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부산 축제
- 내용
-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 체코 출신 낭만파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유명한 시 `가을날'의 첫 구절이다. 이 구절을 본떠 올 부산의 가을을 노래한다면? 아마도 "지난 여름은 참으로 미웠습니다"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태풍 `매미'가 부산에 남긴 상처는 그만큼 넓고도 깊다는 것이다. 부산은 지금 `특별재해지역'이기도 하다. ▶그 `미웠던 여름'을 딛고 `부산의 축제'들이 막을 올린다. 올 10월 부산에선 유난히 많은 행사들이 열리는 듯도 하다. 우선 올해 8회 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 두 번째를 맞는 부산국제모터쇼, 부산AG 성공개최 1주년 기념행사 같은 대형축제가 한창 진행중이다. 아시아영상산업박람회,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 ICCA 연차총회, 한일친선 해운대해변 걷기대회 같은 볼거리들도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대형재난 뒤의 대형행사들을 두고 일부 걱정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큰 우환 뒤의 요란한 행사'에 대한 질책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당연한 걱정이다. 그러나 부산으로선 연례로 치르는 대형 국제행사들을 치르지 않을 수도 없다. `세계도시 부산'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 지켜야겠고, 부산의 도시역량으로도 이런 행사를 치러내는데 모자람이 없다는 것이다. ▶부산의 축제들이 세계적 명성에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부산의 저력이다. 이 가을 부산사람들이 즐기고 있던 그 풍성한 문화행사들, 부산의 문화행사를 즐기려 애써 부산을 찾는 외지 사람들을 보며 어찌 `부산의 자랑'을 들먹이지 않을 것인가. 남은 문제는 부산 축제에 대한 부산시민의 관심이며 참여이다. 부산사람의 참여 없이 부산 축제의 가치를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가자! 부산 축제를 향하여-.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3-10-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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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0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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