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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910호 칼럼

경제산책/르노-삼성차 출범 이후

김기현/ 문화일보기자

내용
르노-삼성차 출범을 축하하는 대대적인 부산시민환영행사가 12일 부산역광장에서 화려하게 열린다고 한다. 98년 12월 정부의 난데없는 삼성차빅딜 발표 이후 1년5개월 동안 삼성차 직원 협력업체 지역경제계는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정책부재와 지역이기주의 논란, 경제학자들의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중복투자 논쟁 등이 부산을 괴롭혔다. 이 와중에서도 부산시와 시민단체, 부산경제계, 협력업체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일심동체가 돼 삼성차를 살리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벌였다.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아 지역경제 회생의 기틀을 마련하고 새 출발을 하게 됐으니 감격이 클 수밖에 없고 당연히 축하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 삼성차 협상타결 소식이 전해진 최근 중앙언론과 경제학자들의 시각을 종합해 보면 기쁨에 들뜬 부산의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냉정하다. 어쩌면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내수시장의 치열한 자동차산업 경쟁에 대한 우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차 논쟁이 불 붙었을 때 “국가경제를 위해서는 삼성차를 폐쇄하고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나올 정도이니 서울의 입장만 대변하는 이같은 이론들을 다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철저한 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차문제를 2년 이상 연구해온 한 연구원은 사석에서 앞으로 최악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종을 울렸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다국적 기업인 르노가 삼성차의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오히려 한치 앞이 내다보이지 않던 지난해보다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고 했다. 사실 르노는 아직까지 향후 구체적인 기술이전 및 투자, 수출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앞으로 각종 지원을 할 때 르노로부터 적절한 약속을 받아내는 데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삼성차를 살려낸 것처럼 이제는 부산시 다시 힘을 합쳐 진정한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산업을 육성해야 할 때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0-09-1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9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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