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가족력·위험인자 있다면 20~30대도 조기검진 꼭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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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은 2014년 기준 5년 생존율이 91.2%, 10년 생존율이 84.8%로 보고되는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질병이다. 이는 암의 조기 발견이 많아지고 치료법도 발전한 덕분이다. 하지만 그만큼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 몇 년 전 진료실을 찾아와 유방암을 진단받았던 2명의 환자가 떠오른다. 당시 48세였던 첫 번째 환자는 수개월 전부터 가슴에서 만져지는 멍울이 있었지만 그냥 방치하다가 주위 이웃의 도움으로 내원했다. 진찰 후 심각성을 예상하고 빠르게 유방 촬영과 초음파, 조직 검사를 시행했다. 안타깝게도 결과는 침윤성 유방암이었다. 꽤 진행된 상태라 수술과 항암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환자가 치료받기를 거부해 치료를 진행하지는 못했다. 수개월 후 폐와 뼈 등 전신 전이가 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됐다. 두 번째 환자는 51세로 평소 아무 증상 없이 지내다 친구의 정기 검진에 같이 따라와 우연히 검사했다. 검사결과 1cm 정도 크기의 혹이 발견돼 조직 검사 후에 초기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1기였고 수술과 항암치료 등 치료 후 지금까지 재발 소견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비슷한 나이대의 두 환자가 같은 질환을 진단받았으나 그 경과는 너무나 달랐다.
유방암 발병률 14년 새 3.3배 늘어
1999∼2013년까지 유방암 발병 추이를 살펴보면 1999년 총 6천25명으로 집계된 유방암 환자는 매해 증가해 2013년에 2만159명에 이르러 14년 만에 3.3배 늘어났으며 한 해 유방암 발생자수는 2만 명을 넘어서게 됐다. 아주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모호한 지식만 있고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유방세포를 자극해 증식·분화시키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생활습관이 비슷해지면서(조기 초경, 만기 폐경, 적은 출산, 늦은 첫 출산, 짧은 수유기간, 호르몬제 복용, 체지방 증가 등) 여성호르몬의 분비량과 분비기간이 증가해 유방 세포에 대한 자극이 늘어나는데 그 결과 유방암 발생빈도가 많이 증가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족(외할머니·어머니·이모·자매 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적 요인으로 유방암 위험이 증가한다. 그러나 모든 유방암 환자가 이런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며, 30% 정도에서는 알려진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모든 여성은 유방암의 위험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는 유방암 기본 검진을 40세부터 권장하고 있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그 전에도 검사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유방암 환자의 70% 정도는 40대와 50대 여성이지만 20∼30대에도 유방암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별 적절한 검사방법으로 검사해야
유방암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 방법은 다양하다. 유방 촬영술은 진찰이나 초음파로는 나타나지 않는 석회화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조기 유방암, 특히 관상피내암의 특징인 미세석회의 발견은 유방 촬영술로 가능하므로 조기진단에 빠질 수 없는 검사다. 미세 석회가 발견된 사람 10명 중 1∼2명은 유방암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유방 내에 지방조직보다 유선조직이 많으면 ‘유방이 치밀하다’고 하는데 나이가 젊을수록 치밀하며 그럴수록 유방초음파가 유방암 진단에 도움이 된다. 한국 여성의 유방은 서양 여성에 비해 작지만 치밀도가 높아 유방촬영술만으로 혹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유방 자기공명영상(MRI)은 수술 후 생긴 심한 유방의 흉터와 유방암을 감별하기 위해, 유방 실질 내에 이물질을 주입한 경우, 유방암 진단 후 수술 계획 시 병변의 평가를 위해, 병기나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등 여러 경우에 사용된다. 또한 BRCA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유전자)양성인 환자의 경우 등 고위험군 환자의 선별 검사에도 사용된다. 그렇다면 ‘조직검사’는 무엇이며 왜 하는 걸까? ‘조직검사’는 암을 확진하는 최종적인 방법이다. 과거에는 수술로 종양을 절제해 검사를 실시했었으나, 최근에는 미세침 세포흡인술(fine-needle aspiration biopsy), 중심부 침생검(core needle biopsy), 맘모톰(mammotome) 등을 이용해 간단하게 수술 전에 조직을 확보할 수 있어 불필요한 수술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 등을 시행하고도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이유는 앞선 검사들이 유방암을 확진하는 데 정확한 자료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 검사에서 보이는 병변들이 모두 조직검사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특히 확연히 양성이라 생각되는 병변은 일정 간격으로 관찰해 크기의 변화를 두고 보기도 한다.
조기발견 늘어 유방 보존하는 수술 60%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유방암도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치료는 수술이다. 암 부위를 제거하고 액와부(겨드랑이) 림프절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병기를 결정하게 된다. 유방암의 수술은 크게 유방 전절제술과 유방 보존술로 나눌 수 있다. 예전엔 유방 전절제술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으나 현재는 조기 유방암의 발견이 늘어나고 미용적인 개념이 중요하게 인식 되면서 유방을 보존하는 유방 보존술이 60% 정도 시행되고 있다. 이 방법은 유방암 조직을 포함해 1∼2㎝ 정도의 정상조직을 함께 절제하는 방법으로 유방의 원래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 대부분 일차적으로 수술을 시행한 뒤에 재발을 막기 위한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 항암호르몬요법, 방사선치료, 표적치료 등을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국소적으로 많이 진행됐거나 종양의 크기를 줄여 유방 보존술을 시행하기 위해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이나 호르몬요법을 먼저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 작성자
- 이난주 좋은강안병원 유방·갑상선센터 과장
- 작성일자
- 2017-04-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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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5월호 통권 127호 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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