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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대 소나무 숲, ‘니지노마쓰바라’를 걷다

일본 가라쓰시, 걷기 관광상품 인기몰이
걷기대회 참가자 자연스레 관광명소 발길
후쿠오카서 1시간…볼거리·먹을거리·온천 풍부

내용

부산은 지금 걷기 열풍입니다. 부산의 명품길 갈맷길에는 부산의 바다와 산, 강 등의 봄 풍광을 만끽하기 위해 주말이면 부산시민에서부터 전국의 걷기 동호인과 외국인 관광객 등 5천여명이 한꺼번에 찾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룹니다. 부산 갈맷길은 전국적으로 마니아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몰입니다.

부산 갈맷길 못지않은 명품길을 관광상품으로 내세워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일본의 도시가 있습니다. 사가(佐賀)현 가라쓰(唐津)시입니다. 가라쓰는 도쿄, 오사카, 부산의 자매도시인 후쿠오카에 비해 아직은 우리에게 낯설지만 일본 내 도시 가운데 한반도와 가장 가깝습니다. 우리와의 인연도 남다릅니다. 백제 무령왕의 탄생지라는 설이 있으며 조선 도자기가 처음 전해진 곳이 가라쓰입니다.

가라쓰의 한자말은 ‘당진(唐津)’으로 ‘당’은 대륙을 ‘진’은 나루터를 뜻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륙의 문물을 받아들이던 곳입니다. 김해공항에서 일본 후쿠오카공항까지는 1시간, 후쿠오카에서 가라쓰까지는 자동차나 기차로 1시간이면 넉넉하게 닿습니다.

100만 그루 소나무 ‘니지노마쓰바라’

가라쓰에는 일본의 3대 소나무 숲이자 국가 명승인 니지노마쓰바라(虹の松原)가 있습니다. ‘니지’는 무지개, ‘마쓰바라’는 소나무 숲, 즉 니지노마쓰바라는 ‘무지개 소나무 숲’을 의미합니다. 니지노마쓰바라는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풍경 50선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로 명성이 높습니다. 400여 년 전 가라쓰 영주가 소나무 방풍림으로 조성하기 시작해 지금은 폭 700m, 길이는 무려 5㎞에 이를 만큼 웅장합니다. 가라쓰를 대표하는 명물로 송림 안으로 들어서면 오랜 세월을 견딘 100만 그루의 해송들이 여행객을 반겨줍니다. 송림 사이를 걷다보면 어느새 솔향에 취하고 자연의 마음에 녹아듭니다.

가라쓰시는 지난 2011년부터 니지노마쓰바라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가라쓰-니지노마쓰바라 걷기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제3회 가라쓰-니지노마쓰바라 걷기대회가 열린 가라쓰를 찾았습니다.

‘가라쓰-니지노마쓰바라 걷기대회’는 걷기가 얼마나 훌륭한 관광상품인지를 잘 보여줬습니다. 일요일인 24일 오전 8시. 일본 전역(후쿠오카·훗카이도·도쿄 등)과 해외에서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걷기대회 출발 장소인 니지노마쓰바라 인근 하반공원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이날 걷기코스는 5㎞의 짧은 구간을 비롯해 10㎞, 20㎞, 30㎞, 40㎞로 나눠 열렸는데, 어느 코스든 니지노마쓰바라의 품속으로 들어가 걸어야 했습니다. 20㎞ 걷기 코스에 신청을 하고 가라쓰를 걸었습니다.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니지노마쓰바라를 걷는 모습.

걸으면서 관광명소와 만나다

니지노마쓰바라는 걸을수록 편안했습니다. 발은 적당한 리듬으로 숲의 숨결에 녹아들었고, 숲은 아주 오래된 친구를 대하듯 가볍게 속삭였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걷다보니 어느새 지친 심신이 치유되는 듯했습니다. 니지노마쓰바라가 ‘치유의 숲’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말없이 걷던 사람들과 어느새 친구가 되어 함께 걷고 있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숲은 모두를 편하게 하나로 이어주었습니다.

1시간여 만에 니지노마쓰바라를 빠져나오자 몸은 한결 개운해져 있었습니다. 몸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온갖 불순물들이 빠져나간 느낌이었습니다. 니지노마쓰바라를 벗어나자 가라쓰 강변 끝으로 도심이 얼굴을 들어냈습니다. 도심을 따라 걷는 코스였습니다. 1912년 완성한 격조 높은 서양풍 건물인 옛 가라쓰은행이 제일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가라쓰 최대 축제인 가라쓰 쿤치에 쓰이는 14대의 히키야마(쇠바퀴를 단 수레)를 전시해 놓은 히키야마전시장, 호화로운 저택 다카토리 대저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히키야마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을 전하는 수레를 말하는 것인데요. 이 14대의 히키야마는 지금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처음 만나는 신기한 풍경이었지만 걸으면서 도시의 관광명소와 만나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축제, 가라쓰 쿤치 축제 모습.

