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손맛이 빚은 떡, 두부… 할매들이 대박냈네
우리 동네 착한 기업 - 할매’s 구멍가게
- 내용
“집에서 놀면 뭐해. 이렇게 일하니까 용돈도 벌고 운동도 되고 좋지.”
“매일 일하라고 하면 못 하지. 이틀에 한 번씩 나오는 일이니까 하는 거지.”
“힘들어도 일하는 게 재밌지, 그럼. 먹거리 만들고 팔고 하는 사람은 다 재밌을 걸.”
“오래 같이 일하다보니 서로 성격도 알고, 편하지 이제.”
“암, 하루 종일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일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서구 서대신동 꽃마을 내원정사에 위치한 할매’s 구멍가게는 오늘도 깨알 같은 웃음과 수다가 넘쳐 납니다. 이곳은 만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 떡·두부·두부과자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입니다. 부산서구시니어클럽이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2008년 창업한 소자본 방앗간 공동체로, 2010년 부산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부산형 예비사회적기업’은 부산시로부터 인건비 지원을 받는데, 이곳은 일정기간이 지나 지난해 9월 재정지원이 끊겼음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올 4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면, 접근성이 좋은 곳에 떡카페를 개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할매's 구멍가게는 만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 떡·두부·두부과자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다.깨알 같은 웃음·수다·행복 가득한 곳
할매’s 구멍가게를 찾아가는 길은 한 편의 그림책처럼 아름답습니다. 서대신동역 4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 숲길을 걸어가면 내원정사가 나오는데요. 옹기종기 모여 있는 키 낮은 가게와 집을 지나면 어느새 키 큰 나무들이 양 옆에서 인사합니다. 내원정사 입구에는 때마침 유치원생들이 통학버스에서 내립니다. 아이들은 선생님들과 배꼽인사를 나누며 유치원으로 총총 걸어 들어갑니다. 내원정사에는 싱그러운 숲 냄새와 더불어 고소한 냄새가 솔솔 새어나옵니다.
고소한 냄새를 따라가면 아기자기한 할매’s 구멍가게 작업장이 나옵니다. 할매·할배 다섯 분이 웃으며 떡을 만들고 계십니다. 조한주(65) 할아버지가 반죽을 기계에 넣고, 오성자(63) 할머니가 아기자기한 송편을 빚습니다. 김성자(71) 할머니가 필요한 물품을 바로바로 체크해 준비하고, 정청(69) 할아버지가 청소를 합니다. 여느 방앗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유난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입니다. 끊임없이 수다가 이어지고, 할매·할배들 얼굴엔 미소가 가득합니다.
떡을 빚는 할매’s 구멍가게 할매·할배들.할매·할배들 고소한 행복 키워가는 일터
전업주부였던 김성자 할머니는 2010년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누구 엄마, 누구 할머니가 아니라 ‘김성자’라는 이름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들 밑으로 들어가 있던 건강보험이 할머니 이름으로 발급되어 나왔고요. 어찌나 자랑하고 싶던지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주들에게까지 다 보여주셨답니다. 할머니는 움직일 수 있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합니다.
조한주 할아버지는 몸과 마음 모두 청춘입니다. ‘할아버지’라고 불렀다가 된통 혼이 납니다. ‘아버님’이라고 고쳐 부르니 그제야 마음이 풀리는 눈치입니다. 할아버지는 제게 좋은 기사가 나와야 홍보도 잘 되지 않겠냐며 적극적으로 설명을 시작하십니다.
“우리는 최상등급 우리쌀로만 떡을 만듭니다. 이 송편에 들어가는 콩고물·참깨도 직접 볶아 빻고. 쑥송편에 쓰는 쑥도 거제도에서 공수한 연한 쑥만 사용해요. 그러니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한 번 먹어본 사람은 다시 찾아요.”
조한주 할아버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부심이 담겨있습니다. 사진 잘 나오는 것보다 맛있게 떡을 잘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사진촬영엔 살짝 비협조적이신데요. 사진이 잘 나와야 홍보도 잘 된다는 말씀드리니 쑥스러운 미소 한 번 날려 주십니다.
이곳에서 배달을 도맡아 하고 계시는 권종수(66) 할아버지는 경찰관 출신입니다. 부산 시내 골목길을 샅샅이 돌아다녔던 경험이 할매’s 구멍가게에서 일하면서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김은석 부산서구시니어클럽 팀장은 권 할아버지가 무척 꼼꼼하게 일을 잘 하신다고 자랑을 아끼지 않습니다.
신토불이로 만든 떡·두부·과자
현재 할매’s 구멍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모두 14명. 김은석 팀장을 제외하면 13명 모두 취업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만60세 이상 어르신들입니다. 아직도 어르신들 일자리가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고, 지하철 부정 승차 단속 같은 단순업무에 그치는데 반해 이곳은 어르신들의 지혜와 연륜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갑니다.
