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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화’… 더 깊어진 BIFF, 크고 고요하게 흐른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중간 점검
푸른 불꽃처럼 차분하고 뜨거웠다 … 가을 물들이는 최고의 영화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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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6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영화배우 설경구 한효주의 사회로 열린 이날 개막식에는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영화배우 김의성·조민수, 영화감독 임권택·김기덕 등 국내외 영화배우와 영화 관계자, 관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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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전경. 올 개막식은 예년보다 차분했지만, 한층 깊어지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년보다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영화팬들의 사랑과 애정은 변함없이 뜨거웠다. 이날 낮 12시께부터 영화의전당 주변에는 영화팬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팬들의 준비는 철저했다. 장시간 대기 시간을 힘들고 지루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 돗자리, 김밥 등 간단한 간식과 음료수를 준비하고 출입문 앞에서 자리 잡았다. 
 

국내 영화팬보다 일본과 중국에서 온 영화팬들이 더 많이 느껴질 정도였다. 일본어와 중국어, 한국말 세 개의 언어가 한 곳에서 뒤섞이는 진풍경은 올해도 연출됐다. 예년보다 중국 관광객들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BIFF 개막 이전에 열렸던 '2016 부산 원아시아페스티벌'의 영향으로 부산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부산에 체류하며, BIFF까지 즐기며 부산의 축제를 만끽하고 있다는 것을 이날 개막식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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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영화 '곡성' 야외 무대인사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 친한파 배우로 알려진 쿠니무라 준은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해외 스타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 BIFF를 빛낼 영화계 스타들은 오후 5시 30분쯤부터 속속 도착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로고로 래핑한 공식차량이 도착할 때마다, 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은 스타와 영화 관계자들이 속속 비프힐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타들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던 자리는 올해 처음 판매한 사이드 좌석. 그 중 레드카펫이 시작되는 구역은 스타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자리로 인기를 끌었다. 사이드 좌석은 선착순 입장으로, 앞자리를 차지하려는 영화팬들이 오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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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정우성과 주지훈의 등장으로 영화 '아수라' 야외무대인사가 열렸던 지난 8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는 그야말로 '아수라'가 됐다.

 

○… '아시아작가연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혹은 이란영화의 영원한 오늘'이라는 주제로 BIFF 포럼이 지난 8일 동서대 센텀갬퍼스에서 열렸다.
 

이왕주 부산대 교수의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에 대한 3개의 정의'라는 발제로 시작된 이날 포럼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장남 아흐마드 키아로스타미, 세이폴라 사마디안과 그의 영화에 스태프로 참여한 바 있는 쇼흐레 골파리안 등이 참석했다. 
 

먼저 아흐마드는 "아버지는 완벽하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하려고 하셨다. 아버지의 단골 샌드위치 집이 있었는데, 그 가게는 간단한 재료로 심플하지만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당신의 작품과 비슷하다고 말씀하셨다"며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작품 세계를 일화를 통해 소개했다. 일본에서 30년간 살고 있다는 골파리안은 "1993년부터 감독님의 전작을 일본에 소개했으며, '사랑에 빠진 것처럼'에는 조감독으로 참여했다. 어느 날 밤 도쿄 롯본기를 산책하다가 호객행위를 하는 여자들에 대해 물어서 그들이 학생들인데 돈이 없어서 이런 일을 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사랑에 빠진 것처럼'을 만들었다. 사소한 것을 이야기로 만드는 재능이 있는 분이었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사마디안은 자신이 다큐멘터리 '키아로스타미와 함께 한 76분 15초'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는데, 아흐마드는 "아버지는 카메라 앞에서 어색해하셨다. 그런데 오직 사마디안 감독의 카메라 앞에서는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를 보여준다"며 사마디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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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클래스-나의 인생, 나의 영화'에 나온 이란의 유명 촬영감독 마흐무드 칼라리는 범접할 수 없는 거장의 아우라를 보여주었다.
 

○…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이자 69개국 299편 영화 상영의 시작을 알리는 '춘몽'의 기자회견이 개막식에 앞서 지난 6일 오후 4시 20분 동서대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강수연 BIFF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춘몽'의 장률 감독과 배우 한예리 양익준 이주영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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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춘몽' 야외 무대인사에서 장률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상 속의 풍성한 유머와 여유가 느껴지는 '춘몽'은 서울 변두리인 수색을 배경으로 거동 못 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작은 술집을 하는 여자 예리와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는 청년 익준, 종빈, 정범의 이야기를 그린 흑백 영화다. 배우로도 활동하는 양익준 감독을 비롯해 윤종빈, 박정범 감독 등 충무로의 젊은 영화감독들을 주연배우로 캐스팅한 것이 눈에 띈다.
 

BIFF와 인연이 많은 장 감독은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에 대해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해서 솔직히 약간 놀랐다"고 말했다. 
 

○… 영화제 기간 중 첫 주말인 지난 8일에는 수많은 스타가 영화제를 찾았다.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여배우 2명이 오픈토크 무대에 섰다. '덕혜옹주'로 데뷔 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은 손예진과 신작 '죽여주는 여자'에서 성매매로 살아가는 65세 '박카스 할머니' 역할을 해낸 윤여정이 BIFF 오픈 토크 무대에서 영화팬과 만났다.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했던 비프 빌리지가 파손되면서,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로 장소를 옮겨 개최된 두 여배우의 오픈토크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두 사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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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의 여신 손예진은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 초대손님이었다. 영화 '덕혜옹주'로 만개한 연기력을 과시했던 손예진은 오픈 토크에서 영화와 BIFF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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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여주는 여자' 오픈 토크에서 관객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배우 윤여정. 노배우의 기품과 관록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작성자
김영주/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작성일자
2016-10-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74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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