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맛보는 부산어묵·씨앗호떡… 부산 야시장 ‘인기’
전국 첫 상설 야시장, 부평깡통시장 가보니
- 내용
해가 지고, 점포들이 하나둘 셔터를 내리는 저녁 7시 무렵 부평시장. 주황색 판매대가 줄지어 시장으로 들어옵니다. 시장 구경을 끝내고 가려는 사람들은 발을 멈추고, “뭐하는 겁니꺼?”하고 묻습니다. 매대를 설치하던 상인은 “우리 부평시장에 야시장 생겼다 아잉교~. 부산 명물만 다 모아가 팝니더. 나중에 우리 부산어묵도 무러 오이소~” 하고 넉살좋게 대답합니다. 지난 27일 일요일 밤, 중구 부평 깡통시장 야시장의 풍경입니다.
부평 깡통시장 야시장이 지난 24일부터 시범 운영을 갖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전국 최초의 상설 야시장인데요. 110여m 가량 이어지는 야시장 거리를 따라 33개의 매대를 설치, 시민들과 관광객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향토음식(매대 11개)과 일본 필리핀 등의 다문화 먹거리(매대 6개), 의류·악세서리 매대(16개)가 나란히 설치돼 있습니다.
단연 인기는 부산 향토음식 코너. 부산 명물 ‘씨앗호떡’을 파는 1번 판매대를 시작으로 부산 해물빵, 단팥죽과 유부전골 등 입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 씨앗호떡 매대에 줄지어 서 호떡을 사먹었습니다. 연신 “스고이(최고!)”라고 감탄했습니다. 달달하게 먹음직스러운 호떡을 하나 사들고, 호떡장수 아저씨에게 장사 좀 되냐고 물으니 “그럼요, 문 연지 이제 6일째인데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네요. 정식 개장하고나면 손님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하고 허허 웃어 보입니다.
‘야시장’이 유명한 동남아 지역 음식도 인기입니다. 필리핀 댁이 튀겨낸 아삭한 고구마튀김과 바나나튀김, 인도네시아 댁이 즉석으로 만든 볶음국수 미고랭과 닭꼬치 사페이앙도 호응이 좋습니다. 특히 베트남 댁이 준비한 ‘짜조’(베트남식 만두)는 줄지어 사먹을 만큼 인기였는데요. 야시장을 구경 온 김순자 씨(45·중구) 부부는 “예전에 베트남 야시장에 놀러갔다가 이 짜조를 맛본 적이 있다”며 “부산에서 이렇게 베트남 본고장의 맛을 볼 수 있는 야시장이 생겨서 좋다”고 말하네요.
동남아 지역 음식도 이렇게 판매합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음식.먹거리 판매대 사이에는 부산 예술인 창작모임인 ‘또따또가’에서 운영하는 예술품 판매대와 구두, 핸드백, 양말, 화장품을 파는 곳도 있습니다. 나온 김에 운동화 하나 보자며 매대로 가는 아버지와 그 뒤를 따르는 아들. 늦은 밤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야시장이 반가운 눈칩니다.
엿을 실처럼 가늘게 뽑는 ‘실타래’ 매대는 구경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신기한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실타래를 사달라고 졸라댑니다. 구경하던 한 할아버지는 “인사동에서만 보던 실타래네, 귀한 게 왔어”라며 감탄합니다.
그렇다면, 야시장에 대한 주변 상인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야시장 포차집 총각이 시장 내 한 통닭집에서 “아주머니, 물 한 동만 퍼갈게요~” 하니, 마음껏 쓰라며 후하고 넉넉한 인심을 보여주는데요. “야시장이 생기면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우리에게도 좋은 것 아니겠냐”며 텃세 한 번 부리지 않고 새 상인들을 보듬어줍니다. 한 골목 뒤 튀김 집의 한 손님은 “야시장 들어선다고 하니 벌써부터 북적대네~”라고 운을 띄우니 튀김집 아주머니도 “야시장이 우리 부평 명물이 되겠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질 못했습니다. 시민들도, 상인들도 모두 야시장 개장을 반기는 분위깁니다.
친구와 함께 야시장을 찾은 이진애 (서구·31) 씨는 “TV에서만 보던 동남아 야시장을 부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니 기쁘다”며 “동남아에서 파는 다양한 음식은 물론 부산을 대표하는 씨앗호떡이나 어묵까지 맛볼 수 있어 부산 대표 관광코스가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의 새 명물로 태어날 부평야시장은 오는 29일 개장행사를 갖고 공식 개장합니다. 개장 후부터 야시장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열리는데요. 볼 것 많고 먹을 것 많은 부평야시장, 많이많이 찾아주이소~~.
- 작성자
- 이용빈
- 작성일자
- 2013-10-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601호
- 첨부파일
-
1536호-공동채용정보.gif (0 KB)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