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기질’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
육아의 달인 / 기질 맞춤형 육아
- 내용
영·유아를 키우다보면 잘 먹고 잘 자고 아주 수월하게 잘 커주는 아이를 흔히 '순둥이'라고 애칭을 붙이곤 한다. 반면 예민해서 잠도 잘 못자고, 먹는 것도 까다롭고 자주 칭얼대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양육이 몇 배 더 힘들어진다.
갓 태어난 신생아조차도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바로 타고난 '기질'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해 외모뿐만 아니라 행동 유형의 차이가 나타나고 이에 따른 성격의 개인차가 생기는데 이것을 '기질'이라고 한다.
아이마다 타고난 '기질' 달라
아이의 기질은 '순한 기질, 까다로운 기질, 반응이 느린 기질' 등 대체로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며 40% 정도가 순한 기질, 10%가 까다로운 기질, 15%는 반응이 느린 기질에 속한다. 당연히 부모의 입장에서는 수면, 음식섭취, 배변 등의 일상적인 습관이 규칙적이며 낯선 대상에게도 스스럼없이 접근하고 대체로 평온하고 행복한 정서가 지배적인 순한 기질의 자녀를 원한다. 하지만 부모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기질은 출생 시부터 나타나며 기질의 개인차는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지만 환경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기도 한다.
많은 학자들의 연구에서도 입증됐듯이 성공적인 육아의 지름길은 내 아이의 기질을 잘 파악해 기질에 맞는 조화로운 양육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의 기질과 부모의 성격은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된다. 예를 들어 깔끔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의 부모는 불규칙한 기질의 자녀를 기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며 서로 간에 갈등과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불규칙한 아이라도 부모의 성격이 너그럽고 관용적일 때는 보다 나은 조화를 기대할 수 있다.
느린 기질의 자녀도 마찬가지다. 느린 기질의 자녀에게는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 '기다려줄게 천천히 하라'는 인내심을 보이는 태도가 아주 중요하다. 약간의 문제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지레짐작하는 것 자체가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자녀의 불규칙한 생활습관, 환경의 변화에 대한 낮은 적응도, 크게 울거나 웃는 등의 강하고 부정적인 정서도 타고난 기질임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기질' 파악하고 맞춤형 양육 고민해야
필자가 최근에 육아상담을 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한 자녀 시대에 최고의 부모가 되고 싶은 욕구가 앞서 타고난 기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부모가 원하는 방식의 양육방법을 고집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의 기질은 고려하지 않고 이미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부모의 의도된 계획과 원하는 양육방식을 정해 놓는 것이다. 조용하고 겁이 많은 것이 특징인 느린 기질의 아이에게 '빨리 빨리'를 재촉하고 요구에 바로 따르지 못할 때 무심코 던지는 핀잔이나 비난이 성장하는 아이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을 상실케 만든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신의 선호도가 뚜렷한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에게 부정적인 훈육은 최악이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부모를 힘들게 하지만 부모가 부정적인 훈육을 하지 않고 서서히 변화를 경험할 수 있게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아이는 덜 까다롭게 변화하고 적응력도 훨씬 발전할 것이다.
모든 아이에게 일률적으로 정해진 최선의 양육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 자녀의 기질과 조화를 이루는 양육방식이야말로 최선의 양육방식이며 육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임을 거듭 강조한다.
- 작성자
- 손은경/동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작성일자
- 2015-11-2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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