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천, ‘맑은 하천’ 살아났다
악취 말끔히 사라져…숭어 떼 찾아들고 갯지렁이 등 서식
■ 동천 살리기 1년, 현장 가 보니
- 내용
- 동천이 맑은 하천으로 완전히 달라져 시민 곁에 돌아왔다(사진은 지난 2일 동천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 모습. 아래 사진은 지난해 11월 동천에서 열린 낚시대회).
“많이 달라졌지요. 예전엔 악취 때문에 문도 열어놓지 못했는데…. 물 색깔도 시커멓고…. 제일 좋아진 건 악취가 없어진 겁니다.”
동천 범4호교 앞에서 12년 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 ‘지오정보통신’ 사장은 동천이 요즘 진짜 좋아졌느냐는 질문에 황당한 표정이었다. “동천이 예전에 어땠는지 진짜 모르느냐”고 되물었다.
지난 2일 오후 동천에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예전 악취가 코를 찌르던 하천이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상쾌한 바람이었다. 범4호교 인근 하천 중앙 분수대에서는 끊임없이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었다. 북항에서 끌어와 흘려보내는 바닷물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4월부터 북항 바닷물을 끌어와 광무교 3만t, 범4호교 1만t, 범3호교 1만t 등 5만t을 매일 흘려보내고 있다. 동천에 흐르는 물의 양을 늘려, 자정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바닷물을 끌어오는 관을 묻으면서 하천 바닥의 오염물질 8만6천800t도 모두 긁어냈다.
그 뒤 1년. 동천이 맑은 하천으로 완전히 달라져 시민 곁에 돌아왔다. ‘똥천’이라 불리던 하천이 숭어 떼가 수시로 찾아 들고, 실지렁이, 단각류, 갯지렁이 같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살아 숨쉬는 하천’으로 변했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4월 바닷물을 흘려보낸 이후부터 1년간 동천 광무교, 전포천 합류지점, 범4호교, 범3호교, 범일교 등 5곳에서 수질을 조사한 결과, 수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
바닷물을 하루 3만t씩 흘려보내고 있는 광무교 지점의 경우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 즉 용존산소(DO) 농도가 평균 8.7mg/L로 1급수 수준을 나타냈다. 용존산소 1급수는 리터당 8mg 이상의 산소농도를 가진 물로, 어떤 생물이든 살 수 있는 수질. 광무교 지점은 바닷물을 흘려보내기 전인 2007년에는 2.7mg/L, 2008년에는 2.3mg/L로 4~5급수 수준이었던 곳이다.
다른 조사지점들도 전포천 합류지점 5.6mg/L, 범4호교 4.8mg/L, 범3호교 4.5mg/L, 범일교 4.0mg/L 등 3~4급수 수준. 북항에서 숭어 떼가 먹이를 찾아 올라올 정도로 수질이 좋아졌다. 이 지점들은 바닷물을 흘려보내기 전에는 용존산소 농도범위가 0.9~1.9 mg/L로, 어떤 생물도 살기 어려웠던 곳이다.
바닷물 덕분에 산소공급이 원활해지면서 동천의 수질 자체가 좋아진 것은 물론, 메탄가스, 황화수소, 암모니아 등 냄새를 발생시키는 성분을 분해하는 능력도 커졌다. 악취가 말끔히 사라진 이유다.
동천 전역의 수질이 좋아지고 숭어 떼가 몰려들면서 지난해 11월6일 제1회 동천사랑낚시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참가한 강태공들은 “동천, 변해도 많이 변했네”를 연발했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1-05-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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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73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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