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관광객 북적이는 광안리··· 전통문화 맥 이어가는 역사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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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은 해운대와 더불어 부산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다. 부산을 대표하고 한국을 대표한다. 수영 관광의 중심은 광안리해수욕장이다. 맑고 푸른 바닷물과 곱고 보드라운 모래가 관광객 몸과 마음을 맑고 푸르게 하고 곱고 보드랍게 한다. 테라스를 갖춘 카페와 식당이 해변을 따라 늘어선 카페거리, 해마다 10월이면 광안대교를 화려하게 수놓는 부산불꽃축제, 비디오 아트 창시자 백남준 등 국내외 작가의 해변 미술품, 해변 곳곳에서 펼쳐지는 길거리 라이브 공연, 차 없는 거리 문화공연 등도 광안리 명물이다.
광안리해수욕장·민락수변공원 … 해운대와 함께 관광 1번지
광안리해수욕장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에선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남천동 해변공원 앞 공유수면에 조성된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는 국내 종합 해양레포츠시설 맏형 격이다. 해양레포츠 보급과 사계절 종합 운용을 표방하며 2011년 4월 생긴 센터는 계류장과 장비보관실, 탈의실, 샤워실을 갖췄다. 윈드서핑, 래프팅보트, 웨이크보드, 바나나보트, 카약, 스킨스쿠버, 땅콩보트 등 20여 종목의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장비를 대여해도 되고 개인장비를 보관해도 된다. 공익시설이라 사용료는 생각보다 저렴하다. 초·중·고교생과 시민 대상 체험과 강습 프로그램은 초보자 딱지를 금방 떼게 한다. 예약 등 문의(622-0201 / www.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kr)
광안리해수욕장과 수영강 사이 민락수변공원은 1997년 조성한 한국 최초의 친수공원이다. 바다와 맞닿은 공원 광장은 명물 중의 명물이다. 평일 저녁이나 휴일이면 인파가 넘친다. 최대 4만명 정도를 수용한다. 가족이나 동료, 연인, 결혼식 하객이 돗자리에 둘러앉아 바다 정취를 즐기는 장면은 언제 봐도 푸근하다. 회 센터에서 장만한 횟감과 초장, 노점에서 사 온 깻잎이며 상추가 단골 상차림이다. 민락어민활어직판장, 민락회센터, 민락씨랜드 같은 회 센터가 인근에서 성업 중이다. 활어 파닥대는 광안리 바닷가 횟집은 집집마다 맛집이고 집집마다 달인이다. 남천해변시장 횟집들도 마찬가지다.
▲❶ 수영구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광안리해수욕장은 해마다 여름이면 ‘차 없는 거리’로 변신, 거리공연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❷‘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에서는 다양한 종목의 해양레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
조선시대 해안 방어 책임진 수군 주둔
수영강은 부산에서 낙동강 다음 가는 긴 강이다. 원래 이름은 ‘사천’이었으나 조선시대 수군부대가 주둔한 좌수영성이 생기면서 ‘수영강’으로 바뀌었다. 수군이 주둔했던 수영은 조선시대 해군도시였다. 이름에 ‘영’자가 들어가는 경남 통영도 그랬다. 조선시대 경상도 해안방어는 수영과 통영이 책임졌다.
호국의 간성 수영에는 유적이 널렸다. 대표적인 게 ‘수영사적공원’이다. 수영사적공원은 수군이 주둔했던 좌수영성 성터에 조성한 공원이다. 수령 이하는 모두 내려야 했던 ‘하마비’며 성문, 성벽, 그리고 33기에 이르는 지휘관 ‘선정비’ 등은 수영이 유적의 보고, 역사의 보고임을 알려 준다. 수군 무술 연마장과 무술 시험장으로도 쓰였던 광안4동 장대터, 왜적 동태를 감시하던 민락동 백산 점이대와 광안2동 토산 망경대 등도 군사시설에 들어간다.
수영은 전통도 빛나고 문화도 빛난다. 전통은 문화에 스며들고 문화는 전통에 스며들어 수영을 멋스럽게 한다. 전통에 빛나는 수영 문화의 상징이 ‘수영야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3호 수영야류 역사는 200년 남짓. 수군부대 지휘관인 수사(水使)가 경남 합천 초계 밤마리 광대 패를 데려다 공연하면서 비롯됐다고 한다.
야류는 들놀음. 들놀음을 낙동강 동쪽에선 야류라 하고 서쪽에선 오광대라고 한다. 수영야류, 통영오광대 하는 식이다. 수영사적공원 내 수영민속예술관과 수영사적원은 수영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보존하고 알린다. 수영고적민속예술보존협회는 전통 민속공연은 물론 풍물과 춤과 같은 전통문화를 가르친다.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2호 수영농청놀이와 제22호 수영지신밟기도 수영의 문화이자 전통이다.
수영야류·좌수영어방놀이 등 전통문화 계승
중요무형문화재 제62호 좌수영어방놀이는 조선시대 수영지방 어방의 전승이다. 어방(漁坊)은 옛날 어촌 공동체. 어로가 주요 생계수단이었던 수영은 일찍이 어방이 발달했다. 공동으로 작업하면서 노동요를 불렀다. 그것이 1970년대 재현됐고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어부들이 바닷가에서 후릿그물로 고기를 잡으며 부르는 여러 노래와 몸짓이 좌수영어방놀이의 근간이다.
수영구는 2001년부터 남천·민락 활어축제, 광안리 해변축제, 남천동 벚꽃축제를 ‘광안리 어방축제’로 통합해 전통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돌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유망축제로도 선정된 ‘광안리 어방축제’는 매년 4월 말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제16회 축제는 지난 4월 22일부터 사흘간 열렸다. 수영야류, 좌수영어방놀이, 수영농청놀이 등 문화재 공연과 더불어 경상좌수사 행렬 등 다양한 전통을 볼 수 있는 축제다.
