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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16년 11월호 통권 121호 부산이야기호 전체기사보기

걸걸한 목소리·어눌한 발음 · 말더듬는 아이 혼내면 역효과

Culture & Life / 닥터B의 의학칼럼 / 어린이 음성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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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동탸∼ 댜동탸∼”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에 한 아이가 울면서 떼를 쓰고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아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라는 단어를 ‘댜동탸’와 같이 발음한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 말을 시작하고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다소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 이러한 발음을 ‘귀여운 아이 발음’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겨버리고는 한다. 물론 만 6세 전후로 목소리를 내는 신체 기관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발음은 자연스럽게 또렷해지고 어느새 또박또박 말을 잘 하게 된다. 그러나 발음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고 초등학교에 진학했는데도 여전히 아기같이 말한다면 한 번쯤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간단한 진료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취학 전이라도 유치원에서 발음이 이상하다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아이가 사람들과 정상적인 대화를 하지 못하고 위축된다고 느껴진다면 전문 기관의 진료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설소대 짧거나 편도 크면 정확한 발음 어려워

아이의 발음이 부정확한 이유 중 첫 번째는 ‘설소대 단축증’이다. 설소대 단축증은 흔히 하는 말로 ‘혀가 짧다’고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혀의 아랫면과 입의 바닥(구강저)을 연결하는 막인 설소대가 짧아 혀의 운동이 제한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0∼9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설소대 성형술이 지난 2011년 2천339건에서 2015년 3천489건으로 수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체 연령 대비 아동들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과거 50% 정도에서 최근 60∼70%대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설소대 단축증인 아이가 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 발음에 관한 부모의 관심도가 증가함을 보여주는 예다. 설소대 단축증이 있는 아이에게 ‘메롱’을 시켰을 때 혀끝이 입술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알파벳 ‘W’ 모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간단한 수술과 발음 교정 치료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비편도나 편도가 과도하게 크거나 코에 문제가 있어도 아이의 발음은 달라질 수 있다. 비편도나 편도가 크거나 코에 이상이 있는 경우, 그 정도에 따라 약물이나 수술, 그리고 발음 교정 치료로 발음이 좋아질 수 있다. 드물게 아이의 성장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 부정확한 발음이 나타날 수도 있다.

 

 

소리 많이 지르는 아이 성대 상처 주의해야

귀여운 아이들 중에 유독 걸걸한 목소리, 일명 ‘허스키 보이스’를 소유한 아이를 만나기도 한다. 조금만 자세히 들어보면 꽤 많은 아이가 어른처럼 목소리가 쉬어 있거나 굉장히 힘을 주면서 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수나 선생님, 상업 종사자 등 목소리 사용이 많은 사람에게 흔한 성대 결절이 아이들에게도 생길 수도 있다. 아이들도 엄마나 친구들에게 크게 소리를 잘 지르고, 잘 울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권도 등 기합을 넣고 큰 소리를 많이 지르는 운동을 열심히 한 아이에게도 성대 상처가 잘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아이에게 목 안에 작은 혹이 생긴 것을 보여주고, 그 이유를 가르쳐 주고 아이 눈높이에 알맞은 음성 치료를 해주면 다시 맑고 고운 아이 목소리로 돌아갈 수 있다. 미취학 아동의 발음 이상 원인 중에는 청력 저하, 즉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정상적인 발음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아이 발음 이상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부모와 선생님의 세심한 관심으로 아이가 알맞은 시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말더듬 오래가면 교우관계 위축

말더듬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 앞에서 씩씩하게 말하지 못하고 자꾸 말을 더듬는 아이를 보면서 ‘똑바로 말해! 왜 더듬어!’라며 다그치고 꾸중을 하는 부모님과 선생님이 많다. 그러나 말더듬는 증상이 일상생활에서 반복된다면 아이에게 더듬지 말라고 혼을 낼 것이 아니라 전문 이비인후과나 음성 치료실에서 원인을 찾고, 아이에게 알맞은 치료를 통해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말더듬은 단순히 호기심에서 따라하다가 버릇이 되는 경우도 있고, 부모·형제 등의 유전 영향도 다소 있을 수 있어 꼼꼼하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의 발음과 목소리 문제를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자주 지적을 받으면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기 때문에 의사소통 능력의 발달이 늦어지고, 친구 간의 대화와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아이일수록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고, 적절한 시점에 알맞은 치료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발음, 목소리 치료는 병원에서 놀이처럼 쉽고 즐겁게 진행한다. 매일 병원과 치료실을 드나드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가족들이 모두 아이의 목소리 선생님이 돼 생활 속에서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도록 보호자에 대한 교육도 함께 시행한다. 경우에 따라 해당 치료에 대해 실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어, 우리 아이의 발음과 목소리가 걱정된다면 부담 없이 병원에 내원해 상담 받길 권한다.

 

작성자
손희영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비인후과 과장
작성일자
2016-10-3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16년 11월호 통권 121호 부산이야기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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