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에도 여전한 창작열… 개인전 연 김봉진 화백
김봉진 화백 초대전
- 내용
부산의 원로화가 김봉진 화백(88)이 미수의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뜨거운 창작열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동구 산복도로 이바구길에 문을 연 문화공간인 '유치환의 우체통' 개소 기념 김봉진 초대전이 바로 그것. 이번 초대전은 김 화백의 열 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김봉진 화백 '죽섬'(부분).김 화백의 이번 개인전은 여러 모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김 화백은 고령으로 거동이 다소 불편하다. 온전하지 않는 신체 조건과 고령이라는 두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애 열 번째 개인전을 열게 된 것이 첫째 그러하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청마 유치환(1908∼1967)과 김 화백의 각별한 인연이 육십여 년이 지난 후 '유치환의 우체통'에서 조우했다는 점이다.
청마 유치환은 경남여고 교장(1963∼1967)으로 있으면서 경남여고 교훈을 짓고, 이웃인 부산고교 교가도 작사했다. 동구(구청장 정영석)는 청마를 기리기 위해 초량동 산복도로 부산컴퓨터과학고 후문에 복합문화공간인 '유치환의 우체통'을 개소하며 이를 기념하는 전시회에 김 화백을 초청한 것이다.
김봉진 화백.청마를 기리는 공간에 김 화백이 호출된 것은 김 화백과 청마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김봉진 화백은 대학시절 스케치 여행을 떠난 통영에서 청마 선생을 만났다. 이때 맺은 청마 선생과의 인연으로 지난 1948년 통영여고 미술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내딛었다. 문학과 미술의 두 거장의 만남은 이렇듯 우연인 듯 필연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동시대를 살았던 문학과 미술 두 거장이 전하고자 했던 의미와 자연을 소재로 한 순수한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보여준다. 전시는 2층 시인의 방에서 열리고 있다. 청마의 시와 소박하면서 깊고 순수한 김봉진 화백의 작품이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김봉진 화백은 "1948년 청마 선생과의 첫 만남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청마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유치환의 우체통' 개소 기념 특별전에서 어쩌면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개인전을 가지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청마와 김봉진 화백의 인연이라는 이야깃거리를 빼더라도 노화백의 식지 않는 창작열을 느낄 수 있는 자리여서 의미가 새롭다. 평생을 우리나라의 서정적인 풍경을 화폭에 담아온 원로 화가의 더욱 깊어진 붓놀림과 우아한 색채미가 돋보이는 그림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 '유치환의 우체통' 개소 기념 김봉진 초대전 6월15일까지. (440-4062)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3-05-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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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79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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