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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 ‘지속 가능한 부산관광’ 해법을 찾다

부산 자매도시 바르셀로나에 가다
산·바다·문화·축제·관광 “부산 닮은 스페인 ‘제2 도시’”
“더 많은 관광객?…거주민과 여행자 공존하는 도시로”

내용

지중해의 눈 부신 햇살을 품은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부산이 1983년 아시아 도시 최초로 자매결연을 맺은 특별한 인연의 도시이다. 산과 바다를 품은 지리적 환경은 물론, 해양·항만 인프라와 다채로운 문화·축제의 중심지라는 점까지 부산과 많이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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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글·사진_ 송수미_부산시보·부산시 영어신문 에디터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웅장한 파사드가 인상적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자연주의 양식의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까사 바트요’, 아름다운 옥상 전망으로 유명한 ‘까사 밀라’,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카탈루냐 음악당’ 등 독창적인 건축물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바르셀로나는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이다.


스페인 통계청에 따르면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방의 2025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2천1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서거 100주년으로 더 많은 방문객이 찾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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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옥상 전망으로 유명한 ‘까사 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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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가 리모델링한 저택 ‘까사 바트요’ 야경.

그러나 이 아름다운 도시는 현재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 관광)’이라는 딜레마를 가장 뜨겁게 겪고 있다. 끝없이 밀려드는 방문객으로 인해 임대료는 치솟고 도심은 소음에 시달리며, 결국 오랜 터전을 떠나는 주민이 늘고 있다. 이에 바르셀로나시 정부는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주민의 삶과 관광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정책의 방향을 틀고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지에서 만난 바르셀로나시 호세 안토니오 도나이레 베니토(Jose Antonio Donaire Benito) 관광 책임관은 이러한 정책 방향과 철학을 한 마디에 담았다.

“도시의 고유한 본질과 주민의 일상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관광의 완성입니다.”

도심 과밀과 해양 관광지 관리라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부산이 깊이 새겨보아야 할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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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카탈루냐 음악당’.


부산 관광 ‘전성시대’의 이면

최근 부산의 관광 지표는 가파른 우상향을 그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누적 343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8월 초에 이미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두 달이나 앞당겨진 기록이다. 특히 7월과 8월 두 달 연속 5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부산을 찾았으며, 기존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 프랑스 등 원거리 관광객까지 급증하고 있다.


‘부산관광 전성시대’라고 불릴 정도인 폭발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도시 수용력의 한계라는 또 다른 단면이 공존한다. 해운대와 광안리, 남포동 등 주요 거점 상권이 북적이며 활기를 띠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소음과 교통 혼잡,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인한 주민의 피로감 역시 누적되고 있다. 이것이 밀려드는 관광객 이면의 부작용을 먼저 겪고 치열하게 고민해 온 바르셀로나의 행보에 주목한 이유다.


‘거주할 권리’ 보장…주거·생활·이동권 보호 우선

바르셀로나시의 오버투어리즘 대응은 현지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키는 것에서 출발한다. 관광객용 숙소가 도심 주택가를 잠식하자, 2017년부터 ‘관광 숙박시설 특별 종합 계획(PEUAT)’을 시행해 도심 내 신규 호텔 및 숙박시설 증설을 전면 금지했다. 나아가 2028년까지 시내 모든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 영업 허가를 취소하는 초강수까지 두며 주민을 위한 주거 물량을 강력하게 확보하고 있다.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보케리아 시장’ 등 전통시장에도 엄격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모든 상점은 진열 상품의 최소 50% 이상을 현지 주민이 주로 구매하는 생닭, 생선, 과일, 채소 등 로컬 식재료로 채우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관광객용 간식만 파는 상점으로 변질되어 정작 현지인의 장보기 기능이 상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일상적 이동권을 지켜낸 조치는 매우 인상적이다. 대표 관광지인 구엘 공원 인근의 가파른 언덕길을 오가는 소형 버스는 본래 동네 어르신들의 발이 되어주는 작은 마을버스였다. 그러나 길 찾기 지도 앱을 보고 몰려든 전 세계 여행객들로 매일 만원이 되자, 정작 거동이 불편한 동네 주민은 버스에 타지 못하고 밀려나기 일쑤였다.


바르셀로나시 당국은 해당 버스 노선을 지도 앱 검색 결과에서 아예 삭제했다. 그 결과, 관광객의 유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동네 어르신과 주민들은 다시금 여유롭게 버스를 이용하는 평화로운 일상과 이동권을 되찾을 수 있었다. 디지털 플랫폼 노출 차단만으로 오버투어리즘을 제어한 혁신적인 상생 행정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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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도심 야외 광장에서 휴식을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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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버스가 지정된 구역에 정차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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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관광의 필수 코스인 ‘보케리아 시장’.

관광 수익, 지역사회 환원

관광으로 확보한 재정을 지역사회에 되돌려주는 환원 구조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근 바르셀로나는 시내에서 숙박하지 않는 단기 체류 크루즈 및 당일형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세를 1인당 5유로에서 24유로로 대폭 인상할 예정이다. 이 세수를 활용해 시가 직접 과밀 구역의 기념품 가게 등 관광객 전용 점포를 직접 매입한 뒤, 주민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서점, 빵집, 로컬 식당 등 생활 밀착형 상점으로 전환하고 있다.


스마트 데이터를 활용한 교통 및 인파 통제망도 촘촘하다. 대형 관광버스의 무분별한 도심 진입을 막기 위해 강력한 통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버스 기사들은 전용 앱을 통해 사전에 등록·결제를 완료해야만 지정된 시각에 지정된 구역만 진입해 정차할 수 있으며, 승하차 시간도 10분으로 제한된다. 이를 통해 도심을 배회하는 대형 관광버스들의 진입 총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고질적인 교통 체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관광객 밀집으로 피해를 보는 주요 구역을 ‘대규모 유동 인구 관리 구역(EGA)’으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카메라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4시간 단위로 주민과 관광객의 유동 인구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인파의 동선 분산을 유도하는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전 세계인이 몰려드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 공원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특정 기간에 이곳은 관광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어린이 놀이터 등 주민만을 위한 공간이 된다. 일상의 휴식처를 시민에게 되돌려준 것이다.


시민이 먼저 행복한 관광도시

세계적인 해양 관광지로 도약하는 우리 부산은 지금 ‘관광과 일상의 공존’이라는 핵심과제 앞에 서 있다. 관광객이 증가하는 만큼 시민의 평화로운 일상과 관광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수용력 관리가 필요할 때다. 무분별한 관광 숙박업 제한부터 촘촘한 인파 통제, 지역 상권 살리기까지. 바르셀로나가 보여준 일련의 정책들은 도시의 최우선 목표가 다름 아닌 ‘시민 삶의 질 향상’임을 확인시켜 준다.


시민이 먼저 행복하게 머무르는 도시. 그것이야말로 전 세계인이 찾아오고 싶어 하는 진정한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 부산의 모습일 것이다.

작성자
부산시보
작성일자
2026-10-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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