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칸타타 ‘동래성 붉은 꽃’
25∼27일 세 차례 공연… 부산시립예술단 5개 단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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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한 장의 그림에서 출발했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김철호 수석지휘자는 취임 후 '부산 고유의 공연'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 부산의 역사·문화·신화·전설 등 관련 자료를 뒤지고 다녔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장의 그림을 발견했다. 그림 속에는 풍부한 이야기가 있었다. 풍전등화같은 운명 앞에서 기개를 지킨 목민관이 있었고, 그를 따라 꽃같은 목숨을 바친 순한 백성들이 있었다. 그는 '이거다!' 무릎을 쳤다. 국악 칸타타 '동래성 붉은 꽃'을 탄생시킨 그림은 '동래부 순절도'이다.
국악 칸타타 '동래성 붉은 꽃'.■죽음으로 나라지킨 애국혼 형상화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국악 칸타타 '동래성 붉은 꽃' 공연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무대 세팅과 의상 리허설 등 모든 준비를 마치고, 막이 오르기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1년 10월 초연 이후 2년 만에 공연하는 '동래성 붉은 꽃'은 출연진만 200명 이상 되는 메머드급 무대를 연출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열리는 공연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동래성 붉은 꽃'은 부산시립예술단 산하 예술단체가 대부분이 한 무대에 선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콜'을 보낸 시립예술단은 시립합창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 시립무용단, 시립극단 5개 예술단체. 총 6개 시립예술단들이 손을 맞잡고 만든 야심작이다.
'동래성 붉은 꽃'은 초연 후 이번 재공연까지 거의 2년동안 공을 들여 작품을 가다듬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공연시간이 30분 가량 늘어난 것은 가장 눈에 띄는 외형적 변화다.
물리적 변화에 더해 내용도 많이 손질했다. 공연시간이 늘어난 만큼 보다 많은 얘깃거리를 추가했다. 주인공인 송상현 부사의 캐릭터를 더욱 강화시켰다. 송상현 공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아, 고증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죽기는 쉬워도 길을 내어주기는 어렵다'는 결사항전의 정신을 토대로,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나라에 충성하고 백성을 위무하는 위국충절의 무장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음악적 요소도 크게 강화했다. 극 장르를 칸타타로 설정한 만큼 '동래성 붉은 꽃'은 관현악단이 연주하고 독창 중창 합창을 더해 칸타타라는 형식에 충실을 기했다. 대사를 배제한 이같은 극 형식은 적의 침입 앞에서 죽음으로 나라를 지키려한 송상현 공의 위국충정을 더욱 부각시키는데 기여한다.
'동래부 순절도'.■음악 중심 칸타타로 비장미 더해
극의 줄거리는 잘 알려진 것처럼 동래부사 송상현의 일대기를 그렸다. 송상현은 왜적의 침략 계획이 임박했음을 조정에 알린다. 하지만 조정은 송상현의 경고를 무시한다. 송상현은 자체적으로 성곽을 수리하고 수비진영을 꾸려 왜적에 맞선다. 송상현은 '죽는 것은 쉽지만 길을 내주는 것은 어렵다'며 왜적에 대항해 싸우다 적의 칼날에 목숨을 잃고, 그의 죽음과 함께 동래성 군민 3천여 명이 붉은 꽃으로 떨어진다. 동래성을 함락한 왜장은 송상현의 기개에 감복하게 된다. 송상현과 동래성 전투는 조선의 저항정신으로 승화된다는 것이다.
작품은 2막으로 구성된다. 1막은 동래성 전투가 벌어지기 전으로 평화로운 부산포의 풍경이 펼쳐진다. 2막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참혹함과 죽음을 묘사한다. 극의 리얼리티를 위해 전투 장면에서 실제 화약을 터뜨리고, 송상현의 죽음을 묘사하는 장면도 리얼하게 풀어낸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김철호 수석지휘자는 "송상현이라는 인물의 형상화와 전형화가 '동래성 붉은 꽃'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구체적인 캐릭터를 묘사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힌다.
지휘봉은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김철호 수석지휘자가 잡고 대본은 예술집단 폐테의 백훈기 대표가, 연출은 국립극단 상임연출가 이병훈이 맡았다. 작곡가 강봉천과 안무자 홍경희(시립무용단 수석안무)가 참여했다.
▶국악 칸타타 '동래성 붉은 꽃'=25∼26일 오후 7시30분, 27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607-3100)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3-04-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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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74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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