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동 옛 한국은행 건물, 원형 보존해 시민 품으로
부산시, 건물·토지 매입 결정…복합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
근·현대사 품은 국제시장·영도대교 등 연계 관광명소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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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가 중구 대청동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사들여 원형을 보존, 복합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
부산지역 중요 근대 건축물 가운데 하나인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은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를 대표하는 이천승·홍순호의 작품. 1963년 세워진 근대건축물로 역사적 의미는 물론 건축학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아 부산시 문화재자료 제70호로 지정돼 있다.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6천322㎡ 규모. 건물이 들어선 곳은 일제강점기 한국은행 전신인 조선은행이 있던 자리다. 6·25전쟁 당시 두 차례에 걸친 화폐개혁을 단행하는 등 한국 금융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부산시가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사들여 원형을 보존, 복합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사진은 중구 대청동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 전경).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지난 2013년 7월 부산국제금융센터 신청사로 이전한 뒤 건물 매각설이 나오자 민간에 넘어가 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역사회에서는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부산시는 여론을 수렴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의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 이전 두 달 뒤인 2013년 9월 문화재자료로 지정해 보존·관리토록 했다. 문화재자료는 건물 재건축과 구조 변경을 할 수 없고, 건물 보수·정비와 외벽 색칠도 부산시 문화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은행 측이 건물을 쉽게 민간에 매각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은행 측은 지난해 3월31일 감정가 177억2천800만원에 건물과 토지를 매각한다는 공고를 내고 공매절차를 진행했다. 부산시는 곧바로 매입 의사를 밝히고 4월17일 공유재산심의회를 열어 건물과 토지에 대한 매입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23일 부산시의회의 승인까지 받았다. 문제는 구체적 매입 시기와 금액이었다.
부산시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토지 매입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며, 최대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한국은행과 협상을 거듭하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마침내 부산시와 한국은행은 이달 중순 매매계약을 체결키로 최종 합의, 현재 계약서에 담을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계약서 서명은 빠르면 다음달 중순께 이뤄질 전망. 구체적 매매금액은 계약 때 공개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사들인 뒤 부산의 개항기 역사·문화는 물론 경제·생활사를 볼 수 있는 복합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조명하는 근대역사관과 6·25전쟁 전후 부산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임시수도기념관 등이 인근에 있어 부산의 근·현대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교육장이자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 주변에는 용두산공원, 영도대교, 백산기념관, 40계단, 부산주교좌성당, 국제시장, 부평시장, 보수동책방골목 같이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명소들이 몰려 있다. 이들 역사관광자원을 아우르고 서로 이어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 보수와 리모델링을 위해 내년 국비를 신청하고, 구체적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과 전문가들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도 가질 계획이다.
이근주 부산시 문화예술과장은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조명하고 부산 원도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역사공간이자 아카이브(기록보관소), 교육장 등 복합 역사·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부산 원도심 문화부흥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구심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5-10-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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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703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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