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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2호(2016년2월호)호 전체기사보기

매콤 양념 부드러운 아귀 속살 … 겨울 별미

I♥Busan / 부산을 맛보다! / 아귀찜

내용

맛이 없거나,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없을 때, 뭔가 화끈한 음식으로 속이 확 뚫리도록 먹고 싶을 때, 부산사람들은 ‘아구찜’을 먹는다. 칼칼하게 매우면서도 강한 양념 맛 때문에 스트레스를 일시에 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접시 가득 푸짐한 양으로 마음마저 푸근해지기에 그렇다. 부산사람들과 기질이나 궁합이 딱 맞는 음식이 바로 ‘아구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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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귀찜은 DHA 단백질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다(사진은 아귀찜을 즐기는 시민 모습).

 

 

찬바람 부는 겨울 더 맛있는 별미

원래는 ‘아귀찜’이 표준말이지만 우리 부산식은 ‘아구찜’. 부산사람들이 즐겨 먹는 ‘아구찜’은 부산사람들의 정서와 잘 맞는다. 매운 양념에, 부드러운 아귀 속살, 그리고 아삭아삭 콩나물과 향긋한 미나리의 시원한 식감, 방아의 강렬하고 풍부한 향 등이 부산사람들에게 잘 어울리는 것이다. 

부산 기장 일대에서 주로 잡히는 아귀는 심해의 바닥에 사는 어류이다. 대가리 위의 발광물질로 작은 물고기를 유인해 단숨에 ‘덥석’ 잡아먹는 포식성 물고기이다. 때문에 ‘자산어보’에는 ‘낚시를 하는 물고기’라 해 ‘조사어(釣絲魚)’라 기술하고 있다. 

또한 ‘악마와 같은 고기’라 해서 ‘아귀(餓鬼)’라 불리며, 경상도 표현으로 ‘아구’라 하는데, ‘입이 아주 큰 고기’란 뜻으로 ‘아구’라고 쓰기도 한다. 입이 큰 만큼 물고기나 오징어 등을 단번에 삼키는 등 탐식성이 강하다. 또 하도 못생겨서 잡히면 바다에 ‘텀벙’ 버렸다고 ‘물텀벙’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귀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부터 맛있어지는 시기다. 찜, 수육, 탕 등으로 요리하여 먹을 수 있으며, 특히 아귀의 간은 영양가가 매우 높고 맛 또한 좋아, 세계적인 별미인 ‘푸아그라(거위 간)’에 비견될 정도이다. 

아귀에 함유된 DHA 성분은 성장하는 아이와 공부하는 학생들의 두뇌발달에 좋다. 또한 혈압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타우린 성분은 간과 심장의 기능을 강화시켜 주고, 저지방 생선으로 다이어트에 좋으며 단백질이 풍부해 필수아미노산 보충에도 유효하다. 숙취해소에도 뛰어나 음주 후 숙취를 해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DHA·타우린·단백질 풍부해 남녀노소 다 좋아

아귀는 부드러운 속살과 젤라틴이 풍부한 쫄깃한 껍질, 그리고 이를 감싸고 있는 걸쭉하고 매운 양념 맛의 풍성함과 아삭거리는 나물의 상쾌함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음식이다. 이 모두를 한 번에 맛볼 수 있기에 흔쾌한 음식인 것이다. 

‘아구찜’이 맛있기로 유명한 음식점에서 ‘아구찜’을 주문한다. 곧이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아구찜’이 큰 접시에 담겨 푸짐하게 상 위에 오른다.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과연 부산의 음식답다. 벌건 양념 또한 아주 호전적으로 보인다. 아귀 살 한 점을 한입 가득 넣고 씹는다. 짭조름하면서도 걸쭉한 육즙이 진하게 전해진다. 희고 고운 두툼한 살집은 부드럽게 씹히고, 아귀껍질은 쫀득쫀득 오돌오돌 입안에서 내내 맛있게 돌고 돈다. 

토막 낸 아귀 살덩이를 통째 입에 넣고 갈비 뜯듯 뜯는다. 부드러운 살과 쫀득한 껍질과 육즙이 아귀 물렁뼈와 한꺼번에 씹히면서 서로 어우러진다. 뼈에 붙은 살을 입으로 쪽쪽대며 뜯는다. 뼈 사이의 양념이 살과 함께 촉촉하게 배어 나온다. 

아귀밥통(위)을 씹어 먹는다. 쫀든쫀득 몰캉몰캉 이 또한 식감이 대단하다. 엄지손톱만한 미더덕 한 톨 입에 넣는다. 톡 터트리니 해감내가 왈칵 쏟아진다. 오동통한 미나리는 향긋하게 코끝에 감돌며 상쾌함을 준다. 콩나물은 숨이 갓 죽어 아삭아삭 식감이 참 좋다. 

 

 

아삭한 콩나물과 부드러운 아귀살 절묘한 조화

숟가락으로 걸쭉한 국물을 한 술 뜨는데 깊은 바다내음이 물씬 난다. 그윽하고 짙고 환하다. 다 먹고 남은 국물에 쫄면사리와 라면사리를 비벼 먹는다. 쫄면은 쫄깃한 면발이 좋고, 라면은 국물이 잘 배어 있어 좋다. 후루룩∼ 면을 빨아들이니 진한 갯내와 매콤한 양념 맛이 어우러지며 조화를 부리는데 그저 그만이다.

곁들이 반찬도 다양하고 종류가 많다. 우선 산초를 넣은 ‘열무김치’는 아릿하면서도 신선하고, 각종 나물로 담근 ‘나물 무침’은 고소하고, ‘배추물김치’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해서 좋다. 미역이나 모자반, 톳 등 해조류를 멸치젓으로 맛을 낸 ‘해조류 무침’은 그 깊은 맛이 끝이 없을 정도다. 쫄깃한 ‘버섯 조림’ 그리고 맛깔스런 두부요리, 오랜 세월의 맛이 담긴 ‘묵은 김치’ 등 다양한 찬들이 ‘아구찜’과 어우러지면서 맛깔스러움을 더해 주는 것이다.

‘아구찜.’ 담백하고 부드러운 아귀 속살에 강한 향의 방아, 제피 등을 듬뿍 넣어서, 바다의 향과 부산의 맛깔이 가득~한 부산의 음식. 이렇게 재미있게 맛있는 궁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아구찜’이다. 겨울이 깊어졌다. 문득 춥고 배고플 때 화끈하면서도 개운한 ‘아구찜’ 한 접시 어떠신지? 

 

 

작성자
최원준 시인
작성일자
2016-01-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2호(2016년2월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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