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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97호 전체기사보기

부산의 끝 다대포, 미술이 타오르는 황홀한 가을바다

2015 부산바다미술제 19일 개막

내용

부산바다의 끝, 다대포해수욕장이 가을을 맞아 미술작품 전시장으로 변신한다. 가을이 시작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2년마다 열리는 바다와 미술의 만남의 자리인 '2015부산바다미술제'가 시작되는 까닭이다. 미술의 바다는 19일 열린다.

특별전에 참여하는 뉴질랜드 기업(Peter Lynn Kites Ltd)의 대형 연날리기 퍼포먼스.

이번 바다미술제는 '보다 - 바다와 씨앗(See - Sea & Seed)'이라는 주제로 드넓은 백사장을 가지고 있는 다대포해수욕장에서 10월18일까지 개최된다. 올해 전시 주제는 새로운 개최 장소인 다대포해수욕장에 예술의 씨앗, 즉 작품을 전시하여 새로운 예술이 창조되고 발아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임동락 집행위원장은 "다대포에 예술의 씨앗을 심고 그 씨앗을 발현시켜서 시민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한다.

올해는 전 세계 17개국 36명이 바다미술제에 참여, 작품 36점을 선보인다. 올 바다미술제는 지난 2013년 바다미술제 때 도입한 전시감독제에 따라 미술평론가 김성호 씨가 전시감독을 맡아 실무를 지휘했다. 따라서 올 바다미술제는 전시감독제 도입의 성과를 나름대로 진단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 미술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원근 '손님'(왼쪽), 노주환 '사랑해요-삼천 개의 꿈'.

2015바다미술제 전시 작품은 공모가 아닌 초청작으로 꾸며 실험성, 개방성, 대중 친화성 등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외 작가들이 만드는 '본 전시'와 뉴질랜드의 한 기업이 참여하는 '특별전'으로 구성된다.

본 전시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실내 전시와 야외 전시로 구분된다. 이들은 '산포하는 씨앗', '발아하는 씨앗-상상발굴프로젝트', '자라는 씨앗', '자라는 바다' 등의 4개 섹션으로 나눠 섹션별 주제에 부합하는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김성호 전시감독은 "각각의 스토리텔링에 따라 작품을 배치하고 해수욕장 입구는 물론 해변과 바다의 공간의 활용해 다대포 해수욕장을 새로운 예술공간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키워드, 콜라보레이션

이번 2015바다미술제의 기존의 바다미술제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퍼포먼스 작품들, 미디어 아트 등 과감한 도전을 시도한다. 현대미술의 여러 장르를 아우르게 될 2015바다미술제에서만 가장 큰 특징은 융합(콜라보레이션)이다. 작가 간의 협업, 인문학과의 협업, 그룹 간의 협업, 관람객과의 협업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은 시인과 오태원 작가의 '천 개의 빛, 물방물', 전국 어린이 3천 명이 만든 바람개비를 소재로 하는 노주환 작가의 '사랑해요 - 삼천 개의 꿈', 러시아·프랑스·미국·한국 등 4개 국가 작가들의 '상상 염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올해는 기존의 바다미술제와 달리 조각이나 설치 작품을 벗어나 비디오 영상을 해수욕장 인근 몰운대 능선에 투사하는 레이저 아트 등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한다.

관객들의 참여 기회도 높인다. 미국 작가 텐징 리그돌은 인천공항에 입국한 이후 부산까지 10곳의 장소에서 100개의 흙더미를 모아 다대포에 펼치는 '노마딕 프로젝트'를 한다. 이외에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아내이자 세계적 아티스트인 오노 요코는 관객의 소망 쪽지를 나무에 걸어 완성하는 작품 '소망 나무'를 선보인다.

페르난도 알바레즈 페레즈 '씨앗들'.

