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먹고, 구워 먹고, 말려 먹고…영양·맛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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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오징어는 회·무침·구이·젓갈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해산물이다(사진은 오징어 회).
오징어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국민 대표식품이다. 회, 숙회, 무침, 포, 국, 구이, 젓갈, 심지어 먹물까지 다양하게 요리해 먹을 정도로 요리법과 먹는 방법이 ‘천차만별’인 한국인 밥상에 즐겨 오르는 해산물이다.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오징어는 참오징어, 무늬오징어, 쇠오징어, 화살꼴뚜기, 창꼴뚜기, 귀꼴뚜기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몸 속에 석회질의 딱딱한 뼈가 들어 있는 종류를 갑오징어라 부르고, 얇고 투명한 뼈가 들어 있는 종류를 오징어라 부른다.
옛 문헌에 따르면 오징어를 오적어(烏賊魚), 오즉(烏), 묵어(墨魚), 흑어(黑魚) 등으로 기술하고 있다. ‘서월지(西越志)’에 따르면 ‘까마귀를 즐겨 잡아먹기에 오적어(烏賊魚)라 이름 지었다’고 전한다. 물 위에 죽은 채 떠 있다가 까마귀가 먹이인 줄 알고 내려앉으면 물속으로 끌고 들어간다는 것. 새카만 먹물을 내뿜는다 하여 흑어(黑魚)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 오중어, 오증어, 오적이, 오직어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단백질·아미노산 등 영양 풍부
담백하면서도 씹을수록 쫀득한 오징어는 회로 먹거나 굽거나 말려서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인 해산물이다. 영양성분도 탁월해 남녀노소에게 모두 사랑받는 식재료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아미노산과 타우린 성분을 다량 함유해 웰빙 건강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성장기 아동이나 공부하는 학생, 원기를 충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이기도 하다.
오징어의 그 첫맛은 뭐니 뭐니 해도 회. 오징어를 저미듯 포를 뜨고, 그 포를 실처럼 썰어내 회고추장이나, 참기름소금장에 찍어먹으면, 사르르 입에서 눈 녹듯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회를 얇게 썰면 썰수록 그 맛이 부드럽고 담백해지는데, 한때 민락동 생선회 좌판의 아지매들이 특히 오징어회를 잘 떴다. 얼마나 얇게 회를 떴으면 회 두께가 소면 가닥 정도로 바늘귀에 꿰면 꿰일 정도였다.
30여년 전만해도 생산지 외에는 활오징어회를 먹지 못했다. 오징어를 활어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필자도 30여년 전, 동해안에 가서야 오징어회를 처음 먹어봤을 정도이니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때문에 오징어는 주로 반찬과 국거리용의 물오징어와 고급간식과 안주용의 마른 오징어로 유통됐다.
마른 오징어는 최고의 간식거리이자 어른들의 술 안주였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오징어를 씹지 않으면 영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고, 회사 상사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씹을 때도 이 마른 오징어는 꽤나 궁합이 맞는 음식이었다.
그 외에도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는 ‘오징어국’은 어머니 비장의 국거리였다. 오징어 한 마리면 온가족이 먹고도 남을 오징어국 한 솥을 뚝딱 만들어 내시곤 했다.
▲❶ 기장 대변항에서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
▲❷ 기장 대변항에서는 반건조 오징어(피데기)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산지에서 바로 먹는 들큰하고 쫀득쫀득한 오징어 회
부산은 기장 대변항에서 오징어를 잡는다. 한때 대변항의 밤은 대낮처럼 불을 밝힌 오징어배로 불야성을 이루곤 했다. 하루에도 수십 척의 배들이 출항해 기장 앞바다를 어화(漁火)로 물들였던 것.
요즘도 기장시장에 가면 기장 산 활오징어를 파는 노점이 서너 군데 있다. 2∼3마리에 1만∼2만원 하는데 이를 집에서 회를 치거나 통찜, 오징어국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변항 주변으로 오징어를 말리는 덕장을 쉽게 볼 수가 있는데, 대변항에서 잡은 오징어를 한나절 꾸덕꾸덕 말려 반건조 오징어인 ‘피데기’로 만드는 것이다.
마른 오징어는 씹을수록 짭조름하고 구수한 육즙이 풍부한 음식이지만, 이가 부실한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반건조 오징어(피데기)는 수분을 적당히 포함해 쫀득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기 때문에 대변항의 대표별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오징어회 전문점에서 오징어회와 오징어먹통찜을 맛본다. 오징어회는 우선 입에 넣으면 매끈매끈 혀에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육질이 쫄깃쫄깃 하고, 들큰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을 기분 좋게 만든다.
먹통찜도 한 입 크게 먹는다. 구수하면서도 특유의 비릿한 먹통이 씹으면 씹을수록 달짝지근하면서 진한 감칠맛으로 터져 오른다. 먹통의 그 깊고 구수함이란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상상조차 못한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특히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두족류의 먹물’이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오징어통찜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원기회복과 뇌 활력증진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오징어. 성질이 달고 순해서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리고, 계절건강을 챙기기에도 아주 유용한 음식이다. 농익어가는 봄날, 기장의 시원한 봄 바다도 보고 기장 오징어로 가족건강도 챙기는 하루도 꽤 괜찮겠다.
- 작성자
- 최원준 시인
- 작성일자
- 2016-04-2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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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5호(2016년5월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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