할매’s 구멍가게 어르신들은 지혜와 연륜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갑니다(사진은 두부과자를 튀기는 할매들).할매·할들은 손주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좋은 재료만 고집해 사용합니다. 아주 싼 가격은 아니지만 직거래를 통해 비교적 착한 가격으로 먹거리를 판매합니다. 때문에 위치적 특성 때문에 대부분 주문을 받아 배달하는 형식으로 운영하는데도 수익은 안정적인 편입니다. 현재 월 평균 매출은 1,200만원, 명절이나 각종 행사가 있을 땐 2,000만원을 넘기도 합니다. 일반 기업과 경쟁하기 힘든 구조임을 감안한다면 이만하면 성공인 셈이죠.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 것은 떡입니다. 백설기부터 쑥찹쌀모찌까지 총 30여 가지나 되는 건강 떡을 맛보세요. 명절 선물용 세트도 판매하고, 답례용 떡도 제작합니다.
품 목 가 격 용 량 비 고 설기류 백설기 12,000 1되(2kg) ㆍ명절 선물용
세트 판매ㆍ답례용 떡
제작쑥설기 20,000 1되(2kg) 꿀설기 20,000 1되(2kg) 완두백설기 14,000 1되(2kg) 쑥버무리 25,000 1되(2kg) 무지개떡 36,000 2되(4kg) 절편류 절편 12,000 1되(2kg) 쑥절편 18,000 1되(2kg) 가래떡 11,000 1되(2kg) 떡국떡 12,000 1되(2kg) 시루떡류 콩시루 18,000 1되(2kg) 팥시루 22,000 1되(2kg) 호박시루 22,000 1되(2kg)
품 목 가 격 용 량 비 고 찰떡류 인절미 18,000 1되(2kg) ㆍ명절 선물용
세트 판매
ㆍ답례용 떡
제작쑥인절미 23,000 1되(2kg) 거피팥찰떡 28,000 1되(2kg) 검정콩찰편 30,000 1되(2kg) 영양찰떡 35,000 1되(2kg) 호박영양찰떡 40,000 1되(2kg) 흑미땅콩찰떡 40,000 1되(2kg) 증편류 증편 18,000 1되(2kg) 방울증편 30,000 1되(100개) 기타 떡류 약밥 35,000 1되(2kg) 호박편 30,000 1되(2kg) 메밀편 30,000 1되(2kg) 말이떡 40,000 1되(2kg) 찹쌀모찌 35,000 1되(45개) 흑미찹쌀모찌 40,000 1되(45개) 쑥찹쌀모찌 40,000 1되(45개)
떡·두부·과자 인기…지금 주문하세요^^두부와 두부과자의 인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두부는 전통방식으로 만듭니다. 기계식 맷돌로 갈아 가마솥에서 삶는 것이지요.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3,500원)가 단연 인기이고, 납품용으로 저렴한 수입콩 두부(2,500원)도 있습니다. 두부과자는 100% 국산 두부를 사용해 우유와 약간의 밀가루 반죽을 넣고 신선한 콩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냅니다. 방부제를 넣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좋고, 두부 특유의 맛이 담겨 고소합니다. 시중에 파는 과자처럼 자극적인 맛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양파맛, 생강맛, 콩비지맛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양파과자 2봉, 비지과자 2봉, 생강과자 1봉으로 구성한 두부과자 세트(10,000원)는 선물용으로 좋습니다. 구입을 원하신다면 주저 말고 주문하세요.
구입문의 : 051-244-6706, 온라인쇼핑몰 하나하나몰(www.hanahanamall.com)어르신 일자리 창출…나눔에도 앞장
이곳의 떡·두부·두부과자를 구입하는 것은 지역사회복지에 기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할매’s 구멍가게의 할매·할배들은 좋은 일도 많이 하기 때문인데요. 부산지역 경로당·지역사회센터·방과후 아카데미에 한 달에 한 번씩 간식을 보내 어르신·아동·청소년과 행복을 나눕니다. 또한 지역아동센터와 방과후 아카데미에서 떡 케이크와 꽃 절편 만들기, 두부과자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개최합니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맛있게 만들고, 수익의 일부는 이웃과 나눕니다. 방앗간이 더 잘 되면 좋겠습니다. 더 큰 행복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할매’s 구멍가게 어르신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보단 보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열정이 식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기에, 몸을 움직이지 못 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건강한 할매·할배들이 있기에 오늘도 이곳은 맑은 웃음과 소소한 행복이 무럭무럭 자랍니다.
- 작성자
- 김정희
- 작성일자
- 2013-04-1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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