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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이별도 가난도 사랑을 넘진 못하고・・・

'화가 이중섭-길 떠나는 가족' 부산문화회관 23∼27일
전쟁과 가난 속 이중섭의 가족사랑… 재일교포 연극 거장 김수진 연출

내용

유난히 가족이 곁에 있음에 감사해 하며 살아온 올 한해다. 연말, 다시금 그 사랑을 확인하며 가족의 손을 꼭 잡고 볼만한 연극이 있다.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부산문화회관 무대에 부산시립극단이 올리는 연극, '화가 이중섭- 길 떠나는 가족'이다. 부산시립극단은 올 한해 '안네의 일기', '철로' 등 화제작을 무대에 선보였으며 연말, 이중섭을 소재로 한 연극으로 다시 부산연극애호가들을 만난다.

'길 떠나는 가족' 일본 공연 장면.

'길 떠나는 가족'은 화가 이중섭이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손을 놓을 수 없었던 그림에 대한 애착과 전쟁과 가난으로 헤어져 지내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점철된 그의 일대기다. 90의 나이가 되었지만 오직 이중섭에 대한 기억으로 살아가는 야마모토 마사코가 중섭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극은 시작된다. 부인 마사코와 사랑이 시작된 동경, 원산에서의 재회와 결혼생활, 가족과 부산으로, 제주도로 떠돌아야 했던 피난시절, 가난으로 결국 아내와 아이를 일본으로 보내야했던 사연 등이 절절하게 펼쳐진다. 부산에서 친구 구상을 만나 전시회를 열지만 그림값을 받지 못한 채 빨갱이라고까지 몰린다. 영양실조로 병원에서 외로이 숨을 거두기까지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의 일대기는 드라마틱하기만 하다.

이중섭은 '황소', '소', '길 떠나는 가족' 등의 그림으로 한국적 정취를 남겼지만 고흐처럼 뛰어난 그림실력에도 가난과 예술에 대한 갈급 속에서 젊은 나이에 요절한 화가다. 이번 연극의 모티브인 그림 '길 떠나는 가족' 속에는 노을을 배경으로 아버지가 소달구지에 가족을 태우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안타깝고 애달픈 이별이 가족들 앞에 놓여있지만 소도 웃고 아이는 꽃을 뿌리며 잔치에 가듯 흥겹다.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어 이중섭이 더욱 간절히 바랐던 다복한 가족의 이미지가 그들의 비극적 삶으로 인해 더욱 두드러진다.

작품의 원작은 한극연극계 원로 김의경 선생이 쓴 '흐르지 않는 강'이다. 부산 출신 연출가 이윤택 씨가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 그림에 반하여 제목을 '길 떠나는 가족'으로 바꾼 후 여러 무대에 오를 때마다 감동을 선사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재일교포 작가 김수진 씨가 연출을 맡았다. 동경 무대에 올린 무대장치를 그대로 옮겨와 이중섭의 그림을 오브제로 한 배경그림, 극 중 소싸움 등 색다른 이중섭의 세계를 보여줄 참이다. 연출가 김수진은 실험적인 연극과 재일교포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보여주는 작품으로 한일 간의 문화적 간극을 메우고자 애써온 일본 연극계의 거두로 인정받는 연극인이다.  

▶23~27일. 부산문화회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성탄절 오후 3시. 균일 1만원 문의 부산시립극단(607-3151~2)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4-12-1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5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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