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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통권 122호 부산이야기호 전체기사보기

기술상무로 ‘정항우 케익’ 재기 큰 힘 발휘 … 대표상품 ‘마루롤 12종’ 개발 ‘히트’

“더 예쁘고 맛있는 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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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영 ‘정항우 케익’ 기술 상무는 ‘정항우 케익’ 재기에 큰 역할을 했다. 대표상품 ‘마루롤 12종’도 정 상무의 작품이다.

 

‘정항우 케익’이 돌아왔다. 부산의 향토기업이 2006년 부도 후 재기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많은 부산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재도약을 이끌어낸 것은 정항우 회장을 비롯한 온 가족이지만, 둘째아들 정대영(35·사진) 기술상무의 역할이 단단히 한몫했다. 

 

고3 때 ‘빵 만들어야겠다’ 다짐 

정 상무의 부친 정항우 회장은 13세에 제빵기술을 익혔고, 25세에 경남 진해 최고의 빵집인 ‘백장미 제과’의 공장장으로 직원 50여명을 거느렸던 최고 기술자였다. 이후 부산의 ‘백구당’을 거쳐 1981년 양정에서 ‘반도제과’라는 개인제과점을 열었다.정 상무는 반도제과 시절을 이렇게 추억한다. “아버지가 국내 최초로 바케트에 생크림을 얹은 빵을 만들었어요. 인기 최고였죠. 동호여상으로 가는 길목에 제과점이 있었는데 등교시간마다 33㎡(약 10평) 정도의 작은 매장이 여고생들로 꽉 찼죠.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아침마다 그 누나들을 헤치고 나가 학교를 가야 했어요.” 밥보다 빵을 많이 먹고 자랐고, 빵집 아들이라고 ‘브래드 피트’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시절이다. 정 상무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공무원을 진로로 잡았었는데, 3학년 때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 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 생신날 빵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선물 받은 것보다 더 좋아하셨죠.” 

그는 낮에는 제빵제과기술을 익히고 빵을 만들기 위해 가톨릭대 경영학과 야간에 진학했다. 학교를 2년여 다니다가 본격적으로 빵을 만들기 위해 휴학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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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영 상무는 크로와상 전문점을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확한 모양에 최고의 맛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세계 최고의 크로와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일본 유학 중 부도 … 공부·일 병행하며 재기 준비

정 상무는 프랑스 리용국립제과학교로 갈 수도 있었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빵을 만들기 위해서 일본 최고의 제과학교인 동경제과학교로 진학했다. 그런데 유학 도중 정항우 케익의 부도소식이 전해졌다. 2006년이었다. “그 소식을 들은 후 5일 정도는 밤잠도 못 잤어요. 견뎌내자고 결심했죠. 자전거로 30분을 달려 학교에 갔고,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었어요. 기술자가 돼 내 가게를 차려야지 하는 계획도 세웠어요.”

정 상무는 일본 도쿄의 ‘동큐베이커리’에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했다. 프랑스 동큐베리커리의 일본 지점으로 일본에서도 손에 꼽는 유명 제과점이었다. 외국인을 아르바이트로 받아들이는 것도 처음이라는 그 곳에서 1년간 근무했다. 

“6개월 만에 실력을 인정받아 6년 이상 일한 일본인들보다 높은 직급을 달고 일했죠. 그만둘 때 전 직원이 송별회식까지 해줬어요. 회식도 각자 더치페이로 계산하는 일본인들이 저에게는 돈 내지 말라고 하더군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요.” 

2007년 ‘동경제과학교 졸업생 기술대회’ 케익부분 금상을 수상한 정 상무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 

“부산으로 선뜻 돌아오는 것이 좀 무섭고 힘들어서 전남 해안 땅끝마을에 갔어요. 저에게 처음으로 빵을 가르쳐준 스승님이 그곳에 있었거든요.” 그의 첫 스승은 이원용 씨이다. 정항우 회장이 서울에서 스카웃해 온 우리나라 최고의 기술자였다.  

정 상무는 28세에 전국 5대 빵집 중 하나로 불리는 광주 

‘베비에르 제과점’ 총부장(셰프)으로 스카웃됐다. “베비에르에서 20대 총부장은 처음이었대요. 직원들이 저보다 나이가 많았고, 자존심 상해 그만두는 기술자도 있었지만 곧 인정받았어요. 3년쯤 됐을 때 아버지 연락을 받고 부산으로 돌아왔어요. 베비에르 사장님이 ‘정 셰프는 맛을 낼 줄 안다’며 저를 많이 붙잡았죠.”

“정항우 케익은 기술력이 있으니 해볼만하다”는 재기 의지로 남포동에서 2013년에 다시 문을 열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다시 시작한 정항우 케익은 부산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정 상무는 ‘마루롤 12종’을 출시했다. 기존의 롤케익과는 달리 색감과 맛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조각롤 세트이다. 12종 세트는 먹기도 아까울 만큼 예쁘다. 롤케익 세트는 정항우 케익이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한 제품으로 곧 정항우 케익의 대표상품으로 떠올랐다. 

 

정항우 케익으로 돌아와 신제품 개발 매진

정 상무는 크로와상 전문점을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크로와상만 두 달 동안 생각하고 개발했어요. 재료에 따라 여러 가지 맛의 크로와상을 만들 수 있어요. 기술자로서 정확한 모양에 최고의 맛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세계 최고의 크로와상을 만들 겁니다. 프랑스와 승부해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로 정항우 케익을 진출할 계획도 세웠죠.” 

막 구워낸 크로와상이 나오는 시간에 고객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장면이 절로 상상이 간다.

“지난 8월 결혼했는데, 아내가 저더러 저의 뇌구조를 그림으로 그리면 99%가 빵이고, 1% 정도가 자기일거라고 해요.”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빵에 미쳤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정대영 상무가 앞으로 얼마나 맛있는 제품을 개발해 내놓을지 기다려진다. 

 

 

 

작성자
박현주
작성일자
2016-11-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통권 122호 부산이야기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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