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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짓밟은 인권… ‘아픔의 역사’ 생생

부산 일제강제동원역사관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일 맞춰 개관
위안소·탄광 등 ‘고통의 현장’ 재현… 당시 기록·유품·증언 전시

내용

광복 70년 만에 건립된 국내 유일의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10일 문을 연다. 부산에서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대일 항쟁위)'와 부산광역시가 남구 대연동 당곡공원에 세운 이 역사관은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을 위한 추도공간이자 기념시설. 대일 항쟁기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우리 국민들의 고통을 생생히 보여주고, 그 진상 규명과 성찰을 통해 성숙한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시설이다.

광복 70년 만에 부산에 건립된 국내 유일의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10일 문을 연다(사진은 지난달 24일 취재진들이 역사관 전시실에서 강제동원 현장을 재현한 조형물을 둘러보는 모습).

대일 항쟁위는 세계인권선언일인 12월10일에 맞춰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개관, 우리 국민들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일제 강제동원의 잔혹한 역사를 만방에 알리겠다는 의도다. 더불어 일본 정부의 진정어린 사과와 법적 배상 등이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살아 있는 역사'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겠다는 뜻도 있다.

국내 유일의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부산에 자리를 잡은 배경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부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으로 조국을 떠났던 조선인들이 마지막으로 밟은 땅이자 광복 이후 '해방 귀국선'을 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밟은 땅. 태평양 전선과 일본군 위안소, 지옥 같은 하시마섬 탄광에서 수많은 목숨이 스러졌지만, 악착같이 살아남아 광복을 맞은 사람들이 돌아와 얼싸안고 '아리랑'을 목 놓아 불렀던 곳이다. 그들 중에는 부산 산복도로에 판잣집을 짓고 부두노동자로 생계를 꾸리며 터전을 잡은 사람들도 많다.

또한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들어선 남구 대연동 일대에는 세계 유일의 UN기념공원을 비롯해 UN평화기념관, 평화공원, 부산박물관 같은 역사시설이 밀집해 있어 부산시민은 물론 부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전쟁과 침략이 야기하는 '아픔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부산 남구 대연동 당곡공원에 들어선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전경.

부산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국비 431억원, 시비 91억원 등 총사업비 522억원을 들여 지난 2010년 착공, 지난해 5월 준공했다. 7만5천465㎡ 부지에 연면적 1만2천62㎡의 지상 7층 규모로 3개의 전시실과 서고, 멀티미디어실, 도서실, 연구실, 추도공간 등을 갖췄다.

일제 강제동원의 역사를 알리는 전시실은 4∼6층에 있다. 4층 전시실은 일제강제동원의 시작 및 실체, 광복과 귀환, 끝나지 않은 일제강제동원, 기억의 터널 등 7개의 주제별로 1931년 만주사변 이후 강제동원 관련 각종 기록물과 유품, 기증품 등 192건 354점을 전시하고 있다. 대부분 대일 항쟁위가 강제동원 피해자나 그 가족으로부터 기증받거나 직접 수집한 자료들이다.

5층 전시실은 강제동원의 과정, 조선인 노무자 숙소, 탄광, 중·서부 태평양 전선, 일본군 위안소 등 당시 '고통의 현장'을 생생히 재현했다. 관람객들은 이 같은 강제동원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일본군 위안소 옆 벽면에는 생존 최고령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97·경남 통영) 할머니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강제동원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기리고 결코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진혼의 다리'도 설치돼 있다.

6층은 기획전시실로 시기별 주제를 정해 다양한 자료와 유물 등을 일정기간 전시할 예정이다.

박인환 대일 항쟁위 위원장은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나라 잃은 백성이 당해야 했던 수모와 고통, 그리고 나라를 되찾으려는 민족저항의 역사가 모여 있는 곳"이라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역사의 교훈을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장소"라고 말했다.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15-12-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707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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