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전체기사보기

깔끔하고 깊은 국물맛 … 해장에 그만!

부산을 맛보다! - 부산 복국
산란기 앞둔 겨울이 제철 … 재료로 사용되는 복어 종류 10여종

내용

시원하다. 시원함이 끝 모르게 목젖을 타고 넘어간다. 여기저기서 '어허∼좋다∼!'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점심나절 몇몇의 중년 남자들이 삼삼오오 '복국'집에 둘러앉아 훌∼훌 복국을 들이켜고 있다. 불콰한 얼굴을 보니 전날 과음의 흔적이 역력하다. 복국으로 '속 풀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복국은 깊은 국물맛과 탁월한 해장 효과로 술국으로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맛이 순하고 비린내가 전혀 없으며 뒷맛이 깔끔해,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해장에 좋은 복국 … 재료로 사용되는 복어 다양

깊은 국물맛과 탁월한 해장 효과로 우리에게 술국으로 널리 알려진 음식 복국. 맛이 순하고 비린내가 전혀 없으면서 뒷맛이 깔끔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들 좋아하는 음식이다. 해서 복국은 오래 전부터 과음 후 해장국으로는 최고의 반열이었다.

복국의 재료가 되는 복어. 복어로 만든 음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복국이지만 그 외에도 복어로 만드는 음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복어 회를 비롯해 복찜, 복 불고기, 복 수육, 복 초밥, 복 껍질초회, 복 국수, 복 지느러미 술 등. 이처럼 복어는 한 끼 식사나 해장국, 생선회, 보양 술과 술안주 등으로 다양한 변신을 한다.

그래서 복어요리는 다양성의 음식이기도 하다. 한 가지 재료로 전혀 다른 맛과 용도의 음식으로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복어의 순하고 단맛이 다른 음식재료와도 조화롭게 어울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재료로 사용되는 복어 종류만도 거의 10여 종. 우선 최고급 어종으로 참복 회와 참복이리탕의 주인공 '참복'부터, 탕으로는 최강의 시원함을 자랑하는 '까치복', 겨울의 진객 '밀복', 고소한 살점을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졸복', 어디서나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대중복국 재료인 '은복' 등 그 맛이 각기 달라, 선호하는 입맛에 맞춰 먹을 수가 있다.

복어는 회를 비롯해 복국, 복찜, 복 불고기, 복 수육, 복 초밥, 복 껍질초회, 복 국수, 복 지느러미 술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남녀노소 불문, 예부터 사랑받던 음식

이처럼 복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에게 극진한 사랑을 받아 왔다. 예부터도 여러 문헌 속, 복어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전래되고 있다.

'대밭 밖에 복사꽃 두세 가지 / 따스한 봄 강물을 오리가 먼저 아네 / 쑥은 땅에 가득하고 갈대 움 돋으니 / 이제야말로 하돈(河豚)이 올라올 때'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읊조린 복어 관련 시의 한 구절로, 복어를 맛보기 위해 봄을 기다리는 미식가의 설렘이 잘 표현된 시 구절이다.

하돈(河豚)은 '강의 돼지'란 뜻으로 '복어'를 지칭한다. 몸집이 통통하면서도 성질이 나면 몸을 부풀리며 돼지처럼 운다고 지어진 이름. 특히 소동파는 봄에 황하강을 거슬러 오르는 황복을 '죽음과도 맞바꿀 진미의 음식(搏死食河豚)'으로 극찬했다.

이처럼 복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맛의 품평이 후하다. 중국에서는 '천계옥찬(天界玉饌)'이라 하여 '천상의 사람들이 먹는 아름다운 음식'이라 평했고, 일본에서는 '유서를 써놓고서라도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며 복어의 치명적인 맛을 칭송했다.

특히 복어 수컷의 유백색 정소(精巢, 이리)는 복어 중 으뜸의 맛을 내는데, 중국에서는 서시유(西施乳)라 하여, 춘추전국시대 경국지색이었던 '서시(西施)의 뽀얀 젖'에 비유할 정도로 최고의 맛으로 꼽았다.

'최고의 음식'들에는 치명적인 조건이 있다고 했던가. '천상의 맛', '죽음과 견줄만한 맛' 뒤에는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큰 위험이 따른다. 바로 음식재료인 복어가 품고 있는 맹독을 말한다.

복어마다 차이는 있지만 소량으로도 여러 목숨을 잃을 수가 있다. 해서 예부터 '복어 한 마리에 물이 서 말'이라 할 정도로 조리 과정에 세심한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음식이다. '천국과 지옥', 이 두 가지 맛을 함께 지니고 있는 것이 '복어'다. 그러나 '독성'만 잘 제거하면, '최고의 약성'을 가진 음식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바로 복어다. 그 정도로 복어요리는 치명적이면서도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중독의 맛을 낸다. '극과 극'의 이중성을 띠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음식이 복어요리인 것이다.

살 오른 12∼2월 사이 가장 맛있어

요즘이야 사시사철 대하는 음식이 복어요리이지만, 원래 복어의 제 맛은 겨울이다. 늦가을부터 살이 오르는 복어는 산란기가 시작되는 3월 이전인 12∼2월 사이에 가장 좋은 맛을 낸다. 이때 잡은 복어는 맛도 진하고, 복국으로 끓여놓으면 더욱 시원한 맛을 낸다.

잘 가는 '복국'집에서 복국 한 그릇 시킨다. 곧이어 '파르르∼' 끓는 '까치복국' 뚝배기가 앞에 놓인다.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복국냄새가 좋다. 콩나물과 미나리, 청양고추, 홍초가 파릇파릇, 불긋불긋 미각을 한껏 자극한다.

한 숟가락 떠먹는다. 뜨거운 국물이 목젖을 타고 넘어간다. 곧이어 복국의 진한 맛이 속을 훑고 내린다. 복잡하던 속이 일시에 환하게 풀린다. 한 숟갈 더 떠먹어 본다. 시원한 맛과 깊은 맛이 대조를 이루며 얼어붙은 몸이 후끈 달아오른다.

두 숟가락, 세 숟가락, 떠먹으면 떠먹을수록 시원한 맛은 깊이를 더하고, 그 깊은 맛은 끝이 없다. 그리하여 종국에는 속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다독다독 달래준다. 복국 한 그릇으로 온몸이 시원하게 열리는데, 마음마저 넉넉하고 든든해지는 것이다.

한 겨울 얼어붙은 몸과 마음 둘 데 없이 허전할 때, 뜨거운 복국 한 그릇 '후루룩∼ 뚝딱∼!' 드셔보시라. 추운 날씨에 마음 상하고 헛헛한 몸이 따뜻하게 데워지며, '하수상한 겨울도 또 그렇게 흘러가리라.' 위안 삼을 수 있으리라.

작성자
최원준 시인
작성일자
2015-02-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