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경제산책- 관광산업과 아이디어
- 내용
- 일본 나가사키현 시마바라시 화산지대에는 10년 전인 90년 화산이 대폭발했다. 용암이 흘러내려 집 2500채가 매몰되거나 불타고 주민 44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재앙이 발생한 셈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화산 피해를 받은 11채를 그대로 보존해 공원을 조성하고 관광상품화 했다. 99년 4월 나가사키현과 일반기업 등이 51억엔을 공동투자해 공원을 개장한 이후 무려 12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용암에 불탄 집 자재와 각종 기구, 절반쯤 매몰된 집 등은 당시의 참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관광객들에게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또 이곳 실내에는 화산이 폭발하지 현장 연구를 너무 열심히 하다 목숨을 잃은 프랑스의 유명한 지질학자 크래프트의 이름을 따서 만든 크래프트기념관이 있다. 여기서는 직접 헬기를 타고 화산 일대를 공중에서 둘러보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영상장치가 설치돼 있다. 좌석에 특수장치를 해 헬기의 진동과 소음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실제로 헬기를 탄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다. 피해 집 주민들의 반대로 공원 조성까지는 논란이 많았으나 결국 일본은 이같은 공원을 만들어 성공을 거두었다. 자연재해나 재앙까지 관광상품으로 만든 일본인들이 대단하다 못해 무섭기조차 하다. 또 인근 일본의 유명한 운젠 온천지구에는 여자 영화배우 마치코의 바위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마치코가 이곳에서 영화촬영을 하다 쉬면서 잠시 포즈를 취했던 바위에 불과한데도 아름답게 장식해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일본 도자기는 한국에서 건너갔는데도 일본 도자기산업의 규모는 엄청나다. 외국에는 일본이 도자기의 원조처럼 알려져 있다. 우리도 관광자원은 일본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관광상품화의 노력과 아이디어가 부족할 뿐이다. 부산 기장, 경남 김해 등에 대규모 민속촌을 건립한다는 계획 등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형 프로젝트 외에 별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도자기체험관 민속무용관 등을 단기간 내에 조성한다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관광산업발전도 아이디어가 좌우하고 이웃 일본에게서 배울 게 많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11-1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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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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