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쓰는 생활/단일세율 소득세
강준규(동의대교수·경제학)
- 내용
- 소득세를 내리게 되면 얻는 이익이 손실보다 훨씬 크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세금제도도 하나의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으며, 현행 제도 하에서 연 소득이 8천만원이 넘는 사람은 소득세 주민세 등을 합쳐 소득의 절반 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는 경쟁국과 비교해 볼 때 과다하며 이대로는 외자유치가 힘들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이다. 소득세 인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부과하는 세금은 줄이되 많은 사람에게 세금을 거두면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납세자의 46%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것부터 고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행히 올해부터 10, 20, 30, 40%의 세율구조를 9, 18, 27, 30%로 인하하기로 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해 싱가포르의 최고 세율인 26%나 홍콩의 17% 정도에 근접할 정도로 더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현재 4단계인 과세구간도 줄이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단일세율(flat rate income tax)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일세율소득세는 세율구조를 극단적으로 단순화시켜 모든 소득에 대해 단 한가지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의 누진적인 4단계의 세율구조가 아니라 소득이 1천만원이든 1억원이든 똑같은 세율로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 제도를 제안하는 사람들은 단일한 세율이 적용되면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뿐 아니라 현행 소득세제에서 허용하는 각종 공제제도를 이용한 합법적인 조세회피 행위를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조세회피 행위가 주로 고소득층에서 행해져 온 현실을 감안하면 단일세율이 채택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누진성에는 큰 변화가 없으리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반면에 이 제도를 시행하면 고소득층에게만 유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제도는 효율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다 할지라도 조세부담의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채택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2-05-2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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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0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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