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수평선/ 공중화장실
- 내용
- 사람들이 입에 이름을 담기 꺼리는 곳 중의 하나가 화장실이다. 이 때문인지 화장실은 실제를 숨기고 미화한 이름이 참으로 많다. 해외여행을 다녀보면 명칭을 몰라 당황할 정도로 화장실의 영어표현은 토일릿, 워터클로짓, 래버터리, 레스트룸 등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우리 역시 뒷간 측간 통시 변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최상급으로 미화한 것도 있다. 투한과 해우소다. 투한은 한가함을 훔친다는 뜻이고 해우소는 근심을 푼다는 뜻이다. 화장실 이름치고 이같이 아름답고 철학적인 이름도 없을 것이다. 선조들의 화장실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우리는 외국인 앞에서 화장실 이야기만 나오면 왠지 주눅이 든다. 악취와 오물, 낙서 등이 떠오르는 부끄러운 공중화장실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서울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2002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화장실 가꾸기 운동이 한창이다. 서울 송파구청은 공중화장실 내에 꽃그림을 걸고 음악이 흐르게 했다. 외관은 카페처럼 산뜻하게 바꾸었다. 수원시도 꽃과 그림으로 장식하고 신문과 잡지까지 비치한 초호화판 공중화장실을 꾸몄다. 관리가 잘 되자 이용자들의 에티켓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고 한다. ▶올해부터 부산시도 2002년 아시안게임과 월드컵대회를 대비해 쾌적한 도시환경 구축을 목표로 공중화장실 가꾸기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모델화장실\"\을 설치하고 `으뜸화장실\"\을 뽑아 시상도 할 방침이다. 불결하기 짝이없던 공중화장실을 호텔수준 이상으로 관리한다는 게 목표다. 이젠 시민들의 에티켓 발휘가 부산의 화장실문화를 좌우할 때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09-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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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8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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