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고리대금
- 내용
- 인류의 가장 오랜 직업 가운데 하나가 고리대금업이다. 구약성서에 `부자는 가난한 자를 주관하고 빚진 자는 채권자의 종이 되느니라\"\는 구절이 나온다. 2천여년 전 이스라엘 땅에서 사채업이 일정 수준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채권자가 돈을 갚지 못한 채무자의 인식을 가지고 가혹행위를 일삼았음을 짐작케 한다. ▶돈이 궁한 사람은 참담한 결과를 알면서도 불가피 돈을 빌리고 고리대금업자가 파놓은 수렁에 빠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고리대금업자는 예로부터 `악의 화신\"\으로 묘사된다. 세익스피어의 희곡`베니스의 상인\"\에서 돈 대신 채무자의 살을 베려한 샤일록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서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에게 살해당하는 전당포 노파가 대표적이다. ▶우리도 오래 전부터 고리대금업이 성행했다. 조선시대 시장에서 통용되는 장 이자, 즉 장변은 보통 50일에 1할이란 비싼 이자였다. 이 외에 체곗돈 누운변 낙변 가변 간변 등 고리의 종류나 지불방식도 다양했다. 또 개화기에는 중국인과 일본인이 우리의 영세민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면서 채무자의 아내와 딸을 저당물로 삼기도 했다. `빚 물어 달라는 자식은 낳지도 말랬다\"\는 속담이 고리대금의 폐해를 단적으로 대변해준다. ▶`돈을 갚지 못하면 어떤 상해를 가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도록 한 부산의 고리대금 업자들이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여대생과 주부 등을 상대로 월 25%를 선이자로 떼고 이자를 연체할 경우 30~40%의 이자를 받아냈다고 한다. IMF 이후 이같이 샤일록의 스승 노릇을 해도 손색없을 것 같은 사채꾼이 점점 늘고 있다. 대책마련을 서두를 때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06-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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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8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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