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할매 정성 듬뿍 담긴 고소 ∼ 한 참기름
I♥Busan / 부산Job스타 / 부산영도시니어클럽 영도할매방아깨비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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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할매방아깨비사업단’이 있는 부산영도시니어클럽(관장 전현수)을 찾아 도로에서 넓은 골목으로 접어들자 어디선가 고소한 향이 날아왔다. 그 향이 이끄는 대로 걸음을 옮기자 목적지가 나타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물씬 느껴졌다. 예전에 할머니 손잡고 따라갔던 방앗간, 그 방앗간에서 보았던 참기름 짜는 장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취재를 왔다기보다 마치 고향마을에 온 듯 푸근한 마음이 들었다.
▲부산영도시니어클럽이 2012년 시작한 '영도할매방아깨비사업단'은 어르신들이 직접 짠 참기름과 볶음깨를 판매한다.
8명 어르신 2인 1조로 근무 … 전 과정 현대화
‘영도할매방아깨비사업단’은 사회복지법인 혜원 부산영도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창출 사업이다. 이 사업단에서는 어르신들이 직접 참기름과 볶음깨를 생산한다. 부산영도시니어클럽 1층에 사업단의 생산현장이 있다. 그래서 고소한 향이 입구를 넘어 길가까지 전해진 것이다.
입구에서 현장 안을 들여다보니 곡물세척기, 볶음기, 연소기, 착유기 등이 설치돼 있다. 전 과정은 현대화돼 있다. 사업단 8명의 어르신들이 2인 1조로, 하루 3교대씩 현장에서 일한다. 명절이 돼 일손이 바빠지면 시니어클럽 직원들도 나서서 야간근무를 하며 돕는다.
‘영도할매’라는 단어부터가 정겹다. ‘영도할매’에는 전설이 내려온다. 영도의 주봉은 산세가 마치 봉황이 날아드는 것 같다 하여 봉래산이라 한다. 고깔을 닮아서 고갈산 또는 꼬깔산으로 불렀다. 봉래산 정상부에는 ‘봉래산 영도할매 전설’이 서려 있는 할매의 신체(身體)인 할매 바위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봉래산에는 ‘영도할매’가 있어 주민들을 평안하게 지켜준다고 전한다. 주민들이 영도를 떠날 때에는 영도 할매가 심술을 부린다는 말도 있다. 영도의 품 안에 들어온 사람들은 영도할매가 보호하며 감싸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디서나 경쟁을 부추기며 급속히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늘 그리워하는 것은 온 가족을 따뜻한 품으로 감싸주던 할머니의 품이 아닐까. 참기름 사업에 영도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익숙하게 전해온 이야기 속의 ‘영도할매’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는 그런 의미도 담겨 있다. 할머니,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만드는 음식에는 가족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을 담았기에 더욱 정갈하고 깊은 맛이 있다. 그처럼 ‘영도할매방아깨비사업단’에서 생산하는 참기름과 볶음깨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2012년 출발 … 명절 특수 누리는 인기상품
‘영도할매방아깨비사업단’은 2012년 출발했다. 영도시니어클럽에서 사업 계획을 할 때 사전조사를 통해 구상했는데, 어르신들이 직접 참기름을 생산하는 사업단은 ‘영도할매방아깨비사업단’이 부산 최초이다. 이후 다른 지역에서 이 사업단을 모델로 뒤따라 사업단이 생기기도 했다.
사업단의 출발은 물론이고 운영에는 ‘사회복지법인 혜원(대표이사 원허스님)’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사회복지법인 혜원’에서는 사업 시작을 위해 3천여만원의 지원을 했다. 참기름을 짤 수 있는 기본 시설투자는 그렇게 이뤄지게 된 것이다. ‘사회복지법인 혜원’은 사찰 등에서 지속적으로 참기름과 볶음깨를 구입할 수 있도록 주선해 사업단의 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계속 돕고 있다. 덕분에 사업 시작 4년 만인 2015년에 매출 1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추석과 설에는 명절특수로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지역의 단체, 복지관, 회사 등에서도 구입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한 번 맛본 사람들이 재구입하고 있고, 입소문을 통해 제품은 더 많이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고객을 직접 만나 제품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다. 홈플러스 영도점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 1시∼5시까지 4시간, 연산동에 위치한 부산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어르신들이 직접 홍보와 판매를 하고 있다. 영도할매들이 직접 짰기에, 믿고 먹을 수 있는 참기름은 사실 영도시니어클럽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단 할머니들이 길을 걸으면 사람들이 ‘참기름 짜는 영도할매’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좋은 제품 만드는 자부심, 일하는 즐거움은 ‘덤’
취재를 하러 간 날에는 강추자(74세), 정태엽(76세) 두 어르신이 일하고 있었다. 위생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뒤에서 보면 마치 젊은 사람들처럼 활기차 보였다. 두 어르신은 사업단이 출발할 때부터 함께 해왔다.
강추자 어르신은 전남 여수 출신이다. 처녀 때 영도의 외갓집에 다니러 왔다가 그 길로 영도에서 살았다. 그는 “옛날에 참기름 짜던 방식 그대로 짜낸다. 다른 참기름과는 맛이 천지 차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내가 짜내는 참기름을 맛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만나면 기분이 좋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태엽 어르신은 경남 하동 출신으로 결혼 후 바로 영도에 왔다. 그는 “깨끗하게 짜낸 고소한 참기름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쁘다.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니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12월 14일 한국시니어클럽협회로부터 노인 일자리 우수 참여자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영도시니어클럽 김정현 실장은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어 국가에서도 각 지자체에서도 노인 일자리 창출 정책이 중요해졌다. 생계의 차원을 떠나 노후를 건강하게 보내고 삶의 활력을 찾고,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돌아 나오는 길에도 고소한 향은 코끝에 감돌았다. 방앗간에서 고소한 참기름 한 병 안고, 할머니 손잡고 집으로 타박타박 걸어가는 듯 푸근하고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부산영도시니어클럽 영도할매방아깨비사업단• 주소 : 영도구 절영로 101번길 18
• 주문전화 : 051-423-7272 / 팩스 051-413-7271
• 가격
· 참기름(340㎖ 일반용) 8천500원. 참기름(340㎖ 선물용) 9천원.
· 선물용 세트(참기름 340㎖ 1병, 볶음깨 290g 1병) 1만3천원.
· 선물용 세트(참기름 340㎖ 2병) 1만7천원.
· 선물용 세트(참기름 340㎖ 2병, 볶음깨 290g 1병) 2만1천원.
· 택배용 선물세트(참기름 340㎖ 2병, 볶음깨 290g 1병) 2만3천원(택배비 별도)
- 작성자
- 박현주 객원기자
- 작성일자
- 2016-01-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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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2호(2016년2월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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