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2001년 일본 도쿄 신오쿠보 지하철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다 숨진 고 이수현 씨의 부친 이성대(78·사진) 씨가 한·일 간 친선·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주부산 일본국총영사관은 지난달 16일 부산 수영구 총영사 관저에서 수현 씨의 부친인 이성대 LSH 아시아장학회 명예회장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은 일본과의 문화교류에 힘쓴 외국인과 일본인에게 일본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이다.

의인 이수현씨의 부친 이성대 씨가 한국과 일본간 문화교류에 앞장 서, 일본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사진은 지난 16일 훈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이성대 씨 부부).

이성대 씨는 수현 씨의 의로운 죽음 이후 일본인들이 보내온 성금으로 수현 씨의 영어 이름 첫 글자를 딴 LSH 아시아장학회를 만들어 13년간 18개국 689명의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는 사비를 털어 1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 한·일 양국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는 아들의 유훈을 이어받아 이수현정신선양회 명예회장, 피스등산대 명예회장 등을 맡아 한·일 양국의 교류사업에 앞장서 왔다.

부산에서 자란 수현(당시 26세) 씨는 지난 2001년 1월26일 도쿄 신오쿠보 지하철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려고 일본인 세키네 시로(당시 47세) 씨와 함께 선로에 뛰어내렸으나 세 명 모두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전해들은 일본국민들은 수현씨가 다니던 일본어학교에 성금을 보냈다.

이성대 씨는 "장학회를 통해 한일간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아들의 꿈이 이뤄지고 있다"며 "불편한 과거를 마주하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개선에 수현이가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