가족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싶은 작품

바다미술제는 무료 전시인데다가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바다에서 개최되는 만큼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인기다.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추천할만한 전시는 먼저 관객 참여형 작품인 노주환 작가의 '사랑해요 - 삼천 개의 꿈'이다. 3천여 명의 어린이가 만든 바람개비를 모아 완성되는 이 작품은 전국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손수 만든 바람개비로 제작된다. 가을바람에 힘차게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보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작품은 네트워크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선명히 보여 주는 프로젝트이자 사회적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특별전 작품인 피터 린 카이트(뉴질랜드)라는 기업이 선보이는 '대형 연 설치 퍼포먼스 이벤트'도 주목할 만하다. 30m에 이르는 흰수염고래와 노랑가오리 그리고 8미터가 넘는 게 등 3종의 대형 연이 다대포 하늘을 수놓게 된다. 바다 속에 있어야 하는 생물들이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 어릴 적 꿈속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장인 다대포해수욕장 입구에는 김원근 작가의 '손님'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한 쌍의 연인의 모습을 하고 있을 이 작품은 과거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현한 작품이다. 이 한 쌍의 연인은 2015바다미술제 기간 동안 다대포해수욕장의 수호신이 되어 관람객을 환영할 예정이다. 앤디 드완토로의 '100명의 사람들' 역시 관객 참여형 작품. 이 작품은 사진을 찍어 나무에 거는 과정들을 모아 완성한다. 관람객이 남긴 사진 방명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종균 작가의 '물고기 - 쓰레기 탐색자'는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즐거운 퍼포먼스로 풀어내는 작품. '과정미술'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이 작품은 관람객이 물고기 모양의 배낭을 메고 다대포 지역의 쓰레기를 수거해, 전시 기간 동안 모으는 퍼포먼스로 완성된다. 퍼포먼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길 수 있어 자연 환경 예술제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 마니아라면 놓쳐선 안 될 작품

1987년부터 시작된 바다미술제는 해변에서 설치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 특히 2015바다미술제는 현대 미술의 여러 장르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전시 마니아들에게 더없이 특별한 전시다. 전시 마니아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시는 다음과 같다.

이경호 작가는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 '생명의 씨앗 어떻게 하실래요? 미래를 향한 일기…'는 다대포의 옛 시설관리공단에 영상을 쏘아, 잠자고 있던 건물과 그 주변이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도록 생명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좀처럼 보기 쉽지 않은 야외에서의 영상 프로젝션이라는 점에서 전시 마니아라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최선 작가의 작품 '나비'는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도움을 받아 회화 퍼포먼스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관객들의 생생한 '숨'의 도움을 받아 완성되는 이 작품은 전시 기간 동안 거쳐 간 많은 사람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내게 된다. 김상호 전시감독은 "최선 작가의 '나비'는 회화라는 것이 한 사람의 작가가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서도 창작될 수 있다는 커뮤니티 아트의 면모를 재확인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원길 작가의 '녹색 수평선'도 눈여겨보아야 할 작품. 이 작품은 씨앗이 자라 식물로 성장하는 과정 자체를 가시화하는 개념적이고 과정적인 작업이다. 20미터에 달하는 나지막한 수평적 언덕 위에 일렬로 자라고 있는 '보리' 모종은 한 달의 전시 기간 동안 서서히 자라나 최종적으로 관람자의 위치에서 벼의 끝부분이 바다의 수평선과 일치하는 순간에 이르러 전시를 완성하게 된다. 자연의 성장 속도를 이해하는 치밀한 계산과 연구가 전제된 개념적 미술로, '자라는 씨앗'의 본질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오노 요코의 '소원 나무(Wish Tree)'도 놓쳐서는 안된다. 다양한 형태의 퍼포먼스로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적으로 알려 온 살아있는 전설 오노 요코의 이 작품은 1996년부터 세계 곳곳을 누비며 뿌리를 내려왔다. '소망 나무'는 관람객이 소원을 빌면서 기록한 작은 종이쪽지들이 하나 둘 모여 거대한 '종이 나무'를 만들 예정이다. 미술사에 기록된 명작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5-09-1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97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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