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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512호 전체기사보기

발레코어로 세계의 문 두드리는 이유?…부산은 성장 기반 다 준비된 도시니까요

‘2025년 스타 소상공인’
부산시 지원, 든든한 힘

내용

산업화 시기, 부산은 대한민국 섬유·신발 산업의 생산과 수출을 이끌던 대표 도시였다. 오랫동안 축적한 제조 역량과 디자인 감각은 지금도 지역 산업의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한다. 라이프스타일의 가치가 커지고, 개인 취향이 분화되는 시대가 되면서 부산에서는 패션 분야 젊은 창업가들의 기세가 눈부시다.


∎김성준 댄스팜코퍼레이션 대표

부산의 이 같은 변화 흐름에서 발레복을 기반으로 ‘발레코어(Balletcore : 발레복과 일상복을 결합한 패션)’ 시장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진출에 나선 기업이 있다. 2025년 부산시 선정 스타 소상공인에 이름을 올린, 동구 초량에 본사를 둔 ‘댄스팜코퍼레이션’이다. 틈새시장에서 출발해 어떻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지 김성준 대표(36)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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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팜코퍼레이션의 브랜드 ‘메시아’는 부산과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발레코어 트렌드와 맞물려 발레 실루엣의 일상복 브랜드 ‘디아트레(THE ATRE)’를 론칭했다.


로스쿨 준비하던 청년 서면 옷 가게에서 미래를 발견하다

“대학 시절 한미 학생회 한국 대표단 의장을 맡을 정도로 정치와 국제관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변호사가 되어 시민사회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2014년 서울에서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던 김 대표는 잠시 어머니의 옷 가게를 돕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왔다. 한때 서면 중심가의 유명 매장이었지만, 온라인에서 정가의 30% 수준으로 판매되던 시절 오프라인 매장은 빠르게 쇠락하고 있었다. 매출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임대료 부담은 커졌다. 2∼3개월만 돕겠다는 마음은 곧 부산에 정착하겠다는 결심으로 바뀌었다.


“하루 12시간씩 매장에 서 있으니, 문제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어머니 가게는 특히 온라인 전환에 뒤처져 있었습니다.”


당시 취급 품목 가운데 발레복에 주목한 그는 지하 창고를 임대해 온라인 쇼핑몰 ‘메시아(Messiah)’를 열었다. 해외 제품을 수입해 판매했고, 검색광고를 독학하며 발레복 키워드에서 빠르게 상위에 오르며 오프라인의 ‘메시아’는 온라인에서 부활했다. 그의 첫 성공은 ‘좁은 시장’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시장을 선택한 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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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발레 문화’를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번역하다

메시아의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김 대표는 자체 브랜드 구축의 필요성을 느꼈다.

“온라인 시장은 가격 경쟁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어요. 이 한계를 넘어서려면 우리만의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일본 도쿄, 오사카의 발레 스튜디오와 브랜드 매장을 찾아다니며 시장을 조사했다.


“일본에서는 발레를 입시나 진학이 아닌, 평생 즐기는 취미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어요. 백발의 수강생들이 천천히 움직이며 스튜디오를 채우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발레가 엘리트 운동이 아니라 일상 속 취미로 자리 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이후 김 대표는 단순한 기능성 의류가 아니라 패션·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에 집중했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전공자 중심의 기능성 대신, 일반 소비자가 원하는 편안함과 아름다움의 균형(팔 라인을 정리해 주는 소매, 허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절개, 일상복과도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컬러 톤)을 정확히 짚어낸 덕분이었다.


우아한 일상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다

“발레복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일상에서 발레를 접할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생각은 발레 스튜디오 ‘메시아컬쳐스튜디오’ 운영으로 이어졌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운동 시설이 문을 닫던 시기에도, 그의 스튜디오는 오히려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가고 싶은 곳’이 됐다.


김 대표는 발레복 브랜드에서 멈추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발레코어 트렌드와 맞물려 발레 실루엣의 일상복 브랜드 ‘디아트레(THE ATRE)’를 론칭했다. 발레 경험이 없는 소비자들도 우아한 실루엣과 무드를 일상의 스타일로 즐기고 싶어한다는 니즈를 읽어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발레와 필라테스, 요가를 결합한 바레(Barre)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요. 발레 기반의 일상복 라인도 확장하고 있고, 수출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건 브랜드의 본질을 확장하는 일입니다. 발레를 했든 안 했든, 발레에서 느껴지는 우아함과 미학을 옷, 운동, 생활 전반으로 풀어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부산에서 완성된 댄스팜의 성장 기반, 이제 세계를 향해

그는 사업 확장에 이르는 과정에서 부산이라는 도시가 갖는 이점을 강조한다.


“부산역에서 (서울) 동대문시장까지 3시간대 생활권이고 부산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글로벌 도시로 트래픽이 있죠. 지역 대학에 패션디자인 인재도 많고, 부산시가 라이프스타일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도 큰 힘이 됩니다. 이런 요소들이 하나씩 연결되면서 우리의 성장 기반이 완성되었습니다.”


창업을 고민하는 부산 청년들에게 그는 이렇게 조언한다.


“좋은 멘토를 빨리 만나고, 일단 짧게라도 회사 생활을 경험해 보세요. 어떤 분야든 전문성을 갖추면, 부산에서도 충분히 세계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부산의 산업 DNA가 늘 도전하는 젊은 힘과 함께해 온 것처럼, 발레복에서 출발한 그의 작은 발걸음은 머지않아 세계 무대에서 우아한 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글·목지수 ㈜싸이트브랜딩 대표/월간 ‘집앞목욕탕’ 발행인

작성자
부산이라 좋다
작성일자
2025-11-2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51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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