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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통권 111호호 시정

바다 위 달리는 시내버스 … 눈 맛이 끝내줘요

부산 5개 명품다리 통과 … 동 · 서 끝 지점 왕복 운행 ‘여행 버스’ 배차간격 20∼40분 요금 1,700원 … 장산 · 해운대역서 도시철도 환승

내용

시내버스를 타면서 빨리 목적지로 데려다 주는 것 외에 다른 기대할만한 게 있을까? 창밖으로 휙휙 지나가는 그저 그런 풍경은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입석 승객으로 가득 찬 버스 안은 그야 말로 ‘삶의 체험현장’ 아니던가. 

이런 시내버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시내버스가 부산에 등장했다. 지난해 11월28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1011번 좌석버스다. 이 버스는 기장군 청강리 차고지를 출발해 강서구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까지 가는, 부산의 동·서 끝 지점을 잇는 시내버스다. 무엇보다 일반 좌석버스 요금인 1천700원(교통카드 어른요금 기준)으로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을숙도대교, 신호대교 등 부산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명품다리 5개를 모두 통과하며 이색 풍광을 즐길 수 있어  ‘바다 위를 달리는 시내버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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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안일주도로를 달리는 1011번 시내버스는 광안·부산항·남항·을숙도·신호대교를 차례로 통과하며 시원한 풍광을 선사한다(사진은 1011번 버스가 광안대교를 달리는 모습).

 

첫차 오전 5시 출발

1011번 시내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지 한 열흘 째인 지난해 12월7일 오전 8시. 기장군 청강리 차고지에서 승객 6명과 함께 버스에 올랐다. 승객들이 30분 넘게 기다렸던 터라 배차간격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기사는 버스 6대가 20∼4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아직까지 손님이 많은 시간이 언제인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매일 출발시간을 다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첫차가 오전 5시30분 출발하고 나머지 버스가 30분 간격을 두고 운행했는데 승객이 많지 않았다고. 그래서 이날은 첫차 출발시간을 오전 5시로 앞당겨 30~4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고 했다. 부산 동·서 끝 지점을 오가는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데다, 버스 대수도 6대 뿐이어서 배차간격을 정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버스가 송정해수욕장 입구와 장산역, 해운대역, 올림픽교차로에 도착하자 승차하는 승객 몇몇이 “추운 날씨에 40분 넘게 기다렸다”며 다소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1011번 시내버스 정류소 가운데 도시철도로 갈아탈 수 있는 곳은 장산역과 해운대역, 올림픽교차로 정류소 3군데다. 올림픽교차로 정류소에서는 조금만 걸으면 시립미술관역을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이야기]1011번 버스노선도.jpg

부산 바다풍경 한 코스에 담아내

오전 8시30분. 버스는 어느새 광안대교로 접어들었다. 기장 청강리 차고지를 출발한지 30분 만이다. 탑승 인원을 세어보니 13명. 주로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는 1011번 버스는 승객 안전을 위해 입석을 금지한다.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정원은 41명. 좌석이 없으면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지만 평일에는 아직 승객이 많지 않아 그런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버스가 광안대교에 오르자 차창 밖으로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반짝이는 윤슬이 눈을 부시게 했다. 멀리 보이는 수평선에 가슴이 탁 트였다. 달리는 버스 왼쪽으로 새하얀 요트가 가득 차 있는 계류장과 오륙도, 이기대가 한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으로는 민락수변공원과 광안리해수욕장이 인적 없이 한가롭게 쉬고 있었다. 출근길 정체는 광안대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덕분에 차를 운전하며 다닐 때 온전히 즐기지 못한 광안리 앞바다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었지만, 출근길이었다면 마음을 졸였을 것 같았다. 다행히 다른 승객들도 차창 밖 풍경을 즐기며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며 느긋한 모습이었다. 

20분 만에 광안대교를 통과한 버스는 남부면허시험장과 동명대학교 후문을 거쳐 감만동 부산항대교로 진입했다. 오전 9시10분. 버스는 부산항대교 위를 시원하게 달렸다. 왼쪽으로 감만부두의 대형 크레인과 컨테이너 야적장이 이어졌고, 오른쪽으로는 새로 개장한 국제여객터미널과 재개발사업이 한창인 북항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버스는 곧바로 영도 시내에 접어들어 한진중공업 정류소에 정차했다. 이곳에서 승객 7명이 한꺼번에 내렸다. 해운대에서 영도까지 이용하는 승객이 많은 것 같았다. 버스는 영선2동주민센터를 거쳐 남항대교에 진입했다. 9시20분. 버스가 남항대교 위에 오르자 오른쪽에는 어선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항구와 북적이는 자갈치시장, 부산공동어시장이 서 있는 남항의 활기찬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왼쪽에는 입항을 기다리며 먼 바다에 정박 중인 선박들의 한가로운 모습이 대조를 이뤘다. 


동·서 부산 2시간 여행 코스

버스는 송도해수욕장 입구와 사하구 감천을 거쳐 장림·신평공단을 관통한 뒤 을숙도대교를 달렸다. 9시45분. 조금 전까지 봤던 바다가 아닌 낙동강을 건너는 다리. 을숙도 갯벌 위로 흰 철새들이 유유히 날고 있었다. 

버스는 강서구 명지신도시에 들어서 시원하게 뚫린 왕복 12차로 도로를 직진으로 달렸다. 신호대교를 건너자 오른쪽으로 르노삼성자동차의 거대한 공장이 위용을 자랑하고, 오른쪽으로 아파트단지가 이어졌다. 이어 삼성자동차 남문과 정문에 멈춘 버스는 부울중소기업청을 거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 도착했다. 오전 10시. 기장 청강리 차고지를 출발한지 정확히 2시간 만이었다.

버스 운전경력 20년을 자랑하는 김경선 기사는 “1011번 시내버스는 장거리 노선인데다 편도 운행시간이 2시간 넘기 때문에 출퇴근 승객은 많지 않다”며 “연인이나 학생들, 어르신들이 데이트도 하고 부산 구경삼아 많이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성자
구동우 기자
작성일자
2016-01-1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111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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