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박수 받은 ‘굿·Good’, 연말 무대 갈무리
정신혜무용단 ‘또 하나의 기록’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 4~5일
부산무용제 대상작 ‘굴절’…‘굿-Good’ 배우 한예리 무용수로
- 내용
- "또 하나의 기록" 중 2부 '굿·good'. 주역무용수이자 제2의 전도연으로 촉망 받는 연기파 신인배우 한예리가 춤 추는 장면 (가운데 빨간 의상).
한해를 갈무리하는데 있어 풀고 맺는 신명 한마당만한 자리가 있을까. 더욱이 그것을 가슴 속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면 말이다.
지난 9월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매진과 박수사례를 받았던 정신혜무용단이 그 감동 그대로 연말 부산 공연 무대를 후련하게 갈무리해 줄 참이다. 다음달 4~5일 이틀간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또 하나의 기억’이란 이름으로 한국창작춤을 올린다.
‘또 하나의 기록’은 1부 올해 부산무용제 대상을 받은 ‘굴절’과 2부 2011년 국내 최고 권위의 서울 무용제 우수상, 대한민국 무용대상을 받은 ‘굿·Good'으로 무대를 꾸몄다.
두 작품은 모두 인생에 대한 고찰이자 해석이다. ‘굴절’은 정신혜무용단 상임단원인 신진무용가 박미향이 안무를 맡았다. ‘굴절’은 세상의 모습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데 잠재의식이나 내용을 대사 없는 춤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심청전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에서 찾았다. 심청이의 목소리를 듣고 심봉사가 눈을 떠보니 정작 누가 심청이인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있더라는 춤얘기다. 무엇이 진실의 눈인지 춤으로 풀어 보았는데 그 춤조차 진실일까 하는 시각의 굴절성을 보여준다.
정신혜 안무의 ‘굿·Good'은 ‘굿’의 현대적 해석을 통해 삶과 죽음, 한의 맺고 풀기를 신명으로 호쾌하게 풀어내 이미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굿, good’은 말 그대로 한판 굿이다. 그러나 전통 무속 굿의 형식은 빼고 상징적인 의미만 남겼다. ‘굿은 아름답다~’라는 주역무용수의 넋두리를 시작으로 굿춤이 시작되면 나쁜 기운들이 서서히 힘을 잃고 하얗게 정화되면서 판은 점차 고조된다. 종국엔 각자가 지닌 슬픔이나 한을 위안 받고 묵은 감정을 다 털어낸 채 한판 신명나게 논다. 그래서 굿은 ‘good~’이다.
특히 ‘굿·Good'에는 정신혜 교수의 애제자 한예리가 주역무용수로 함께한다. 한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젊은 무용가이자 영화 ‘해무’의 여주인공을 맡으며 제2의 전도연으로 촉망받고 있는 신진 연기파 배우다.
춤은 단한번의 공연으로 사라지고 마는 순간의 예술이다. 그런 춤이 기록이라니. 정신혜 교수의 설명이다. “기록이란 마음 속 혹은 머리 속에 남아있는 감정의 기억이다. 콩나물 시루에 한 바가지 물을 부으면 그냥 빠져나가는가 싶은데 어느 결에 촘촘하게 콩나물이 자라있듯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의 춤이 관객들의 기억에 소중한 레퍼토리로 자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기억이 영원한 기록으로 남았으면 하는 염원을 ‘또 하나의 기록’으로 표현했다.
예술감독 정신혜 교수는 1997년에 일찌감치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했고 26세에 신인 안무가전 최우수상(1998), 28세에 전국 차세대안무가전 최우수상(2000)을 받는 등 이미 한국무용계를 이끌 재원으로 인정받았다. 인간문화재 이매방 선생의 제자로 한국 전통춤을 계승해 나가고 있으며 한창 때 돌연 미국으로가 춤 공부를 하는 등, 한국춤의 전통과 창작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공연으로 매 작품마다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아왔다.
이번 영화의 전당 공연에는 주역무용수 한예리를 비롯한 남녀 무용수 30여 명과 연출, 미술, 음악, 의상, 조명 등 국내 최고의 스탭 40여 명 등이 참여해 애절하면서도 신나고, 화려하면서도 신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현장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 정신혜 무용단 무대이기에 가능하다.
부산에 기틀을 두고 스무 해가 다 되도록 무용단을 이끌며 전통춤을 이어오고 또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 않는 춤꾼들이 있다. 이에 동참하고 공감하는 관객이 있어야 부산 무대예술의 내일이 있겠기에, 연말 한해 갈무리를 마음이 이끄는 무대에서 한번 찾아보자.▶입장료 : R석 5만원, S석 3만원 / 문의: 영화의 전당 (780-6000), 정신혜무용단 (999-5301)
- 작성자
- 박성미
- 작성일자
- 2014-11-2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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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656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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