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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풍류’가 있다… 이색 문화공간 ‘풍류고택’

■부산 이색 문화명소
밥집 겸한 복합문화공간… 매주 두 차례 국악상설공연

내용

취객들의 고함 소리가 시끄럽다. 여기저기서 왁자한 술자리가 이어진다. 웃음소리, 술잔 부딪히는 소리가 문 밖으로 쉼 없이 넘어온다. 여기는 부산광역시 중구 부평동 속칭 족발골목. 부산 원도심을 대표하는 술꾼들의 집합소이자 맛집 거리이기도 하다.

골목 골목이 취기로 흥건하게 젖어갈 즈음, 난데없는 가야금 소리가 들려온다. 질펀한 술자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아한 소리에 귀가 맑아진다. 정체불명의 가야금 소리를 따라 젖은 골목을 헤맨다. 이윽고 당도한 곳은 한 허름한 건물 2층, '풍류고택'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풍류고택이라니…. 풍류를 즐기는 예스러운 집이란 말인가? 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아뿔사! 문지방 하나 넘으니 세상이 달라진다. 저잣거리의 소음은 저 멀리 밀쳐 두었는가.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이 지그시 눈을 감고 25현 가야금을 뜯고 있다. 무대 아래 객석은 멋스런 풍치에 젖은 관객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도닥이고 있다.

'풍류고택'은 매주 두 차례 국악상설공연을 열고 있다.

'풍류고택'은 밥집이자 술집이다. 전골이 끓고, 막걸리 사발이 오고가는 질펀한 공간에서 매주 두 차례 국악 공연이 열린다. 연주자들은 간이무대에서 손님을 사이에 두고 공연한다. 어색하고 민망하기 쉬울 법하지만, 이곳에서는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예스럽다. 문화와 일상이 다르지 않다는 '풍류고택' 장준영 대표의 철학 때문이다.

'풍류고택'에서는 매주 화·금요일 오후 8시에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처음에는 매주 금요일 한 차례 공연을 열었는데, 호응이 좋아 공연 횟수를 한 차례 더 늘렸다. 밥집에서 하는 공연이라고 낮춰보면 안된다. 아마추어 수준의 공연이 아니다. 전문 연주자들이 나선 프로 연주다. 공연시간도 한 시간 가량된다. 조명도 변변하지 않은 간이무대에서 하는 공연이지만, 웬만한 국악공연과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는 제대로 된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도심 속 이색공간인 '풍류고택'이 문을 연 것은 지난해 9월. 아직 일년이 채 못됐지만, 알음알음 소문으로 이곳을 찾는 단골들이 꽤 늘 정도로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또 토요일에는 젊은 예술인들을 위한 영화상영, 전시 등의 열린 문화행사도 연다.

'풍류고택'이 문을 연 이후 이곳을 찾는 문화예술인들의 발걸음도 부쩍 잦아지고 있다. "풍류고택을 통해 부산 원도심의 문화지도를 바꾸겠다"는 장 대표의 말이 결코 허언은 아니다. 시큼한 술냄새 넘치던 골목이 국악의 향기로 산뜻하게 밝아지고 있다.

'풍류고택'은 부산시 중구 부평동 2가 56의 4 삼보빌딩(별관) 2층에 있다. 골목 안쪽에 있어 사전에 위치를 확인한 후 찾아가는 것이 좋다. (247-0057).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3-05-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7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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