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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분향소에도 애절한 추모 사연…

미안한 마음 국화에 담아 헌화… ‘추모의 벽’ 조문객 애도 글 넘쳐
부산지역 분향소 표정

내용

“미안하다, 미안하다. 못난 우리 어른들의 잘못으로….”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부디 천국에서는….” “기다릴게, 빨리 와. 차가운 곳에 남게 해서 정말 미안해.” “안타까워, 못다 핀 우리 꽃들 어쩌나.”

지난 28일 오후 1시30분. 부산시청 1층 로비는 조문객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침묵을 깨고 들려오는 흐느낌은 빗소리에 젖어 더 큰 슬픔으로 가슴에 파고들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부산시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시청 1층 국제교류전시관 앞 로비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조문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진 가운데 부산에서도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은 부산대 장전캠퍼스에 마련된 '염원의 벽'에 학생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적은 리본을 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제신문

대학생과 주부, 직장인 등 부산시민들은 내리는 빗줄기에 무겁게 가라앉은 마음으로 분향소를 찾아 국화 한 송이로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했다. 시민 대부분은 눈시울을 붉히며 침통한 표정으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국화꽃에 담아 헌화하면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

분향을 마치고 나온 정경석(47·해운대구 좌동) 씨는 "꽃다운 나이의 고교생과 일반인 등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돼 마음이 아프다"면서 "시청에 분향소를 차렸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금도 희생자들이 차가운 바다 밑에서 겪었을 공포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분향소 옆에 마련한 '추모의 벽'은 조문객들이 남긴 애도의 글로 메워지고 있었다. 추모의 글 대부분은 '미안하다, 안타깝다'는 사연에서부터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기적이 일어나 실종자들이 무사귀환 했으면 한다'는 염원을 담았다. 부산시는 경기도 안산에서 합동영결식을 거행할 때까지 분향소를 24시간 운영할 계획이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은 부산지역 대학가에도 전해지고 있다. 신라대에 차려진 임시분향소에는 이 대학 학생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신라대 학생회는 조문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분향 방법을 종이에 자세하게 적어 놨다. 분향소가 차려지자 학생들의 조문이 잇따르고 경건한 추모 분위기가 형성됐다. 신라대 학생회는 성금 모금, 자원봉사 등의 다양한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은 마지막 희생자의 장례가 끝날 때까지 분향소를 유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학생회도 지난 22일 학내 운동장 앞에 학생들이 노란리본에 글을 써 달 수 있도록 '영원의 벽'을 마련했다. '영원의 벽'에는 '사랑해 얘들아 그리고 미안해', '이렇게라도 내 마음이 닿길', '다시는 이런 일 생기지 않게 해 주세요' 등 글귀 수백 개가 달렸다. 부산대뿐만 아니라 부산교대와 부산외대에도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고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작성자
조민제
작성일자
2014-04-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27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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