들을 상징적으로 묘사하며 매력적인 화면을 연출하는 이진이, 일기처럼 친근한 삶의 모습을 사물 속에 담담하게 그려내 소설적 감성의 작품을 구현한 황주리까지 총 7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들의 독특한 시선과 표현으로 새로운 의미와 이야기를 화면 속에 부여하며 태어난 사물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매주 월 휴관. 문의 (731-5878)
구성연 'd05'.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5-12-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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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70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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