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생생 현장 속으로 - 부산 잡 페스티벌]

부산 B대학 졸업예정자인 강 모 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강 씨는 대학 4년 내내 착실하게 취업 준비를 해 외국어를 비롯한 전공 관련 자격증, 인턴경험, 해외연수, 학점 등 소위 ‘스펙’이 최상위권에 가깝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은 너무도 높은 벽이었다. 결국, 망설임 끝에 부산지역 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렸다.

강 씨는 지난 1일 잡 페스티벌이 열린 해운대 벡스코를 찾았다. 잡 페스티벌에 참가한 꽤 규모 있는 A기업 면접을 본 강 씨는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면접 담당자로부터 대단한 호평과 함께 2차 면접에 대한 확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강 씨는 면접 과정에서 그 동안 자신이 갖고 있던 선입견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대기업에 비해 모든 것이 부족할 줄 알았던 중견기업이 알고 보니 복지나 임금수준에서 대기업 못지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부산 잡 페스티벌이 열린 해운대 벡스코. 지난 1일 찾은 벡스코는 청년 구직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 최대 채용박람회답게 동남권기업 260여개가 지역인재 2천500여명 채용을 목표로 열린 행사답게 청년 구직자 7천여명이 한꺼번에 몰렸다. 일부 대학에서는 단체로 행사장을 찾을 정도로 취업에 대한 열기와 관심은 높았고, 그 만큼 절실했다.

부산 잡 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1일 해운대 벡스코에는 청년 구직자 6천여명이 한꺼번에 몰렸다.

청년 구직자 대부분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부스는 중견·강소기업. 이들 기업의 면접 담당자들은 쉴 새 없이 몰려드는 구직자들로 하루 종일 자리를 지켜야했다. 중견기업인 A기업 인사담당자는 “경기가 어려운 탓에 대기업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상당한 스펙을 소유한 청년들이 입사를 희망하고 있다”며 “예전에 비해 대학생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져 당초 계획보다 채용인원을 늘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중소기업 부스도 예전에 비해 면접을 신청한 구직자들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었다.

청년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는 모습.

부산이 집이지만 울산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한 청년은 “예전에는 무조건 대기업이나 공기업 입사를 꿈꿨는데 눈높이를 낮춰 강소기업을 찾고 있다”며 “청년 구직자들의 스펙이 대단해 이마저도 입사를 장담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청년 구직자와 구인업체 관계자들은 “부산시가 지속적으로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지만, 소규모보다는 내실 있는 기업이 더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규모가 큰 채용박람회를 분기별로 열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력서 작성법이나 적성검사, 메이크업 같은 부대행사도 취업에 큰 도움을 주는 만큼 부스 확대를 희망했다.