1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정과정곡’은 수영 문화 최고봉이다. ‘정과정’은 고려시대 수영강 모래톱에 있던 정자. 고려 의종 때 임금의 총애를 받던 동래정씨 ‘정서’가 반대파들의 모함을 받아 고향인 동래로 귀양살이를 와 유배생활을 하던 곳이다. ‘정서’가 지은 ‘정과정곡’은 고려가요 가운데 유일하게 지은이가 알려진 곡으로 유배지에서 신하가 임금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과정 유적지는 2003년 부산시 기념물 제54호로 지정, 지금은 망미2동에 정과정 시비를 비롯한 팔각정자, 놀이마당, 휴게마당을 포함한 소공원으로 남아있다.
선소유허비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이다. 선소유허비는 조선시대 군함이 정박했던 곳에 세운 비. 수영강을 낀 현대아파트 101동과 103동 사이에 있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도 여기 정박했었다. 지금은 매립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선소유허비는 어른 키 두어 배는 됨직한 빗돌로 하단엔 유래를 새겼고 상단엔 시를 새겼다. 시는 조선 3대 가인이라 불리는 노계 박인로의 선상탄이다.
▲❶ 중요무형문화재 제62호 ‘좌수영어방놀이’는 조선시대 수영지방 어부들이 바닷가에서 후릿그물로 고기를 잡으며 부르는 여러 노래와 몸짓을 계승한 것이다.▲❷ ‘광안리 어방축제’는 수영야류, 좌수영어방놀이, 수영농청놀이 등 문화재 공연과 더불어 경상좌수사 행렬 등 다양한 전통을 볼 수 있는 축제다.
부산 KBS·MBC 소재 … 국내 두 번째로 큰 남천성당
수영은 부산 언론의 한 축이다. KBS, MBC 양대 방송이 수영에 있다. 메이저 방송과 일간지를 통틀어 두 군데 언론사가 둥지를 튼 지자체는 부산에선 수영구가 유일하다. KBS 부산방송총국은 초량 대로변에 있다가 1987년 6월 수영구 남천동으로 이전했다. MBC 부산문화방송은 한국 최초 민간 상업방송. 서울문화방송보다 2년 먼저 개국했다. 1997년 3월 중앙동 국제회관에서 수영구 민락동으로 옮겼다.
수영은 종교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도시다. KBS 옆 남천성당은 부산교구장 주교좌성당이며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성당이다. 광안리 수녀원이라 불리는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녀회 명성도 남천성당 못지않다. 올해 9월 수녀회 설립 85주년을 맞는다. 수녀이자 시인인 이해인 수녀도 거기 있다. 남천성당 뒷길 ‘남치이 인문학거리’ 시화를 음미하며 광안리 수녀원에 이르는 길은 명상의 길로 명명해도 되겠다. 전통사찰지정 제8호 망미동 영주암, 제28호 민락동 옥련선원, 월남전 승전을 염원해 1972년 창건한 한강이남 최초의 군 법당 광안동 금련사 등도 수영의 종교를 웅숭깊게 한다.
소극장·인문학 공동체 등 문화 인프라 풍성
수영은 묘한 데가 있다. 1년 내내 관광객이 넘쳐나고 유적이 많고 문화가 예스러우면서도 기운은 대단히 젊다. 부산에서 청년과 장년의 조화가 절묘한 곳이 수영이다. 금련산청소년수련원과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 부산에서 가장 학원이 많은 학원가가 청년을 위한 공간이라면 인문공동체를 추구하는 ‘빈빈’과 ‘수이제’ 등은 중장년을 위한 공간이다.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은 나이를 뛰어넘어 지역과 동화하고 주민과 동화한다. 문화매개공간 ‘쌈’도 돋보인다. 금련산청소년수련원 시민천문대는 청소년과 시민을 위해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시민천문대 공개관측 행사’를 무료로 운영한다.
연극 전용 소극장도 수영을 우쭐거리게 한다. 액터스, 공간, 디코, 6번출구, 레몬트리, 청춘나비, 부산메트로홀, 삼주아트홀 등의 소극장은 수영 연극이 가진 뜨거운 기운을 퍼뜨린다. 구본호 서양화가가 관장을 맡아서 공공미술과 공공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티엘갤러리, 안목과 기획력이 뛰어난 김기봉 선생이 경영하는 미광화랑 등은 수영 문화를 다채롭게 한다.
수영은 축제도 다채롭고 풍성하다. 했다 하면 인산인해다. 구경꾼이 파도처럼 모여든다. 앞서 소개한 부산불꽃축제와 광안리어방축제, 차 없는 문화의 거리가 그렇고 수영전통달집놀이, 수영전통민속예술제, 광대연극제, 부산바다축제가 그렇다.
수영팔도시장은 2015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됐다. 수영팔도문화마을 조성사업, 좌수영성 일원 재창조사업이 함께 펼쳐진다. 수영팔도시장 야시장은 수영을 낮에도 풍성하게 하고 밤에도 풍성하게 한다.
‘2015년 삶의 질 만족도 1위.’ 수영구는 주민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 부산·울산·경남 최고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지역발전위원회는 수영구를 2015년 주민 삶의 질 만족도 부·울·경 1위로 발표했다. 자연과 전통,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진 수영은 나라에서도 주목하는 주민 만족도시, 주민 공감도시로 나아간다.
- 작성자
- 동길산 시인
- 작성일자
- 2016-04-2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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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5호(2016년5월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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