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잔에 500년 역사 담았소, 캬∼!”
부산의 맛-금정산성막걸리
- 내용
비단 신화 속 디오니소스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술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 그 이상이다. 우리나라도 예로부터 지방마다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술 제조법이 있어 그 전통방식대로 만든 술을 민속주라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민속주 제1호는 어떤 술일까? 더불어 그 맛은 어떠할까? 굳이 애주가가 아니라 해도 궁금할 법한데,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부산 금정산성막걸리<사진>다.
부산 출장이 잦은 서울사람 박현욱(서울 서초구) 씨는 "부산에 오면 언제나 금성산성막걸리를 먹는다"며 산성막걸리에 대한 유별난 애정을 과시한다. 자칭 애주가라는 노진규(부산 북구) 씨는 "다른 막걸리는 단맛이 강한데 산성막걸리는 누룩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며 나름 과학적인 분석을 더한다.
사실이다. 금정산성막걸리가 우리나라 제1호 민속주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묵혀온 누룩의 힘 덕분이다.
지난해 말 막걸리 분야에서는 전국 최초로 식품명인에 이름을 올린 유청길(식품명인 제42호) 금정산성토산주 대표는 "금정산성은 예부터 물이 맑아 술 빚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며 "가업으로 12대째를 이어오고 있으니 지금 막걸리에 들어가는 누룩은 최소 500년은 넘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렇듯 금정산성막걸리는 일체의 인공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의 양조방식을 그대로 따라 만든 자연 발효주다. 덕분에 전국 800개 업체, 30개 종류가 넘는 막걸리 분야 최초 명인의 영광도 얻을 수 있었다고.
특히 산성막걸리는 시원한 첫 맛과 깊은 끝 맛이 매력. 줄잡아 50년 경력을 자랑하는 어머님들의 '야무진' 발 솜씨로 밟아 편 누룩이 흉내낼 수 없는 맛의 비결이라고. 더불어 이 맛을 제대로 즐기기에 요즘 같은 찹찹한 겨울철만한 계절이 없다는 설명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다. 밭을 갈고 논을 매던 우리의 역사며 한 사발 막걸리로 고된 노동의 땀을 식혔던 우리 조상들의 삶이다. 그 오래 묵은 전통의 맛이 금정산성막걸리 한 사발에 고스란히 담겼다. 답답한 세상사 잠시 잊고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이나 할까?
글·박영희/사진·영상캡처
※ 이 글의 영상은 부산시 인터넷방송 바다TV(www.badatv.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작성자
- 박영희
- 작성일자
- 2014-01-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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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614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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