가라쓰은행(왼쪽)과 다카토리 대저택.

이날 길 안내에 나선 가라쓰시 상공관광부 사마구치 마사에 계장은 “걷기와 관광명소를 묶어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것이 가라쓰-니지노마쓰바라 걷기대회”라며 “대회가 열린 이틀간 일본과 해외에서 2천명이 참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사에 계장은 “대회를 통해 가라쓰가 알려지면서 지난해 8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며 “부산에서도 가라쓰를 찾기 편하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부산의 자매도시인 후쿠오카와 가까운 만큼 걷기대회가 아니더라도 부산시민들이 가라쓰를 꼭 찾아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볼거리·먹을거리·온천 즐비

걷기대회 참가를 위해 1박2일 혹은 2박3일 일정으로 가라쓰를 찾은 관광객 대부분은 자연스레 가라쓰의 주요 관광명소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가라쓰를 대표하는 관광지로는 니지노마쓰바라를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카가미산 전망대, 일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나츠카마가 있습니다. 특히 나나츠카마는 제주도의 주상절리 같은 곳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했습니다. 이밖에도 지금은 흔적만 남아 전하지만 16세기 말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대륙 침략을 위해 쌓은 나고야성, 나고야성터를 두고 그 옆에 들어선 나고야성박물관, 학이 날개를 펼친 형태를 닮아 마이즈루성(舞鶴城·춤추는 학)으로 불리는 가라쓰성, 200여m 높이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직 낙하하는 모습이 장관인 미카에리폭포 등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카가미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니지노마쓰바라.

일본 천연기념물인 나나츠카마. 제주도의 주상절리 같은 곳이다.

가라쓰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도자기가 처음 전해진 곳으로 ‘일본 3대 다기(茶器) 도시’로 유명합니다. 현재도 시내에는 도자기 굽는 가마가 60채나 남아 옛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무령왕 태생지로 알려진 조그만 섬 가카라시마(加唐島)도 꼭 찾아야 할 코스입니다. 가라쓰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의 하나는 일본에서도 명성이 높은 료칸(여관) ‘요요가쿠 료칸’입니다. 1893년 만들어진 요요가쿠 료칸은 일본 내에서도 최고급 료칸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가라쓰역에서 6분 거리에 있으며 일본의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됐다고 하네요. 세계적 도예가 나카자토 다카시의 갤러리도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고 합니다. 일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온천, 가라쓰의 나나노욕 온천은 지친 심신을 풀기에 그만입니다.

관광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을거리입니다. 가라쓰는 먹을거리도 풍성합니다. 가라쓰 한치는 일본에서도 최상품 대접을 받고 있으며, 가라쓰가 속한 사가현의 쇠고기는 일본 내 최상품으로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우동가게도 시내 곳곳에서 성업 중입니다.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진 가라쓰 한치(왼쪽)와 성업 중인 우동집.

갈맷길+관광명소 개발해야

일본 가라쓰를 걸으며, 부산의 명품길 갈맷길도 부산을 대표하는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부산은 가라쓰 못지않은 훌륭한 관광명소가 많습니다. 부산 갈맷길을 둘러싸고 있는 관광명소와 갈맷길을 잇는다면 걷기 좋은 부산 갈맷길의 명성은 더 높아지고 부산을 찾는 관광객도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라쓰를 떠나 부산에 도착하기 무섭게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서 꿈틀거린 것처럼, 부산을 찾은 관광객도 갈맷길과 함께 부산 관광명소를 걸어서 찾는다면 부산에 대해 사랑이 깊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습니다.

가라쓰 이모저모

○교통편=부산서 가라쓰를 가려면 후쿠오카(福岡)를 거쳐야 한다. 김해공항에서 후쿠오카공항으로 가는 직항이 매일 여러 편 있다. 부산항에서 후쿠오카 하카다(博多)항으로 가는 여객선이나 쾌속선을 이용해도 된다. 후쿠오카에서 가라쓰까지는 버스나 철도로 1시간.

○숙박=가라쓰는 최고급 료칸부터 호텔식 온천, 민박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먹을거리=가라쓰가 속한 사가현의 쇠고기는 일본에서도 맛으로 유명하다. 해산물도 풍부해 가라쓰 한치는 특히 별미다.

※문의 : 가라쓰시 관광과(81-955-72-9127)

작성자
조민제
작성일자
2013-03-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7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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